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10간 12지에 따라 임진년이 시작되는 것은 올해 설부터다. 임진년은 검은색의 임(壬)과 용을 나타내는 진(辰)이 만나는 ‘흑룡 띠의 해’로 출산을 계획하는 예비 부모가 많다. 임신과 출산을 준비하면서 빠트리지 말아야 할 것이 임산부의 구강 건강이다. 임산부에게 치주질환이 있으면 조산과 저체중아 출산의 확률이 높아지며 태어난 아기에게 충치균을 옮길 수도 있다. 올해 임신과 출산 계획이 있다면 치과 검진을 받아 볼 것이 권장된다. 임신 중에 충치나 잇몸병(치주질환)이 생겼다고 하더라도 미루지 말고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아야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수 있다.
◇엄마 입안의 충치균, 뽀뽀 통해 아기 충치로 대물림되기도= 건강한 아기를 출산하고 아기가 자라면서 충치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엄마는 임신 전부터 구강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 유아의 충치의 원인은 요구르트처럼 단 음식 때문인 경우가 많지만 33개월 미만은 엄마의 뽀뽀가 충치를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충치균인 뮤탄스균은 식품 등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모유수유나 음식을 함께 먹고 뽀뽀를 하는 과정에서 엄마의 입에 있던 뮤탄스균이 아기의 입에 전달된다.
또한 임산부에게 치주질환이 있으면 저체중아 출산율이나 조산율이 크게 높아진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치과대학 연구에 따르면 치주질환이 있는 임산부의 조산아 출산율은 11.1%로 치주질환이 없는 산모의 1.1%에 비해 무려 10배나 높았다.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입 속 세균이 혈관을 타고 흘러 태아에게 나쁜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임신 준비 과정에서 충치, 치주질환, 사랑니 발치 등의 치료를 모두 마치는 것이 좋다.
임신 전부터 구강을 건강하게 관리했더라도 임신 중에는 충치나 치은염이 생길 위험이 높다. 임신 중에는 호르몬 변화로 인해 몸의 면역 기능이 약해지고 잇몸벽이 얇아진다. 이로 인해 적은 양의 치태(플라그)만으로도 잇몸 염증이 평소보다 쉽게 생긴다. 또한 임신 초기 잦은 입덧은 치아를 부식시킬 수 있다. 입덧을 하면 위 속의 위액이 구강 내로 넘어오면서 치아의 맨 바깥층인 법랑질을 부식시킨다. 입덧이 끝나면 식욕이 왕성해져 칫솔질이 더욱 중요해 지지만 체중이 증가하고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칫솔질에 소홀해 진다. 임신 중 체온이 상승하는 것도 입 속에 세균이 늘어나는 원인이다. 여러 이유로 임신 중에도 구강 건강에 취약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임신 중 치과 치료 미루면 태아에게 오히려 해로워= 임신 중에는 치통이 있거나 잇몸에서 피가 나는 등의 이상 증세가 있어도 치료를 망설이게 된다. 그러나 임신 중이라도 필요하다면 미루지 말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과치료 중에 사용되는 방사선 검사나 마취제, 항생제 등이 태아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하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임산부 치과치료 지침서’를 통해 “치과치료가 임산부와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이 없으므로 임신 중 구강 내 이상 소견이 관찰되면 바로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미국치주학회 역시 임산부의 잇몸에 염증이 있으면 곧바로 치료를 받도록 하고 있다.
다만 임신 중 치과 치료는 임신 12~20주인 임신 2기에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임신 6~12주인 임신 1기는 임신 자체의 불안전성이 높고 26주부터 출산까지인 임신 3기에는 태아의 무게로 임산부가 힘들어 할 수 있다.
◇입덧 후 베이킹소다로 가글하면 치아 부식 예방= 임신 중에는 충치와 치주질환이 쉽게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다. 입덧 후에는 물로 입 안을 헹구고 칫솔질은 30분 정도 시간이 지난 뒤 한다. 입덧 직후는 치아가 위산 등에 의해 약해져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바로 칫솔질을 하면 치아가 더 마모될 수 있다. 치약 특유의 향 때문에 칫솔질을 하기 거북하다면 베이킹소다를 이용하는 방법도 추천된다. 베이킹소다 한 스푼 정도를 물에 풀어 가글하면 된다. 베이킹소다는 약알칼리성 물질로 입덧으로 산도가 높아진 입안을 중화시키고 충치를 예방하며 입냄새를 없애는 효과도 있다.
몸이 무거워 칫솔질을 하기 힘들면 적은 힘으로 이를 닦을 수 있는 전동칫솔이나 치태 제거력이 놓은 칫솔, 치약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도움말·변욱 목동중앙치과병원장
“흑룡띠 아기 순산 원한다면, 엄마 충치치료 꼭 하세요”
입력 2012-01-20 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