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더 위험한 어지럼증, ‘귀부터 체크’

입력 2012-02-06 11:10
어지럼증 80%는 귀가 원인… 진단 따라 치료법도 달라져

[쿠키 건강] 눈이 내린 후 한파가 계속되면서 곳곳이 빙판길이다. 이럴 때는 낙상 사고가 많은데 노인들이라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미국질병예방센터(CDC)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3명 중 1명이 매년 낙상사고를 당할 정도로 빈번한다.

노인들 사이에서 흔하게 발생하는 낙상의 원인 중 하나는 어지럼증이다. 평소 어지럼증이 있는 노인은 조금만 미끄러워도 균형을 잃고 넘어지기 쉽다. 흔히 어지럼증의 원인을 뇌 질환이나 빈혈일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귀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움직일 때 증상 심하면 말초성 어지럼증= 어지럼증은 노인의 약 50%에서 발생한다. 노인들이 어지러움을 느끼면 뇌 질환이나 빈혈을 의심하지만 실제 80% 정도는 귀에 원인이 있다. 이는 말초성 어지럼증으로 지속시간이 짧지만 며칠 뒤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말초성 어지럼증은 평형을 유지하는 귀의 전정기관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몸을 뒤척이거나 일어날 때, 고개나 몸을 움직일 때 어지럼증이 심해지고 가만히 있으면 증상이 나아진다. 심하면 난청이나 이명, 메스꺼움과 구토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반면 뇌 이상으로 발생하는 어지럼증은 몸에 마비 증상이 오거나 발음이 어눌해지는 증상을 동반한다.

◇전정기능검사로 어지럼증 원인 부위 및 질환 확인 가능= 말초성 어지럼증은 크게 양성 돌발성 체위성 어지럼증(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 등으로 구분된다. 같은 말초성 어지럼증이라도 진단에 따라 치료법이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검사가 우선이다.

70대 이상의 노인이나 심장 질환, 당뇨병 환자의 경우 어지럼증을 일으키는 여러 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어지럼증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병력이나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양상 등에 대한 상세한 문진을 바탕으로 비디오안진검사 등의 전정기능검사가 시행된다.

말초성 어지럼증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이석증은 연령별로는 노인, 성별로는 여성의 비율이 높다. 귀 가장 안쪽에 위치해 평형기능을 조절하는 세반고리관에 이석이 흘러 들어가 발생하는데, 주변이 빙빙 도는 듯한 어지러움을 호소한다.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령, 충격으로 인한 외상, 기타 귀 질환, 스트레스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지럼증 외에 귀에 물이 찬 느낌이나 청력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된다면 이석증이 아닌 메니에르병이나 전정신경염일 수 있다. 메니에르병일 경우 현기증과 함께 청력 저하, 이명, 이충만감(귀에 물이 찬 느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빙빙 도는 듯한 현기증이 20분 이상 지속되고 24시간을 넘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감기를 앓고 난 다음 어지럼증이 나타났다면 전정신경염을 의심할 수 있다. 이 경우 감기로 저항력이 떨어졌을 때 침투한 바이러스가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전정기관이 있는 귀속에 바이러스가 침투해 염증이 생기면 균형을 잡는 평형기능에 문제가 생겨 중심을 잡기 힘들고 어지러움이 느껴진다.

이때 생긴 어지럼증은 수 일간 지속되기도 하며 심할 경우 구토나 오한, 식은땀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 초기에 약물 치료를 하면 심한 증상은 2~3일 내에 조절되지만 이후에도 어지럼증이 남아있다면 전정재활치료를 통해 평형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도움말=김희남 박사(하나이비인후과병원 귀전문클리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