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클라우드기반 진료정보시스템 운여응로 ‘환자는 의료진이 휴대하는 태블릿PC를 통해 수술 동의서에 전자서명을 하고, 수술 후에도 병실에 누워 자신의 진료 내역을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또 의료진은 언제 어디서나 진료시스템에 접속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다. 환자들도 언제 어디서든 의료진의 태블릿 PC로 자신의 진료내용을 상담 받을 수 있다.
◇스마트 진료로 진화하는 진료시스템
뇌경색으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마친 김병완(63·남, 가명)씨는 병상에 편히 누워 담당교수가 들고 있는 태블릿 PC를 통해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사진을 보며 수술 결과를 듣고 있다.
김씨는 “손바닥만한 저 태블릿PC가 없었다면 지금쯤 어떻게 됐을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며 당시를 회상한다. 며칠 전 갑작스런 마비증상으로 정신을 잃고 쓰러진 김씨는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깊은 밤이어서 신경외과 전문의가 병원에 있지 않았으나 응급실 당직의는 김씨의 상태를 체크한 후 MRI 및 각종 검사를 실시했다.
같은 시각 김씨의 의무기록을 실시간으로 확인한 신경외과 전문의는 ‘뇌경색’을 진단하고 응급 수술 준비를 지시한 후 병원에 도착, 무사히 응급 수술을 마쳤다.
이처럼 김씨가 신속하게 병명을 진단받고 응급수술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분당서울대병원이 국내 최초로 도입한 클라우드기반 진료정보시스템 덕분이다.
‘클라우드기반 진료정보시스템’은 구름과 같은 가상의 서버를 통해 본인의 컴퓨팅 환경에 접속해 진료정보시스템의 모든 내용을 저장·처리·수정할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단말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진료정보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
그동안 태블릿PC, 스마트폰으로는 별도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재원환자, 타진환자 조회’와 같은 극히 제한된 서비스만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는 환자의 모든 의무기록과 영상을 조회하거나 입력하는 것에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클라우드기반 진료정보시스템’은 일반 PC에서 이용하는 전자의무기록(EMR)과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의 모든 기능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와 같이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간단한 단말기만으로도 가능하도록 해준다. 또 일반 PC보다 1.5배 빨라진 속도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진정한 유비쿼터스 진료 환경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전직원 태블릿PC 보급, 인터넷 되면 언제 어디서나 진료정보시스템 접속
분당서울대병원은 모든 의료진들과 교직원들에게 430여대의 태블릿PC를 지급했다. 이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든 진료정보시스템에 접속해 각종 의무기록 및 환자 교육자료를 활용하도록 했다.
특히 이러한 진료시스템은 환자 만족도 향상으로 이어졌다. 클라우드기반 진료시스템 구축 후 환자 만족도 조사 결과 설명의 충분성, 의료진 신뢰도, 서비스 만족성 등 총 9개 문항을 5점 척도로 조사한 결과 모든 항목에서 4점 이상의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또 이 시스템은 퇴원 후 가정에서 케어를 받고 있는 가정간호 환자들에게도 유용하다. 그동안 가정간호를 받는 환자의 간호정보들을 종이차트에 기록한 후 간호사가 다시 병원에 들어와 관련 내용을 입력해 왔다. 하지만 클라우드기반 진료정보시스템 덕분에 환자 옆에서 태블릿PC로 바로 입력하고, 관련 정보와 결과를 보여줄 수 있게 됐다.
황희 분당서울대병원 의료정보센터장은 “환자 진료정보 보호를 위해 클라우드기반 진료정보시스템을 이용하는 모든 의료진에게 특별 권한을 부여하여 관리하고 있다”며 “총 3단계에 걸친 암호 입력을 통해 시스템에 접속할 수 있는 등 한층 강화된 보안 시스템으로 정보 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진엽 분당서울대병원장은 “국내 최초로 도입한 클라우드기반 진료정보시스템으로 그동안 상상했었던 유비쿼터스 병원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며 “의료정보 시스템의 세계적인 선두를 지켜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용어]클라우드 서비스=인터넷으로 대표되는 ‘망’에 접속할 수 있는 최소한의 단말기(스마트폰, 테블릿 PC 등)만 갖춰진다면 언제 어디서나 가상의 PC(서버)에 접속해 모든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