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급여부담 늘었다고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아졌다? 글쎄요

입력 2012-02-10 16:05
병원협회, 건강보험 보장율 산정시 비급여부담 포함은 건강보험제도 취지에 부합하지 않아

[쿠키 건강] 비급여 본인부담률이 크게 늘어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아졌다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의 최근 언론보도와 관련 대한병원협회는 “병원들이 과도한 진료를 한다는 오해를 국민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며 건강보험공단의 통계 산출 방식과 제도의 한계점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협회는 “건보공단의 보도자료에 의해 자칫 국민들에게 의료기관이 수입을 확보하기 위해 비급여 진료를 유도한다는 이미지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발표에 우려를 표한다”며 “이번 자료는 현행 건강보험제도의 구조적 한계점에서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건보공단은 ‘2010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결과’ 보장성 강화에 따라 건강보험 급여률이 증가했지만, 비급여 본인부담률이 더 급격하게 늘어 2009년도 대비 보장률이 1.3%포인트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병원협회는 1977년 국내 GDP가 국민 1인당 1034달러인 시절 우리나라에 의료보험제도가 도입된 이래 정부는 일관되게 저부담·저수가·저급여 기조를 유지해 왔다면서, 하지만 국민 1인당 GDP가 2만달러 이상인 요즘, 국민들은 소득 수준 향상 뿐만 아니라 고령화 등의 사회적 변화로 인해 의료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급증하고, 의료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환자의 생명을 다루는 의료현장에서는 의학적 판단하에 급여 및 비급여 진료를 할 수 밖에 없으며, 의료기관에서 임의적으로 하기 보다는 환자의 선택에 의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고 병원협회 측은 밝혔다.

또 민영보험 가입자는 건강보험 뿐만 아니라 민영보험에서 보상해 주기 때문에 진료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줄어, 정확한 진단 및 편리한 의료서비스 선호도가 늘어 비급여 진료비용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병원협회는 특히 건보공단의 보도자료에 의하면 비급여본인부담률이 2008년 15.2%, 2009년 13.3%, 2010년 16.0%로 변했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분석이나 설명은 없다고 지적했다. 또 건강보험 보장율 산정식에 비급여본인부담액이 포함되는데, 재정의 한계로 건강보험으로 보장 못 해 주는 비급여를 건강보험 보장율 산정시 포함하는 것이 건강보험제도 취지에 부합하는 지표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병원협회는 “건보공단의 비급여 증가에 대한 여러 요인을 체계적인 분석없이 비급여 본인부담률의 급격한 증가로 인해 건강보험 보장률이 낮아졌다고 보도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잘못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건강보험 보장률 산정 모형에 대한 검증과 의료공급자가 수용 가능한 모형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