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보다 크게 키우려면…

입력 2012-02-02 07:28

[성장 높이뛰기하는 겨울방학 만들기 ⑤]
글·권동호 동작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쿠키 건강칼럼] 키 성장과 관련해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 입장에서는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와 같은 속담이 가장 듣기 싫은 말일 것 같습니다. 혹여나 엄마아빠의 키가 작다면 자녀들까지 키가 작다는 뜻이니 말이죠. 하지만 모두가 다 그렇지는 않습니다. 부모 키가 작아도 아이들이 키가 제법 큰 경우도 있고 초등학생 때까지는 키가 크던 자녀가 그 이후로는 성장이 멈추면서 결국 부모의 작은 키를 물려받는 경우도 있는데요. 일찍 큰 키가 멈추지 않고 ‘엄마보다 큰 딸, 아빠보다 큰 아들’을 만들려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

◇일찍 크는 아이들… 성조숙증 조심해야= 요즘 초등학생 중에는 또래보다 성숙한 외모와 큰 키로 일찍 성장하는 아이들이 많은데요. 일찍부터 키가 큰다고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여자 아이들의 경우에는 성조숙이 진행되면서 키 성장이 일찍 멈추기 때문입니다. 진료실로 찾아온 ‘소연이’의 경우가 그랬는데요. 또래보다 성숙한 외모에 친구들보다 조숙해 보였던 소연이는 실제로도 어른같이 생각하는 친구였습니다. 하지만 가슴 발달이 일찍 시작됐고 가슴에 몽우리가 잡히면서 통증을 호소하는 등 성조숙이 이미 진행된 상황이었습니다. 성조숙의 진행 속도를 최대한 늦추면서 성장에 도움이 되는 침 치료를 하면서 경과를 보고 있는 중입니다. 소연이처럼 일찍 키가 큰 딸이 있으시다면 방학을 이용해 성조숙은 아닌지 미리 점검해주시는 것이 필요합니다.

◇성조숙에 도움되는 한약 처방, 체질 고려= 이미 성조숙이 진행 중인 아이들이라면 한약처방을 병행하는 것이 좋은데요. 여자아이들은 식사가 불규칙한 경우가 많고 학교생활로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위장이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성장을 도와주는 한약을 쓸 때는 소화기를 돕고, 나무에 거름을 주듯 기혈을 보강하는 한약을 많이 씁니다. 또한 아이의 체질에 따라서도 한약재가 달라지는데요. ▲속열이 많은 체질이라면 속열을 풀어주고 진액을 보충해주는 형방지황탕을 처방하고 ▲비위가 약한 경우라면 위장의 기능과 체력을 도와주는 익위승양탕 ▲체형이 통통하고 비습한 체질인 경우에는 습기를 풀어주고 성장에 도움이 되는 가미육군자탕 등을 처방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성조숙을 미리 방지하고 일찍 발견하는 것입니다. 성조숙증 경향이 있는 아이들은 대개 또래보다 조숙해보이기 때문에 신체 발육상태를 살펴보고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성장이 일찍 끝나도, 자신감 심어줘야 성장 기대= 또래보다 많이 크지만 실제로 뼈 나이를 체크해보면 성장이 거의 끝난 아이들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특히 부모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셔야 하는데요. 아이에게 아직 성장 가능성이 많음을 알려주고 정신적인 지지를 많이 해주면서 함께 성장 플랜을 짜는 것이 좋습니다. 얼마 전에 사춘기가 빨리 와서 성장이 또래 아이들보다 빨리 끝난 ‘진혁이’도 이같은 경우였는데요. 또래 친구들이 방학동안 1㎝씩 크는데 본인은 크지 않았다며 낙심한 상태였습니다. 성장 가능성이 많지는 않았지만 진혁이에게는 아직 클 여지가 많이 있다고 독려하면서 치료를 이어왔습니다. 성장 가능성의 최대치를 발휘할 수 있도록 체력을 증진시키는 한약을 처방했고, 심리적으로도 긍정적인 자세를 가질 수 있도록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부모는 아이 키 성장 가능성 열어주는 열쇠= 부모 키가 작으면 아이의 유전적인 예상키 또한 작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성장기인 아이들이니만큼 어느 정도 클 수 있는 부분에서 최대한 키 성장을 도와주면 성장 발달이 더 이뤄질 수 있습니다. 만 3세까지의 1차 성장 급진기와 사춘기 무렵의 제2차 성장기 전이 아이의 키 성장 가능성을 최대치로 높이는 시기라 할 수 있는데요. 이때 부모님은 아이 키 성장 가능성을 열어주는 열쇠나 마찬가지입니다. 봄방학까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시간을 이용해 아이 상태를 점검해보고 보완을 해주시면 어떨까요? 그리하여 다가오는 만물이 생동하는 계절, 봄에는 우리 아이들이 부쩍 자라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