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민족 최대 명절인 설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명절은 고향으로 내려가 부모, 일가친지들과 더불어 푸짐한 명절음식을 나누고 덕담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한 해를 살아갈 힘을 되찾는 시간이다. 그러나 명절은 평소 쓰지 않던 허리와 관절을 무리하게 사용해 건강 적신호가 켜지는 시기이기도 한다. 설날 시간대별 허리 건강을 위한 주의 사항을 살펴본다.
◇오전 8시, 반가운 손주 덥석 안았다가는 추간판탈출증= 부모님들에게 가장 반가운 설날 손님은 역시 손자, 손녀다. 하지만 반가운 마음에 손주를 번쩍 안았다가는 허리, 관절에 무리가 올 수 있다. 아이를 순간적으로 안아 올리면 아이 몸무게의 4배에 달하는 압력이 가해진다. 10kg의 아이를 안으면 40kg의 압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자칫하면 추간판탈출증이나 압박골절 등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아이를 안을 때는 가급적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아이를 안고 일어서야 한다. 아이를 안고 돌봐야 하는 경우 무게가 분산되도록 최대한 아이를 몸에 붙여 안고 아이 등쪽을 가슴으로 끌어안는 것이 허리 부담을 덜어준다.
◇오전 8시 30분, 쪼그리고 앉으면 척추협착증 위험 증가=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음식을 만들 때 쪼그려 앉아서 한다. 쪼그려 앉는 자세는 허리와 고관절의 굴곡 각도를 크게 만들고 근육의 지속적인 긴장을 유발한다. 오랜 시간 앉아있으면 디스크가 뒤로 밀려 척추 뼈 자체도 약간씩 밀리게 돼 협착증세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음식을 만들 때는 등받이가 있는 책상용 의자나 식탁에 앉아서 하는 것이 좋다. 의자에 앉았을 때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 것도 척추에 무리를 주므로 자기 체형에 맞는 의자를 선택해야 한다. 바닥에 앉아야 한다면 등받이가 있는 좌식의자를 활용하거나 벽 쪽으로 붙어서 작업하는 것이 좋다.
◇오전 9시, 제사 때 큰절하다 연골판 손상= 차례는 조상에게 예를 갖춰 지내는 의식이기 때문에 허리를 숙이거나 무릎을 꿇는 자세를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 그러나 무릎을 완전히 꿇고 앉게 되면 본인 몸무게에 7배가 넘는 하중이 실려 무릎에 무리가 간다.
70kg인 사람이 10번 반복하면 무릎은 4900kg의 하중을 받게 돼 반월상 연골판에 심한 무리가 올 수 있다. 따라서 차례를 지낼 때에는 방석을 깔아 무릎에 오는 충격을 덜어주고 차례가 끝난 뒤에는 관절을 주물러 주는 것이 좋다.
또한 술잔을 제사상에 올리거나 수저나 접시를 정돈 하는 등 허리를 구부리는 동작은 똑바로 서 있을 때보다 1.5배의 무게를 허리에 싣게 된다. 허리를 구부리고 펴는 동작은 척추의 흔들림을 크게 하고 척추 주변 인대에도 무리를 주기 때문에 허리가 약한 어르신들은 조심해야 한다.
◇오전 11시, 미끄러운 성묘길 넘어지면 골절 위험= 올해 설 연휴는 다른 해보다 빠르기 때문에 빙판길을 조심해야 한다. 돗자리, 제수용품, 제사음식 등을 들고 산을 올라가다 넘어지면 손목, 척추, 대퇴골 등에 골절상을 입을 수 있다. 특히 엉덩방아를 찧는다면 골다공증이 있는 어르신의 경우 척추 압박골절상을 입을 수 있다.
산에 오르기 전 어깨와 발목 등을 풀어주는 등 충분한 준비운동이 필요하고 하산할 때는 발목에 가해지는 부담이 평소 평지의 3배에 이르기 때문에 스틱이나 지팡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뒤꿈치를 들고 보행하는 기분으로 최대한 부드럽게 지면을 디뎌 발목과 다리에 오는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오후 3시, 무거운 음식 보따리 들면 디스크 증상 촉발= 어느덧 자식들과 작별의 시간이 다가왔다. 부모님들은 그간 장만한 음식과 과일 등을 싸느라 여념이 없다. 하지만 음식을 건넬 때도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보통 선채로 허리를 숙여 물건을 드는 경우가 많은데 이 자세는 똑바로 서 있을 때보다 허리에 2.2배의 무게를 싣게 한다. 이런 경우 대개 근육이 뭉치는 염좌 증상이 발생하지만 간혹 디스크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송준혁 바른세상병원 원장은 “연휴를 보내고 허리나 관절에 통증이 오면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무리를 해서 그렇거니 하고 며칠 쉬면 낫는다고 생각한다”며 “일주일 이상 통증이 지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때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건강한 설명절 보내기-①]허리 잡는 설날 이제 그만!
입력 2012-01-21 0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