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질은 서서-제기 닦기는 앉아서… 욕실화는 미끄럼 방지 슬리퍼로 교체
[쿠키 건강] 설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온 요즘, 주부들은 떨어져 지내는 가족과 친인척을 맞이할 채비에 분주하다. 집안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평소 엄두를 못 내던 베란다 정리와 밀린 이불빨래, 제기와 병풍 준비까지 주부의 손길을 기다리는 일이 많다.
대청소와 명절준비 중에는 무거운 물건을 옮기고 허리를 굽히는 일이 많기 때문에 척추에 무리가 갈 위험이 크다. 또한 손에 힘을 줘 비트는 일이 잦아 손목 부상도 많다. 명절 전에 다치면 즐거워야 할 명절이 ‘고통절’이 될 수도 있다. 명절 준비와 대청소 때 허리 부담을 줄이고 명절 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도일 고도일병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물건 옮길 때 멀리서 끌지 말고 가까이에서 미세요”= 대청소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동작은 물건을 옮기는 동작이다. 화분이나 과일 상자 등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은 허리에 매우 부담이 가는 행동이다. 물건을 꼭 들어야 하는 경우라면 ‘무릎으로 든다’는 생각으로 들어야 한다. 머리와 허리는 그대로 두고 무릎을 굽혀서 들고 서서히 일어나야 한다. 물건을 가슴이나 어깨 높이까지 들어 올리는 일은 피한다.
고 병원장은 “물건을 몸에서 너무 떨어진 상태에서 들면 허리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에 되도록 몸 가까이 붙여서 드는 것이 좋다”며 “또 물건을 옮길 때는 끌어당기는 것이 미는 것보다 허리에 부담을 덜 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혼자 들기 벅찬 물건을 무리해서 드는 일은 피해야 한다. 과일상자를 나를 때는 낱개로 필요한 만큼 나눠서 옮긴다. 병풍처럼 크고 무거운 물건을 옮길 때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이 본인이나 가족을 위해서도 현명하다.
◇“손목 아프면 양손 번갈아 쓰고 보호대 하세요”= 명절 전 주부의 손목은 쉴 틈이 없다. 딱딱하게 굳은 가래떡을 썰고 손걸레로 집안 구석구석을 닦다 보면 손목에 시큰하거나 저린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손목 내부의 건과 인대가 잦은 마찰로 인해 부어오르면서 손목을 지나는 정중신경을 누르면서 통증이 생긴 것이다. 이른바 손목터널증후군(수조관증후군)이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손목을 움직이지 않는 게 가장 좋지만 손목 쓸 일이 많은 주부들이 실천하기는 힘든 게 사실이다.
대신 손목 근육을 잡아주는 손목보호대를 착용하면 손목에 부담을 덜 수 있다. 왼손과 오른손을 번갈아 쓰고 양손을 비트는 행동은 자제한다. 손목을 많이 썼을 때는 주먹 줬다 펴기, 양손가락 깍지 끼고 손목 돌리기, 손목털기 등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손목의 긴장을 풀어준다.
◇“싱크대에서는 허리와 어깨 펴고, 제기 정리는 의자에 앉아서 하세요”= 싱크대 앞에서 일을 할 때 허리를 구부정하게 구부리면 허리와 어깨에 무리가 간다. 되도록 어깨와 허리를 반듯하게 펴고 일하고 싱크대의 높이가 자신의 키와 맞지 않을 때는 받침대로 높이를 맞춰야 통증이 덜하다.
선반 높은 곳의 물건을 정리하기 위해 까치발을 하면 목과 어깨, 허리에 부담이 더해지는 만큼 의자를 딛고 올라가야 한다. 제기 닦기처럼 앉아서 할 수 있는 일은 되도록 식탁 의자에 앉아서 하는 것이 좋다. 의자에 앉을 때는 끝에 걸터앉지 말고 깊숙이 들어앉아 허리를 등받이에 밀착시키고 가슴을 펴고 앉는다.
◇“이불 빨래할 때는 낙상 주의하고, 낡은 욕실화 버리세요”= 욕실은 물기와 타일 때문에 미끄러질 위험이 많은 공간이다. 중년 여성의 경우에는 골다공증이 진행해 있는 경우가 많아 미끄러져 엉덩방아 찧으면 척추가 내려앉는 척추압박골절이라는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넘어지면서 바닥을 손목으로 짚으면 손목이나 손가락이 삐거나 골절되기도 한다. 욕실청소를 할 때는 미끄럼 방지가 된 슬리퍼를 신는 것이 낙상 예방에 도움이 된다. 오래 신어서 잘 미끄러지는 욕실화는 과감히 버린다. 욕조에서 이불 빨래를 할 때도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욕조 안의 젖은 이불은 물을 충분히 뺀 뒤 꺼낸다.
이밖에 걸레질은 밀대를 이용해 서서하고 습관적으로 쪼그려 앉지 않도록 조심한다. 쪼그려 앉아 걸레질을 하면 무릎관절염이 심해진다. 고 병원장은 “대청소 후에는 스트레칭과 가벼운 운동 등으로 근육과 척추의 긴장을 풀어주고 충분히 쉬어야 한다”며 “충분히 쉰 뒤에도 통증이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와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설맞이 대청소, 물건은 무릎으로 드세요”
입력 2012-01-16 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