대인관계 악영향 주는 ‘난청’ 치료와 예방법은?

입력 2012-02-15 11:39
[쿠키 건강] 도시생활이 많은 현대인들은 소리와 소음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다양한 소리와 소음 등으로 ‘난청’ 질환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난청은 특정인에게 생기는 질환이 아닌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질환이라는 점에서 환자는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국내 의료기관들의 조사에 따르면 2005년 27만명이었던 난청환자가 2009년 38만명으로 5년 사이에 41%나 증가했다.

난청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은 물론 직장생활이나 학교생활 등을 하는 현대인들의 대인관계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적절한 예방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의료진의 도움말을 통해 난청의 예방과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난청은 어떤 질환이고, 언제 의심해야 하나?

난청은 소리를 받아들이는 귓바퀴부터 소리를 분석하는 뇌까지 관련 기관들 중 일부가 역할을 다하지 못해 작은 소리를 듣지 못하거나 들려도 소리를 구별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크게 고막에서부터 신경까지 소리의 전달이 잘 안되어 생기는 ‘전음성 난청’과 신경 자체의 기능이 저하돼 들려오는 소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구분된다.

최근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난청은 감각신경성 난청으로 노인성 난청, 소음성 난청, 돌발성 난청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전음성 난청의 경우 현재 수술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감각신경성 난청의 경우 아직까지는 청각신경을 되돌릴 수 있는 수술법이 없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보편적인 난청의 증상 중 하나가 고음역의 소리가 잘 듣지 못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한글 자음에서 ‘ㅎ, ㅈ, ㅊ’은 약 3000헤르츠(hz), ‘ㅁ,ㅂ,ㅍ’은 약 1000~2000hz의 고음역으로 이런 자음이 들어간 글자의 발음이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면 병원을 방문해 난청 검사를 받을 것을 추천했다.

또 ‘2~3번 되묻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거나 ‘발음이 명확히 들리지 않는 경우’, ‘자기도 모르게 크게 말하는 경우’, ‘주변에서 부르는 소리를 못 듣는 경우’ 등도 난청 검사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나이 들어감에 따라 양쪽 귀에 일어나는 진행성 청력 감퇴인 ‘노인성 난청’은 노년 인구의 증가로 대폭 늘고 있다. 또 젊은층을 중심으로 소음성 난청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는데, 이는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끼고 큰 소리의 음악을 장기간 듣는 습관이 생활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난청의 예방과 재활이 중요한 이유는?

난청으로 인한 1차적 문제는 잘 안 들린다라는 신체적 문제지만 그에 따라 발생하는 2차적 사회 문제는 더 심각하다. 잘 안들려 발생하는 잦은 실수로 자신감이 떨어지고 오해가 발생해 사람과 만나 이야기하기를 꺼리게 된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다 보면 대인 관계에 문제가 생겨 심하면 사회생활도 어려운 지경에 이른다.

임세원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난청으로 인해 실수가 반복되다 보면 점차 자신감을 잃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주눅이 들고 위축될 수 있다”며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우울감이 나타날 수 있고 이는 다시 자신감을 저하시키는 악순환을 만들어 사회적, 직업적 기능을 떨어뜨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못 이해함으로 발생한 오해로 인해 대인관계에서의 갈등이 생길 수 있고, 심한 경우는 타인을 불필요하게 의심하거나 악의가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편집증적인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따라서 임 교수는 “난청을 치료하는 것은 정신과적으로도 원월한 대인관계 유지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난청은 처음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발병하면 작은 소리를 잘 듣지 못하다 점차 갈수록 큰소리도 듣지 못하게 된다. 병원을 방문해 치료하지 않고 방치 할 경우 그 상태가 더 나빠져 보청기를 착용해도 소리를 듣는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초기에 발견해 재활활동을 통하면 난청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고 원만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난청은 학생들과 새내기 직장인들에게 대인 관계 첫 단추를 어긋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방과 재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난청 검사와 예방법은

난청검사는 순음청력검사와 뇌간청각유발전위 검사가 있으며 병원을 방문해 당일 진료를 통해 손쉽게 검사할 수 있다. 순음청력검사는 단일 주파수로 구성된 음을 이용해 소리의 크기를 올리거나 내리면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역치를 찾는 검사다. 소리가 들어오지 않는 밀폐된 박스 공간에 들어가 헤드폰을 쓰고 소리가 들리면 버튼을 눌러 반응을 살피는 방식이다.

뇌간청각유발전위 검사는 연수와 뇌간사이에서 자극을 주고 이에 대한 청신경과 뇌가 반응하는지 검사하는 방법으로 두피에 전극을 붙이고 편히 누워서 하는 검사다. 두 검사 모두 특별히 힘들거나 검사 전 약을 먹거나 준비해야 하는 것이 없다. 이상이 있을 경우 일 년에 한번 정기적인 청력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청력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예방법이 중요하다. ▲소음이 심한 곳에서 오랫동안 노출되지 않기 ▲이어폰, 헤드셋을 고음으로 장시간 듣지 않기 ▲과도한 음주와 담배 삼가기 ▲스트레스 덜 받기 ▲이독성 약물에 대한 주의하기 등이 있다.

술과 담배 그리고 스트레스는 청각기관 혈액순환에 장애를 줘 청각에 영향을 미치며, 일부 항생제와 해열진통제, 기타 이독성 약물의 경우에도 청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청각 기관에 취약한 경우엔 사전에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반재호 강북삼성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한번 손상된 청력을 이전으로 되돌리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현 의술에서도 진행 속도를 늦춰 원만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예방이 가장 좋은 치료책”이라면서 “보청기로도 들을 수 없을 정도의 고도 난청의 경우에는 인공와우 수술방법도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