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믿고 피웠다 암 걸릴라”

입력 2012-01-19 15:27

[쿠키 건강] 담배를 끊고자 하는 흡연자들이 사용하는 전자담배에서 인체에 유해한 발암 물질이 대거 검출됐다.

보건복지부가 시판중인 전자담배의 유해성 평가를 위한 1차 년도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하면서 일부 전자담배 액상에서 발암물질과 내분비계 장애물질 등이 검출됐다고 19일 밝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121개 액상에 함유돼 있는 니코틴 농도가 1㎖당 0.012~36.15㎎로 넓게 나타나 제품별 니코틴 함량의 차이가 상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일반담배 1개피당 니코틴 함량이 0.05mg인 것을 감안할 때 0.24개피∼723개피 수준에 달한다.

유해성분 분석 결과 인체에 유해한 발암 물질 등이 다수 검출됐다.

일명 환경호르몬인 내분비계 장애물질로 알려진 DEP가 82개 제품에서 0.08~2274.04㎎/ℓ의 농도로 DEHP(디에틸핵실프탈레이트)가 15개 제품에서 0.30~99.49㎎/ℓ의 농도로 검출됐다. DEP, DEHP는 남성호르몬의 차단작용과 여성호르몬 에스트로젠의 모방작용에 의한 호르몬 교란을 일으키는 물질로서 유럽 등에서 사용이 금지되고 있는 추세이다.

또한 모든 액상에서 아세트알데히드가 최하 0.10 ㎎/ℓ, 최고 11.81 ㎎/ℓ 농도로 검출됐다. 아세트알데히드는 국제암연구기관(IARC)에서 발암물질로 분류되며 전자담배를 통해 지속적으로 흡입되면 폐, 만성호흡기 질환, 신장, 목 등 인체 손상 및 독성을 일으킬 수 있다.

독성물질인 포름알데히드 역시 103개 제품에서 0.02~7.82㎎/ℓ의 농도로 검출됐다. 이 성분은 첨가제 또는 제조과정 및 보관 중에 자연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성분으로 전자담배를 통해 흡입노출이 지속될 때에는 인체 독성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일반 담배에 포함돼 있는 타르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으나 니코틴 농축액을 만들기 위한 용매제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글리콜류 성분도 19개 제품에서 검출됐다. 트리에틸렌 글리콜 등은 비교적 약한 독성을 나타내나 전자담배를 통해 흡입노출이 지속될 때에는 인체 독성을 나타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사 결과를 통해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는 달리 발암물질 및 유해물질이 들어 있지 않다는 주장과 달리 아세트알데히드, 포름알데히드 등이 검출되는 바, 전자담배에 대한 흡입노출이 지속될 때에는 인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제품별로 니코틴 함량 표기가 부정확한 것도 문제가 됐다.

니코틴 함량이 밀리그램(㎎) 단위로만 표기돼 있어 액상 용기에 표기된 함량이 1㎖당 니코틴 함량인지 용기 전체에 함유된 양인지 명확하지 않았다. 표기된 함량보다 미달되거나 심지어 표기된 함량보다 최대 4배까지 높은 것도 있었다.

성인기준으로 니코틴 치사량이 40~60㎎임을 고려할 때 니코틴 함량 표기만 믿고 소비자가 전자담배를 다량 흡입할 경우 호흡장애, 의식상실 등 위험에 처할 수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번 연구를 계기로 흡연자 본인과 간접흡연자의 건강까지 포함하는 전자담배의 종합적 유해성 평가 결과를 발표하는 한편 향후 전자담배 성분의 안전관리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