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범주 마포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쿠키 건강칼럼] 24절기의 마지막인 대한(大寒)이다. 이름처럼 겨울 중 가장 ‘큰 추위’가 찾아온다는 때다. 하지만 절기가 중국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탓에 우리네 겨울 사정은 조금 다르다. 소한에 절정을 이룬 추위는 대한이면 서서히 그 기운이 약해지는 것이다. 그렇다하더라도 대한 추위가 맹위를 떨치는 요즘, 따뜻하게 겨울철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알아본다.
◇차고 건조한 기운에 감기 기승= 대한은 1년 중 가장 건조한 특성으로 곳곳에 많은 불이 일어날 정도다. 이 기운 탓에 아이고 어른이고 할 것 없이 호흡기 질환이 기승을 부리기 마련. 특히나 요즘 감기는 한 번 걸리면 족히 보름은 앓아야 한다는 말이 오갈 만큼 오랫동안 낫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여기에 아이들은 감기가 오래간다 싶으면 어김없이 설사가 찾아온다. 노로바이러스니 로타바이러스니 하는 겨울철 바이러스성 장염까지 겹친다면 사정은 더 힘들어진다. 바이러스성 장염도 아닌데 감기 끝에 설사까지 한다면 찬 기운에 몸이 상한 것이기 때문에 온기를 보충하는 방법들을 찾아야 한다.
◇감기 끝에 오는 설사가 봄, 여름까지 앓게 해= 한방에서는 병의 여러 원인 중에서도 찬 기운에 몸이 상한 것을 가장 좋지 않다고 여겼다. ‘한사(寒邪-찬 기운)가 침범하면 병이 생기는데 이것을 상한(像寒)이라고 한다. 한사가 침범했으나 바로 앓지 않고 잠복하면 그것이 봄에는 온병(溫病)으로 변하고 여름에는 서병(暑病)으로 변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찬 기운에 몸이 상한 상한병독(像寒病毒)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봄과 여름까지 병치레가 이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겨울 감기를 당연하다 여기지 말고 제때 제대로 치료해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겨울뜸으로 양의 기운 돋워 건강 균형 찾아야= 감기나 설사 같은 겨울 병 치료에는 겨울뜸이 단연 으뜸으로 꼽힌다. 겨울이면 양기는 속으로 내려앉고 음기는 피부 쪽에 머물기 마련인데 겨울뜸은 내려앉은 양의 기운은 올리고 양기를 덮고 있는 음기는 내려 음양의 균형을 맞춰줘 권할 만하다. 호흡기와 장 건강을 위해서는 찹쌀, 마, 늙은 호박처럼 따뜻한 성질의 식재료로 기운을 북돋우는 것도 좋다. 이같은 음식은 아이가 오랜 감기로 양기가 약해졌을 때 기력을 보충해주고 설사까지 멈추게 하는 효능을 지녔으니 겨울철 밥상에 제격이다. 예부터 대한에는 하루 한 끼는 죽을 먹었다 하니 따뜻하고 부드러운 죽으로 아이의 장 기운을 키워주는 것도 좋겠다. 겨울뜸과 따뜻한 음식으로 숨은 양기를 북돋워 겨울과 다가올 봄, 여름 건강까지 미리미리 챙겨주자.
대한 추위도 겨울뜸과 따뜻한 음식에 스르르~
입력 2012-01-20 07: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