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룡의 해’ 나이별 척추관절 건강지키기 노하우

입력 2012-01-27 07:23

[쿠키 건강] 60년 만에 찾아온 흑룡의 해를 맞는 사람들 마음이 분주하다. 너도나도 부자 되고 건강해지기를 빌고 또 빈다. 신성한 기운을 가진 아이가 태어난다는 얘기에 임신계획도 가져본다. 이미 태어난 용띠들은 자신들의 해로 만들겠다고 공공연히 다짐을 하고 주변에서도 이들이 승천(?)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건강을 지키지 못한다면 말짱 도루묵, 용두사미(龍頭蛇尾)가 된다. 그 중에서도 우리 몸의 대들보라고 할 수 있는 척추와 관절 건강은 단연 으뜸으로 챙겨야 한다. 예부터 용은 복을 불러오는 존재로도 인식돼 한옥의 대들보 위쪽에 써서 붙여놓은 글은 언제나 ‘龍’의 차지였다. 이런 대들보가 무너지면 어김없이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고 불행이 시작될 수 있다. 각 세대별(20대 이상) 용띠들의 척추관절 건강을 위해 주의하고 지켜야 할 것들을 이동걸 하이병원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봤다.

◇25세, 스마트폰 세대 ‘목 디스크’ 빨간 불= 25세 용띠들은 젊은 나이답게 강골을 자랑한다. 골 강도를 결정하는 골의 질과 뼈의 무기질함량이 높아 골밀도와 뼈를 형성하는 조골 능력도 우수하다. 그 외에도 근육량이 풍부하고 관절과 인대도 튼튼해 특별히 근골격계 문제를 제기하긴 어렵다.

그러나 이제는 그것도 옛말이다. IT문명의 은총을 받은 이후로 목 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 이 시기 용띠들은 취업준비로 장시간 책상에 앉아 있는 경우가 많고 태블릿PC, 스마트폰 같은 IT기기 사용률도 높은 편이다. 이동걸 하이병원 원장은 “스마트폰을 사용할 때 목을 숙인 채 장시간 있게 되면 경추 1, 2번이 경결(硬結)되고 하중이 다른 부위 목뼈로 전달돼 정상적인 C형 구조에서 ‘일자목’이나 ‘거북목’으로 변형이 일어나게 된다”며 “경추의 이러한 구조적 변형은 외부충격을 완화하는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목 디스크를 유발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꿈을 향해 달려야 할 나이에 자칫 병원 신세를 져야 할 수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 대중화 3년차에 접어드는 올해에는 아마도 목 질환 환자들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IT기기로 인한 목 질환을 예방하려면 사용 중간 중간 목을 앞으로 쭉 당겨 밖으로 내밀거나 고개를 숙이지 않은 채 턱 끝을 목 방향으로 밀어 넣어주는 스트레칭과 더불어 목덜미를 자주 비벼주는 것이 좋다.

◇37세, 승천하는 뚱뚱한 용은 없다(?)= 골밀도는 30대가 가장 높지만 자의반 타의반 온갖 나쁜 짓은 몸이 다 해서 뼈 건강을 본격적으로 망치는 시기다. 37세는 대기업으로 따지면 과장급. 그 자리에 서기까지 일주일에 두 세 번은 새벽달을 볼 때까지 과음을 했고 주말은 밀려오는 피로에 온종일 잠만 잤다. 결혼과 동시에 ‘허니문푸어’라고 했던가. 죽어라 일해도 대출이자, 양육비, 생활비로 썰물처럼 빠져 나가는 통장을 보면 허무한 시간들을 보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와이셔츠 앞 단추가 터질 듯 튀어나오는 배를 보고 한숨을 짓지만 만성피로에 이내 운동할 생각은 꿈도 못 꿨다.

