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157 더이상 안무서워” 비결은 ‘염화망간’

입력 2012-02-01 08:37
[쿠키 건강] O157로 알려진 장출혈성대장균(EHEC)과 일부 적리균이 생산하는 베로독소는 식중독의 원인물질이다.

전세계에서는 매년 1억5천만명이 감염돼 100만명 이상을 사망케 하는 맹독(猛毒)이지만 아직까지 특효약이라고 할만한 게 없다.

그러나 미국 카네기멜론대학 솜슈브라 무코파디아이(Somshuvra Mukhopadhyay) 교수는 매우 저렴하고 얻기도 쉬운 2가 망간염이 특효약이라고 Science에 발표했다.

2011년 독일에서 EHEC O104:H4에 의해 발생한 식중독 역시 베로독소가 원인이었다. 당시 감염자가 4천명 이상이었으며 이 가운데 49명이 사망하는 비통한 사건이었다.

그 이유는 베로독소에 대한 특효약이 없고 일반적인 세균감염증에 이용되는 항균제는 균을 파괴시켜 독소를 퍼트려 역효과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세포 속에 들어간 베로독소는 그 타깃이 되는 골지체로 운반돼 여기서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28S 리보솜 RNA의 4324번째 아데노신에 작용해 N-글루코시다제 활성시켜 아데닌을 절단한다.

이렇게 되면 리보솜 RNA는 불가역적으로 불활화돼 세포내에서는 전체 단백질의 합성이 정지된다. 이것이 베로독소의 작용 메커니즘이다.

무코파디아이 교수는 이전부터 알려져 있던 2가지 사실 ▲GPP 130이라는 단백질이 베로독소를 골지체로 수송하는데 필수적이다 ▲2가 망간염이 용량의존적으로 GPP 130을 분해한다는 사실에서 힌트를 얻어 2가 망간염으로 GPP 130을 분해하여 베로독소가 골지체로 운반되지 않도록 하면 독성을 없앨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검증에 들어갔다.

2가 망간염(염화망간)을 나쁜 영향을 주지 않는 농도(500μM)로 첨가한 사람배양세포에서는 예상대로 베로독소가 골지체로 운반되지 않고 리보솜에서 분해됐다.

그리고 2가 망간염을 첨가하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베로독소에 대한 절반 치사량(LD50)이 3,800배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효과는 살아있는 쥐에서도 확인됐으며 통상 베로독소를 투여받으면 3~4일내 사망하는 쥐에 미리 2가 망간염(1일 10~50mg/kg, LD50: 125mg/kg)을 투여한 경우 모두 생존했다.

그러나 2가 망간염의 투여량을 억제하면(1일 1mg/kg) 효과가 없고 사망하는 쥐도 나타났다.

확실히 사전 투여하는 것으로는 감염 후 특효약이 될지 여부를 증명하기 어렵다는 의견과 GPP 130의 분해를 촉진시키면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을까라는 걱정도 있겠지만 어쨋든 2가 망간염이라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성분으로 이와같은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향후 연구에 큰 기대를 걸게 만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제휴사 / 메디칼트리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