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지난해 1월 25일 잠을 자던 수현(가명)이는 가슴흉부가 움푹 들어갈 정도로 숨을 쉬기 힘들어했다. 다음달 오후 1시경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수현이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옥시싹싹 300ml 가습기를 사용한 지 꼭 4개월만의 일이었다.
가습기 살균제의 주요 원인 물질이 함유된 총 6개 제품이 폐손상의 직접적 원인임이 오늘 최종 확인됐다. 하지만 정작 이들 피해자들의 고통을 덜어줄 보상대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2일 가습기살균제 제품에 대한 동물흡입 실험 결과를 발표하고 총 6개 제품의 주요 성분이 폐손상의 직접적 원인임이 입증됐다고 밝혔다. 이번 결과를 통해 지난해 11월 경 이상소견이 발견된 PHMG와 PGH 2가지 성분이 함유된 6개 제품에 대해 폐손상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나왔다.
하지만 정작 수많은 사망자를 낳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 대책에는 속수무책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습기살균피해자모임와 환경보건시민단체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약 3개월간 피해 사례 접수를 받은 결과 총 43건의 사망사례가 발생했다. 이후 집계된 사망사례를 합치면 약 60여명에 달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특히 지난 3개월 간의 조사를 통해 가족단위 피해자가 26가구에 64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영유아 사망, 산모사망도 총 35건에 달했다.
가습기살균제피해자모임 강찬호 대표는 “피해가 워낙 광범위한데도 피해사 실태 조사조차 안된 상황에서 동물독성시험 결과만 발표한 것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강 대표는 “국무총리는 TFT까지 꾸리며 대책마련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정작 민원에 대한 답변도 없다”며 “앞으로 추가적 위험 발생 요인이 될 수 있는 주요 성분의 실험군도 확대하고 피해자 보상 대책도 시급하게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누가 우리 아들을 죽였나, 가습기 살균제 피해 보상 ‘속수무책’
입력 2012-02-02 0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