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까지 ‘건선’ 발병 없으면, 이후 발병률 낮다

입력 2012-01-30 15:28

서울대병원 윤재일 교수 연구팀, 60세이상 노령층 건선 빈도와 특징 규명

[쿠키 건강] 국내 연구진이 60세 이상에서 처음 발병하는 건선의 빈도와 특징을 밝히는데 성공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60세 이후 처음 발병하는 건선은 20대에서 50대에 처음 발병하는 보통의 건선에 비해 발병 빈도와 중증도, 가족력이 낮고 임상양상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 윤재일 교수(사진) 연구팀(권혁훈·권인호)은 60세 이상에서 처음 발병하는 건선의 빈도와 특징을 규명하고, 해당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피부과 분야 국제학술지(SCI) ‘국제피부과학회(International J of Dermatology)’ 2012년 1월호에 발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난 27년 동안 서울대병원 건선클리닉에 내원한 404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연구팀은 건선이 처음 발생한 나이별로 30세 미만 발병의 조기건선(early onset), 30세 이상에서 60세 미만의 중년기 건선(middle onset), 60세 이상에 생긴 노령층 건선(elderly onset)으로 나눠 3개 군의 가족력과 건선의 중증도, 형태 등을 비교해 노령층 건선의 특징을 분석했다.

건선은 전신에 작은 좁쌀 같은 붉은 발진이 생기면서 그 부위에 하얀 비듬 같은 피부각질이 겹겹이 쌓여 나타나는 만성 피부병이다. 백인의 경우 인구의 2~3%에서 발병하는 매우 흔한 질환이며, 우리나라에서는 이보다는 적지만 피부과에서 가장 흔한 질환 중 하나이다.

분석 결과 노령층 건선 환자는 전체 4049명 중 129명으로 (3.2%) 발병 빈도가 가장 낮았고, 노령층 건선의 경우 경증보다 중증과 중증도에서도 비율이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중증 건선 비율은 60세 이상 노령층 건선에서는 15.5%로 낮은 방면, 30세에서 60세아이 중년기 건선에서는 22.3%, 30세 미만 조기 건선에서 26.3%였다.(표 참조)



특히 노령층 건선은 가족력도 가장 낮았다. 보통 건선 환자 100명 중 30명에게서 가족력이 있었으나, 노령층 건선의 가족력 빈도는 100명 중 9.3명에 불과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노령층 건선은 일반 건선과 달리 주로 두부에 많이 발생했다. 주요 발생 부위를 분석한 결과 두부(36.8%), 팔·다리(19.3%), 손·발(16.8%), 무릎·팔꿈치(14.3%), 얼굴(9.2%), 몸통(4%) 순으로 나타났다. 건선 중 가장 중증의 형태인 전신농포 건선은 노령층 건선에서는 없었다.

이에 대해 윤재일 교수는 “건선은 치료가 쉽지 않고 오랜 치료가 필요해 이를 걱정하는 노인들이 많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60세까지 건선에 걸리지 않으면 건선을 크게 염려할 필요가 없고, 건선에 걸리더라도 중증도가 낮기 때문에 치료를 받으면 건강한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