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드는 함박눈을 보면 너나할 것 없이 동심에 젖어든다. 하지만 동심으로 돌아가 내리는 눈을 맞거나 눈싸움을 하기에 눈은 그리 깨끗하지 못하다. 새하얀 눈은 겉모습과는 달리 길가 먼지와 뒤엉켜 공기 중에 유해물질을 형성해 호흡기를 자극한다. 새하얀 눈,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큰 코 다친다.
◇알레르기의 적 ‘눈’, 오염물질 달라붙기 쉬워= 대기오염으로 인해 산성비가 내린 지 오래다. 눈 역시 마찬가지다. 산성눈은 산성비처럼 수소이온농도(pH)가 5.6 이하인 경우를 말하며 눈 속에는 황산염, 질산염, 암모니아 등의 유해물질이 섞여 있다.
특히 겨울철에는 산성도가 더 높아져 비보다 눈이 더 위험하다. 여름에는 비가 자주 내려서 오염물질이 함께 씻겨 내려오지만 겨울에는 눈이나 비가 자주 내리지 않아 한 번 내릴 때 대기 오염물질이 많이 포함된다. 정체된 대기 상태에서는 계속 대기가스가 나오면서 가스 성분이 염 상태로 형성돼 눈에 섞여 떨어지게 된다.
눈 자체의 특성도 오염도를 높이는 요인이다. 눈이 떨어지는 속도는 비보다 느리고 대기 중에 머무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섞일 가능성이 높다. 또 눈의 표면은 울퉁불퉁해서 흡습성이 강하다. 지표면에 머무는 시간이 길고, 길가 먼지들과 뒤엉켜 증발하는 과정에서 공기 중에 부유물질을 형성해 호흡기 점막을 자극해 비염 환자들에게는 더욱 좋지 않다.
◇제설제, 미세먼지와 섞여 호흡기로 들어가면 비염 악화= 제설작업에 쓰이는 염화칼슘이나 모래도 호흡기를 자극한다. 눈이 녹은 후에도 남아있는 제설제가 미세먼지와 섞여 호흡기를 통해 몸속으로 들어가면 알레르기 비염이 악화될 수 있고 코 점막에 염증이 생길 수도 있다.
염화칼슘은 수분과 만나 반응하면 온도가 높아져 눈을 녹인다. 하지만 토양이나 수질 오염, 건축물 부식 등의 부작용을 낳기도 하는 화학물질이기 때문에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 제설제 자체로는 인체에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겨울철 찬 공기와 미세먼지와 오염물질이 함께 자극할 경우 비염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눈 올 때 마스크 착용… 실내 환기 멈춰야= 눈이 내릴 때 알레르기 비염 환자들은 몇 가지 수칙만 지킨다면 산성눈의 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우선 외출할 때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한다. 마스크는 미세먼지가 섞인 눈을 차단해주는 역할과 함께 급격한 온도 차이도 줄여준다. 따뜻한 곳에서 갑자기 차가운 곳으로 나오면 코가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코가 외부 공기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겨울철 실내 환기는 매우 중요하지만 눈 오는 날과 눈이 그치고 난 후 하루 이틀 정도는 가급적 환기는 삼가는 것이 좋다. 눈 오는 날엔 내리는 눈과 함께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로 공기의 질이 평소보다 떨어진다. 또한 눈이 그친 뒤에는 제설작업 때문에 외부 공기는 되도록 유입되지 않는 것이 좋다.
집에 돌아오면 반드시 손을 씻고 식염수로 코 속을 세척한다.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면 코 속에 있는 이물질을 제거할 수 있고 수분도 공급할 수 있다. 식염수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물질을 희석시켜 증상을 완화시키고 섬모운동을 촉진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도움말=이용배 원장(하나이비인후과병원 코전문클리닉)
위험한 산성눈, 호흡기 자극하고 비염 증상 악화
입력 2012-01-25 1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