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스마트 진료’로, 진료환경 변화 선도

입력 2012-01-19 11:38
[쿠키 건강] ‘스마트’에 이어 ‘클라우드’까지.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최근 스마트 기기를 활용한 의료시스템에 이어 국내 최초로 선보인 클라우드기반의 진료정보시스템 운영으로 병실 풍경을 바꾸며 주목을 받고 있다.

18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클라우드기반 진료정보시스템 운여응로 ‘환자는 의료진이 휴대하는 태블릿PC를 통해 수술 동의서에 전자서명을 하고, 수술 후에도 병실에 누워 자신의 진료 내역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또 의료진은 언제 어디서나 진료시스템에 접속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다. 환자들도 언제 어디서든 의료진의 태블릿 PC로 자신의 진료내용을 상담 받을 수 있다.



◇스마트 진료로 진화하는 진료시스템

뇌경색으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마친 김병완(63·남, 가명)씨는 병상에 편히 누워 담당교수가 들고 있는 태블릿 PC를 통해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사진을 보며 수술 결과를 듣고 있다.

김씨는 “손바닥만한 저 태블릿PC가 없었다면 지금쯤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며 당시를 회상한다. 며칠 전 갑작스런 마비증상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 김씨는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깊은 밤이어서 신경외과 전문의가 병원에 있지 않았으나 응급실 당직의는 김씨의 상태를 체크한 후 MRI 및 각종 검사를 실시했다.

같은 시각 김씨의 의무기록을 실시간으로 확인한 신경외과 전문의는 ‘뇌경색’을 진단하고 응급 수술 준비를 지시한 후 병원에 도착, 무사히 응급 수술을 마쳤다.

이처럼 김씨가 신속하게 병명을 진단받고 응급수술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분당서울대병원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클라우드기반 진료정보시스템 덕분이다.

‘클라우드기반 진료정보시스템’은 구름과 같은 가상의 서버를 통해 본인의 컴퓨팅 환경에 접속해 진료정보시스템의 모든 내용을 저장·처리·수정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단말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진료정보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태블릿PC, 스마트폰으로는 별도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재원환자, 타진환자 조회’와 같은 극히 제한된 서비스만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는 환자의 모든 의무기록과 영상을 조회하거나 입력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클라우드기반 진료정보시스템’은 일반 PC에서 이용하는 전자의무기록(EMR)과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의 모든 기능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같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간단한 단말기만으로도 가능하도록 해준다. 또 일반 PC보다 1.5배 빨라진 속도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유비쿼터스 진료 환경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전직원 태블릿PC 보급, 인터넷 되면 언제 어디서나 진료정보시스템 접속

분당서울대병원은 모든 의료진들과 교직원들에게 430여대의 태블릿PC를 지급했다. 이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진료정보시스템에 접속해 각종 의무기록 및 환자 교육자료를 활용하도록 했다.

특히 이러한 진료시스템은 환자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졌다. 클라우드기반 진료시스템 구축 후 환자 만족도 조사 결과 설명의 충분성, 의료진 신뢰도, 서비스 만족성 등 총 9개 문항을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모든 항목에서 4점 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또 이 시스템은 퇴원 후 가정에서 케어를 받고 있는 가정간호 환자들에게도 유용하다. 그동안 가정간호를 받는 환자의 간호정보들을 종이차트에 기록한 후 간호사가 다시 병원에 들어와 관련 내용을 입력해 왔다. 하지만 클라우드기반 진료정보시스템 덕분에 환자 옆에서 태블릿PC로 바로 입력하고, 관련 정보와 결과를 보여줄 수 있게 됐다.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장은 “환자 진료정보 보호를 위해 클라우드기반 진료정보시스템을 이용하는 모든 의료진에게 특별 권한을 부여하여 관리하고 있다”며 “총 3단계에 걸친 암호 입력을 통해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등 한층 강화된 보안 시스템으로 정보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장은 “국내 최초로 도입한 클라우드기반 진료정보시스템으로 그동안 상상했었던 유비쿼터스 병원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며 “의료정보 시스템의 세계적인 선두를 지켜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용어]클라우드 서비스=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망’에 접속할 수 있는 최소한의 단말기(스마트폰, 테블릿 PC 등)만 갖춰진다면 언제 어디서나 가상의 PC(서버)에 접속해 모든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