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겨울철 긴 밤을 뜬 눈으로 지새는 사람들이 있다. 겨울은 낮이 짧아지고 햇빛이 줄어들어서 생기는 계절성 우울증에 의해서도 수면장애가 오기 쉽고 긴 밤을 뒤척이면서 느끼는 심리적인 압박감 때문에 봄이나 여름보다 불면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원왕연 교수가 편안한 수면을 위한 불면증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불면증이란= 불면증은 글자 그대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밤에 잠들기가 어렵거나 자주 깨는 것, 아침에 일찍 깨는 경우, 그리고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것 등을 모두 포함한다.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밤에도 괴롭지만 다음날 졸리고 피곤하며 집중력이 떨어지므로 낮 시간에도 몹시 고통스럽다.
우리나라 인구의 약 20% 이상이 일생동안 적어도 한번 이상 불면증을 경험하며 약 5%가 만성불면증을 가지고 있다. 여성이 남성보다 1.3배 정도 많으며, 65세 이상이 되면 65세 이전에 비해 불면증이 1.5배 정도 많아진다.
2010년 발표된 수면 역학연구(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홍승철교수 등)의 결과에 의하면 한국인의 불면증 유병율은 12%에 달한다. 또, 수면 분야에 있어 세계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는 미국 스탠포드 의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생동안 인구의 1/3 정도가 불면증상을 호소한다고 한다.
◇불면증의 종류와 그 원인은= 불면증은 수 일에서 일주일 이내 정도로 잠을 못 자는 급성 불면증에서부터 몇 주, 몇 달, 몇 년씩 지속되는 만성불면증까지 다양하다. 급성불면증이란 평소 수면에 별 어려움이 없던 사람이 수 일에서 수 주 동안 잠을 못 자는 것을 말한다.
이 형태는 대개 흥분이나 다양한 종류의 스트레스가 원인이 된다. 사업상 중요한 만남을 앞둔 직장인, 중요한 시험이나 시합을 앞둔 학생, 부부싸움을 한 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잠들 시간 가까이에 격렬한 운동을 한다거나, 고열이 나는 경우에도 잠을 잘 이루지 못한다.
대부분이 항상 잠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여러 가지 생각이나 걱정거리 때문에 잠을 못 잔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수면 중 호흡장애나 주기성 사지 운동증, 하지 불안 증후군 등의 다른 수면장애가 원인이거나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또한 지각되지 않는 다양한 정신적인 원인, 즉 우울이나 불안, 만성 스트레스 등 다양한 심리적, 정신적 요소에 의해서도 불면증이 발생,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러한 만성불면증의 경우 전문의를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불면증은 그 원인에 따라,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뉘는데 일차성불면증은 다른 유발요인 없이 생긴 경우이며 이차성불면증은 다른 질환과 동반되는 불면증을 의미한다. 동반되는 다른 질환에는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하지 불안 증후군, 주기성 사지운동증, 일주기성 수면장애, 기면병과 같은 다른 수면장애, 우울증, 불안 장애, 치매 등의 정신과적 질환 등이 있다. 또한 호흡기 질환, 심장 질환, 파킨슨병과 같은 신체질환도 불면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다.
◇불면증의 치료는= 불면증이 한 달 이상 계속되고 주간활동에 지장이 있다면 수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자세한 병력, 이학적 검사, 수면다원검사 등이 원인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 배우자나 동료로부터 자기가 잠잘 때 코를 고는지, 숨을 멈추는 경우가 있는지와 잘 때 어떻게 행동을 하는지 등에 대한 정보가 평가에 필요하다. 몇몇 불면증은 올바른 정보와 교육만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있다.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정확한 진단이다.
불면증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는 수면장애, 우울증, 불안장애, 스트레스 관리, 내과적인 질환이나 통증에 대한 치료가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불면증 치료로는 수면제가 가장 흔히 쓰이는데, 일시적인 불면증에는 적절한 수면제를 쓰는 것이 큰 도움이 되지만 불면증의 원인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수면제의 사용이 수면무호흡과 같은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다. 음주 후의 수면제 복용은 위험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만성불면증의 경우 원인질환이나 동반질환을 치료해도 불면증이 남아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건강한 수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면서 자신의 잘못된 수면습관이나 믿음을 교정하며 수면제를 줄여서 끊도록 도와주는 인지행동치료가 좋은 치료방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영수 기자 juny@kmib.co.kr
불면증을 극복하는 일상생활의 Tip(수면위생)
1.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아침에 일어 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하라.
2. 잠자리에 소음을 없애고, 온도와 조명을 안락하게 하라.
3. 낮잠은 피하고 자더라도 15분 이내로 제한하라.
4. 낮에 40분 동안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은 수면에 도움이 된다.(그러나, 늦은 밤에 운동은 오히려 수면에 방해가 된다)
5.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 알코올, 니코틴은 피하라.(술은 일시적으로 졸음을 증가시키지만, 아침에 일찍 깨어나게 한다.)
6. 잠자기 전 과도한 식사를 피하고 적당한 수분 섭취를 하라.
7. 수면제의 일상적 사용을 피하라.
8.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을 피하고 이완하는 것을 배우면 수면에 도움이 된다.
9. 잠자리는 수면과 부부 생활을 위해서만 사용하라.(즉, 잠자리에 누워서 책을 보거나 TV를 보는 것을 피하라.)
10. 잠자리에 들어 20분 이내 잠이 오지 않는다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이완하고 있다가 피곤한 느낌이 들 때 다시 잠자리에 들어라.(즉, 잠들지 않고 잠자리에 오래 누워있으면 이는 오히려 과도한 긴장을 유발하여 더욱 잠들기 어렵게 만든다.)
긴긴 겨울 밤, 잠은 오지 않고…불면증, 어떻게 치료하나?
입력 2012-02-09 0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