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이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설을 맞아 부모님을 찾아뵐 때 가정 먼저 신경 쓰는 것이 바로 건강이다. 부모님 대부분은 어디 편찮으신 곳은 없는지 물어도 “괜찮다” “신경 쓰지 말라”며 이야기를 잘 안하기 때문에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설에 앞서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전문의의 도움말로 노인들에게 쉽게 생기는 질환에 대해 알아보고 부모님 건강을 점검해보자.
◇관절염으로 고생하시는 부모님, 인공관절 수술 고려해야= 관절염은 모든 관절과 척추에 올 수 있지만 특히 무릎관절(슬관절)과 엉덩이관절(고관절)에 오는 관절염이 환자에게 주는 고통이 제일 크다.
부모님이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나 계단을 올라가는 것을 매우 힘들어 하고 다리 모양이 휘어지는 것 같다면 무릎관절염을 의심해 봐야 한다. 엉덩이관절에 관절염이 있는 경우에는 발톱을 자르거나 양말 신는 일조차 힘들고 다리가 잘 안 벌려지고 구부러지지 않아 양반다리를 하고 앉는 것이 불편하다.
초기 관절염에는 진통제 등의 약물요법, 물리치료 등의 보존요법으로 호전이 되지만 말기 관절염인 경우에는 큰 효과가 없다. 김준식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교수(정형외과)는 “말기 관절염의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소실된 물렁뼈를 재생시켜야 하는데 현대의학이나 보존 요법으로는 물렁뼈를 재생시킬 수 없다. 따라서 말기 관절염에서는 인공관절수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인공관절수술이란 충치가 생긴 치아를 곱게 다듬고 그 위에 금니를 씌우는 원리와 비슷하다. 관절을 형성하는 뼈의 겉면을 곱게 다듬고 얇은 특수 금속막을 다듬은 뼈 겉면에 씌우고 중간에 삽입한 특수 플라스틱이 인공 물렁뼈 역할을 해 관절이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해준다.
인공관절수술은 아픈 통증을 완전히 없애고 일상생활에서 정상인과 똑같이 생활할 수 있다. 세간에는 인공관절 수술 후 10년마다 바꿔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환자의 90%는 수술 후 15~20년 이상 한 번 수술로 잘 사용할 수 있으며 재수술을 하더라도 첫 수술과 똑같이 할 수 있다.
◇깜빡깜빡 자주 잊고 음식 맛 모른다면 치매 조기검진 받아야= 부모님댁 싱크대 양념통에 전화기가 있다든지, 간이 맞는 음식이 싱겁다고 소금을 계속 넣는 부모님을 본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치매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정지향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교수(신경과)는 “노령화로 치매환자가 증가하고는 있지만 초기에 치료를 받으면 치매의 악화속도를 늦출 수 있고 일정부분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정도의 상태를 유지할 수도 있다”며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치매를 알리는 경고 중 첫 번째는 일상생활과 밀접한 최근 기억의 장애로 대화 도중에 했던 말을 잊어버리고 같은 질문을 반복해 묻는 증상이다. 두 번째는 평소에 익숙하게 사용했던 세탁기, 전화기, 가스레인지 등의 사용법을 모르며 짠맛, 단맛 등 음식의 맛을 잘 모른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추론적 사고나 판단력에 문제가 발생한다. 치매 환자는 계산 자체와 그것이 무엇을 하는 데 필요한 것인지를 완전히 잊어버린다. 마지막 경고는 본인이 방금 전에 했던 행동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이와 같은 4가지 증상 중 두 가지 이상이 동반될 경우 가까운 치매관련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해야 한다. 또한 정 교수는 “왕성한 사회생활과 건강한 생활습관은 치매 예방과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1주일에 3회 이상, 30분 이상 운동하는 사람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치매발병률이 1/3으로 준다”며 “지속적인 운동습관이 치매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외국의 여러 연구를 통해 의학적으로도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혈관 위협하는 ‘시한폭탄’ 동맥경화증, 예방이 최우선= 동맥경화증은 혈관이 심각하게 좁아져 장기로 가는 혈액공급이 감소될 때까지는 일반적으로 증상이 나타나지 않고, 나타날 경우에는 특정 장기에 의존적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권기환 서울특별시 서남병원 교수(순환기내과)는 “뇌, 심장, 신장 등 신체 부위별로 동맥경화도를 체크해 볼 수 있으며, 부모님에게 해당되는 항목이 많으면 바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설 연휴 부모님을 자세히 관찰하고 이야기를 많이 나눠 다음과 같은 증상이 있다면 간과하지 않도록 한다. 먼저 뇌에 증상이 있다면 ▲이야기할 때 말이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손과 발에 힘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느낌이 있다 ▲현기증이 자주 난다 ▲화를 잘 낸다 ▲눈물이 자주 흐른다 ▲피부에 뭔가가 살짝 닿아도 아무런 느낌이 없다.
또 심장으로 나타난다면 ▲가슴이 조이는 느낌이 있다 ▲가슴 전체가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있고 오래 계속된다 ▲숨이 막히고 가슴이 답답하다 ▲밤중에 소변을 3회 이상 본다 ▲추운 계절과 식사 후에 가슴이 아프다 ▲계단을 오를 때 숨이 막힌다 ▲발이 가끔 저린다.
동맥경화증은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평소 부모님이 위험요소를 가지고 있거나 위의 증상을 호소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와 함께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을 꼭 유지해야 한다.
동맥경화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담배를 끊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특히 체지방이 허리둘레에 집중돼 있는 복부형 비만은 H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수치의 건강에 해로운 정도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 저콜레스테롤과 저포화지방산, 고섬유질의 건강 식사를 권하며 고혈압이라면 필요에 따라 혈압강하제 사용으로 조절해야 한다. 권 교수는 “당뇨를 앓고 있다면 혈당조절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 정상적인 혈당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동맥경화증의 진전을 더디게 하지는 않지만 작은 혈관의 손상에 관련된 당뇨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도움말·서울특별시 서남병원 김준식 교수(정형외과), 정지향 교수(신경과), 권기환 교수(순환기내과)
설 연휴, 부모님 노인성질환 체크할 적기!
입력 2012-01-19 2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