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친 고스톱 때문에 디스크 파열?!

입력 2012-01-20 07:07
설 명절, 남편 아내 어머니 자녀별 명절 척추 건강법

[쿠키 건강] #58세 김정근(가명)씨는 고스톱을 딱 2시간 치고 나서 디스크가 파열돼 고생하고 있다. 김씨는 지난 18일 허리와 다리에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김씨의 진단명은 중증 허리디스크 파열. 허리디스크 파열의 직접적인 원인은 일주일 전 친구들과 친 고스톱 때문이었다. 김씨는 “50대 이후부터 허리디스크 증세가 나타나 평소 매우 조심해서 생활했는데 이날은 ‘잠깐인데 설마 어떻게 되겠나’는 생각이었다”며 “바닥에 앉아 2시간 동안 친 고스톱 때문에 이렇게 고생하게 될 줄 몰랐다”며 후회했다.

고스톱에 지나치게 몰입하면 김씨처럼 허리디스크 파열이라는 큰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명절 연휴에는 고스톱 외에도 척추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이 많다. 남편은 고스톱과 장거리 운전으로 허리를 혹사당하고 아내는 연이은 가사노동에 지칠 수 있다. 연로한 어머니는 노화로 인한 허리통증이 심해지고 자녀는 오랜 시간 게임을 하다 목이 아플 수 있다. 남편과 아내, 어머니, 자녀별로 설 연휴 동안 주의해야 할 척추 질환과 예방법, 회복법을 고도일 고도일병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남편, 음주 고스톱은 ‘허리 통증 유발자’= 고스톱은 딱딱한 바닥에 앉아 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바른 자세로 앉아 있어도 시간이 나고 고스톱에 집중할수록 어깨와 허리를 점점 웅크리게 되고 패를 쥐고 있는 팔은 한쪽 무릎이나 허벅지 위에 대면서 몸을 옆으로 틀게 된다. 고 병원장은 “장시간 이러한 자세로 고스톱을 치면 허리에 통증이 생기고 어깨도 한 쪽만 집중적으로 쓰게돼 근육이 경직되기 쉽다”며 “여기에 술이라도 한 잔씩 나누면서 고스톱을 하게 되면 통증이 더 심해진다”고 설명했다. 알코올은 디스크에 혈액이 공급되는 것을 방해해 통증을 더 악화 시키기 때문이다.

고스톱으로 인한 어깨 허리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스톱을 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1시간 이내로 시간을 제한하고 그 이상 칠 때는 휴식 시간을 갖고 허리와 어깨 손목 등을 고루 스트레칭하는 것이 좋다. 또 바닥에 앉아서 치면 자세가 흐트러지기 쉽기 때문에 척추를 위해서는 허리를 펴고 바른 자세로 앉을 수 있는 식탁이나 탁자 위에 판을 벌이는 것이 낫다.

◇장거리 귀성길에는 2시간마다 전신 스트레칭= 올 설 연휴에는 귀경길보다는 귀성길에 교통 정체가 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운전할 때 피로가 쌓이는 것은 대부분 나쁜 자세에서 시작된다. 장거리 운전 후유증을 줄이려면 운전석을 지나치게 운전대에 바짝 붙이지 않아야 한다. 몸이 운전대와 너무 가까우면 목과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유연성은 떨어지며 시야 또한 좁아진다. 운전 등받이 각도는 15도 정도만 뒤로 기울이고 페달은 끝까지 밟았을 때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을 정도가 좋다. 앉을 때는 엉덩이와 등이 시트에 밀착되도록 한다. 머리 받침대도 앉은 키에 맞게 조절해야 외부 충격으로부터 목을 보호할 수 있다. 운전 중 1~2시간마다 쉬어가면서 전신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주부, 음식 준비할 때는 손목보호대 쓰면 손목 통증 예방= 차례 음식을 준비하는 등 가사노동을 많이 하는 주부는 손을 많이 쓰기 때문에 손목에 통증을 느낄 수 있다. 중년 이상의 여성이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손과 손목에 저릿저릿한 통증을 느끼면 손목터널증후군(수근관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목에 있는 ‘정중신경’이 인대에 압박돼 손바닥, 손가락 등이 저리고 통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고 병원장은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목에 보호대를 착용해 손목을 지지해주고 일하는 틈틈이 손과 손목을 가볍게 스트레칭해줘야 한다”며 “외출할 때는 장갑, 설거지 할 때는 고무장갑을 껴 손과 손목을 따뜻하게 해야 통증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연로한 어머니, 명절 기간에는 복대가 효자= 연로한 어머니는 이미 퇴행성 척추질환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조금만 무리해도 통증에 시달릴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복대나 허리보호대를 하면 척추의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러나 보호대 착용 기간이 길어지면 허리 근육이 약해져 척추에 더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명절이 지난 후 통증이 줄어들면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쪼그려 앉아 하는 일을 피하고 물건을 들 때는 주위 가족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통증이 심할 때는 충분히 쉬면서 온찜질을 하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후에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자녀, 차안에서 게임 삼매경 빠지면 ‘목 빠지는’ 거북목증후군 위험= 어린 자녀는 여유로운 연휴 기간 동안 게임에 빠지지 않도록 부모가 챙겨야 한다. 장거리 이동 중 차안에서 게임에 집중하면 거북목이 될 수 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나쁜 자세로 장시간 사용하면서 발생하게 되는 거북목은 목이 거북이처럼 구부정하게 앞으로 굽어 나오는 상태를 말하며 학생들에서는 집중력을 떨어트려 학업을 방해한다. 거북목을 방치해 심해지면 목디스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게임 시간을 정해 놓고 바른 자세로 하도록 지도해야 한다. 귀성길 차량 안에서 휴대용 게임기를 사용할 때는 목을 아래로 지나치게 꺾지 않도록 게임기를 눈높이로 사용하도록 한다. PC를 할 때는 모니터를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목 돌리기, 손가락 털기 등 간단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도 통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