이것이 바로 올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어보겠다고 외치는 37세 용띠들의 생활 모습이다. 갈 길이 멀다. 더 성공하고 싶다면 건강부터 챙겨야 하지 않을까. 거창한 계획보단 술부터 대폭 줄이고 끊어야 한다. 이 원장은 “알코올은 체내 칼슘 흡수를 방해해 골밀도 저하를 가속화시켜 병을 키울 수 있다. 대표적으로 골반 부근의 대퇴골두의 혈관에 지방이나 노폐물이 끼면서 영양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뼈세포가 괴사되는 ‘대퇴골두무혈성괴사’를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성인병을 예방하기 위해 일주일에 적어도 사흘 정도는 속옷이 땀에 젖을 정도로 운동을 해줘야 한다.

◇49세 용띠들 ‘퇴행성’ 주의해야= 49세 용띠들은 실질적으로 50대로 간주해야 한다. 그야말로 같이 늙어가는 대열에 합류하는 시기다. 중년에 들어서면서 골밀도 감소가 본격화되고 근육, 인대, 관절 등이 노화되면서 신체적 퇴행도 시작된다. 이 때문에 이 시기에는 디스크 질환보다 퇴행성관절염의 유병률이 높은 편이다. 나이 쉰을 전후해서 생기는 ‘오십견’도 주의해야 한다.

이를 지연하기 위해서는 뼈의 자극을 가해 골 생성을 유도하는 근력운동이 효과적이다. 또 오래걷기나 경사와 고도가 높은 등산은 퇴행을 더욱 가속화 시킬 수 있다. 일상생활에서는 무릎을 굽히는 쪼그려 앉기나 양반다리 같은 습관을 금하고 대신 관절을 튼튼하게 할 수 있는 수영이나 실내 사이클 같은 운동을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체중이 1㎏만 증가해도 관절 부근 하중은 3~5배 증가하기 때문에 적정체중을 유지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61세, “청춘을 돌려다오”= 청춘은 60부터라고 하지만, 젊은 시절 몸 관리를 잘 한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말이다. 젊은 시절 과음을 일삼고 운동도 안 하고 기름진 음식을 잔뜩 먹고 스트레스와 함께 한 인생이라면 몸 이곳저곳이 슬슬 쑤시기 시작한다.

특히 60세 이후에는 골밀도 감소의 가속화와 함께 퇴행성관절염의 위험이 최고조에 이른다. 실제로도 60세 연령층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약 80% 이상이 관절염을 앓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관절염 환자들은 운동도 조심해서 해야 한다. 산책과 걷는 운동을 꾸준히 해 하체근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의 몸 중 가장 먼저 쇠약해지는 곳이 하반신(하체)이기 때문이다. 전체 체중의 40%를 근육이 차지하는데 전체 근육의 70% 이상이 하반신에 몰려 있다.

칼슘섭취도 중요하다. 하루 800㎎ 이상의 칼슘과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비타민 D도 함께 복용한다. 단 사골, 곰탕, 수육 등을 과다 섭취하는 것은 금물이다. 동물성 단백질은 칼슘성분을 분해해 소변으로 배출시킬 수 있다.

◇73세, 부상 절대주의… 걷기는 꾸준히= 이때는 노화로 인해 척추관 협착증 환자가 주를 이룬다. 뼈, 인대, 근육이 퇴화하면서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퇴행성질환을 말하는데 디스크와 달리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이 원장은 “오랜 기간 진행된 척추관 협착증은 미세현미경수술을 시행하게 되는데 현미경을 이용하기 때문에 1~2㎝로 절개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출혈에 따른 수혈과 부작용 걱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척추가 내려앉는 척추압박 골절도 조심해야 한다. 골다공증으로 약해진 척추뼈가 기침을 하거나 허리를 살짝 삐끗하는 등의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주저앉을 수 있다. 요즘 같은 겨울철에는 특히 낙상을 조심해야 하는데 하체에 근력이 떨어져 발을 헛디딜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부상위험이 높다고 누워 있거나 집에만 있는 것도 근력을 약화시켜 척추관절건강에는 좋지 않다. 딱딱하지 않는 평지에서 발이 편한 운동화를 신고 체력에 맞게 규칙적으로 걷는 운동을 해야 근육의 퇴화를 막을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