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인 교수, “선택과 집중 통해 진료+연구에 투자”
[쿠키 건강]“의료기관도 매 순간 경쟁해야 하는 무한경쟁 시대가 됐습니다. 새로 짓는 이대병원은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병원으로 100년 뒤를 생각하고 만들어야죠.”
문병인 이화의료원 기획조정실장(외과·사진)은 2016년 마곡지구에 개원 예정인 제2의 이대병원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의료원 기획조정실장이자 이대여성암전문병원 유방암·갑상선암센터장, 이대여성암연구소장을 겸하고 있는 문병인 교수는 제2의 이대병원은 외향은 물론이고 시스템적으로도 뛰어난 병원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 번의 매각 경험, 두 번의 상처는 없다= 이화의료원은 동대문병원 매각을 한 차례 경험했다. 선택과 집중, 그에 따른 결정과 투자가 얼마나 중요한 지 뼈저리게 느꼈다.
문 교수는 “무한경쟁 시대의 의료계 상황에서 동대문병원 매각을 경험했으니 두 번 실패할 일은 없다. 후발 주자인 만큼 다른 병원의 좋은 점은 충분히 벤치마킹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제2병원 건립을 위한 컨설턴트를 받는 중으로 구체적인 청사진은 제시되지 않았다. 다만 이대목동병원과 마곡이 거리상 멀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인 진료과와 클리닉 등은 유지하되 특성화 분야는 다르게 키울 계획이다.
마곡은 공항도로에 인접해 있으면서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뱃길도 연결될 예정이다. 국제화 시대의 통로가 되는 셈이다. 따라서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집중은 물론이고 목동병원이 여성암 분야에 특화돼 있기 때문에 제2병원은 중증외상이나 인공관절, 소아 분야 특성화를 고민 중이다.
문 교수는 “마곡은 공항 근접 지역으로 해외환자 거점 운영도 계획 중이고, 이화의료원에 소속된 사람 중 현재에 안주할 생각은 그 누구도 없다”고 힘줘 말했다.
◇진료+연구 지향, 강서 지역 전문병원과 상생 모색= 강서 지역은 대학병원이 없어 전문병원이 특성화된 지역이다. 이대병원이 자리하게 되면 지역 병원들과의 불협화음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의료원은 전문병원과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을 세우고 2월 중 ‘제2병원 건립추진위원회’를 열고 서대문구의사회 등과 간담회를 가질 예정이다. 기존의 병원을 무너 트리는 것이 아니라 상생을 모색할 방침이다.
또한 최종적으로 연구중심병원으로 가기 위한 BT 분야 육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문 교수는 “따라하기식 연구는 그만둬야 한다, 창조적이고 부가가치가 높은 연구를 해야 하고 병원 초기 디자인에서부터 연구와 진료를 융합한 병원으로 짓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의과대학과 간호대학이 마곡지구로 함께 이동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대학 재단의 결정도 필요하기 때문에 확정된 사안은 아니지만 연구중심병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구조부터 달라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 교수는 “연구중심으로 가기 위해서는 구조, 시스템, 구성 전부 달라야 하기 때문에 의료진도 트레이닝이 필요하다”며 “아직 갈 길은 멀고 제대로 된 청사진을 지금 당장에 제시할 수는 없지만 올해 말에는 플랜을 끝내고 시공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마곡 지구는 이대 역사상 최대의 투자가 될 것”이라며 “긴 터널에서 이제 갓 빠져나온 기분이 든다, 더 이상 잃을 게 없으니 발전하는 일만 남았고 그 과정을 잘 지켜봐달라”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인터뷰]이화의료원의 새 병원 “100년을 내다보고 짓겠다”
입력 2012-02-09 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