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예년에 비해 이른 설 연휴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설은 연말 송년회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인 1월 중순이다. 설 연휴 중 친지나 친구들과의 술자리로 인해 음주로 인한 건강 걱정이 앞서기도 한다. 설날 새 해를 맞이하는 기쁨과 함께 건강을 해치지 않는 적당한 음주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또 우리가 잘 못 알고 있거나,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는 음주 상식은 무엇일까?
◇안주 많이 먹어도 과음하면 간은 손상된다는 불편한 진실
사실 20세기 중반까지도 술 자체보다도 마시는 사람의 영양상태가 간에 손상을 준다고 인식됐다. 안주가 마신 술을 중화시켜 간에 해가 되는 것을 막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이 실험 결과 밝혀졌다. 술이 간을 손상시킨다는 것은 최근 들어서야 밝혀진 사실이다. 한 원숭이 실험에서 고단백 안주와 술을 2년 동안 먹였더니 원숭이가 간염을 거쳐 간경화증에 이르렀다고 한다.
따라서 설날 몸에 좋은 안주를 먹었다고 좋아할 일만은 아니다. 문제는 과음을 하지 않는 것이다.
우리나라 일일 적정음주량은 남성은 5잔, 여성은 4잔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에 의하면 위험음주 기준은 남성 일일 5잔(60g)이상, 여성 4.5잔 이상이다. 이 기준을 넘겨서 지속적으로 음주를 할 경우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술 안주로 좋은 갈비찜, 잡채, 전 요리, 왜 꼭 피해야 하는 걸까?
설날 대표 음식인 갈비나 산적, 잡채, 튀김과 같은 기름진 음식들은 술자리에서 피해야 하는 음식 리스트다. 기름진 음식들은 열(熱)과 단(甘) 성질을 갖고 있는데 술의 성질도 열(熱)하고 독(毒)하다. 이들은 술의 성질을 순화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배가시켜 소화에 부담을 준다. 이보다는 간세포의 재생을 돕는 단백질 함유 음식이나 과일류 등이 좋다. 두부요리, 계란요리 등이 대표적이다.
짠 안주 역시 갈증을 일으켜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하므로 피해야 한다. 술 마시기 한 두 시간 전에 차례상에 올려 놓았던 떡국 한 그릇으로 배를 채우는 것도 방법이다. 떡국이 비어있는 위를 채워 위벽을 보호해주며 떡국에 든 탄수화물이 사람에게 쉽게 포만감을 안겨주기 때문에 음주량 역시 줄어들기 마련이다. 물론 안주를 덜 먹게 되니 다이어트에도 좋다.
또 대추 밤 배 감은 각종 장기의 기능을 보강하고 알코올을 중화시키는 효능이 있어 술 안주로 적합하다. 특히 감의 타닌 성분은 알코올 흡수를 지연시켜 주며, 위장 속의 열독(熱毒)을 제거하고 갈증을 멎게 한다. 소변을 순조롭게 해 술을 빨리 깨게 하는 효능도 있다.
◇신년마다 작심삼일이 될 단주 계획을 짜는 것일까?
신년이 되면 세우는 계획 중 하나가 바로 ‘금주’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금주 방법 3가지는 다음과 같다. ▲절주는 안 된다. 술을 아예 먹지 말아라. ▲본인 의지가 부족하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라. ▲단주 실패가 추후 음주 습관에 결정적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단주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몸이 안좋아졌거나, 큰 병이 걸린 그런 사람을 보았거나 했을 때 비로소 술을 끊어야겠다고 결심을 한다. 이처럼 단주의 동기가 확실하면 술을 끊을 수 있다. 하지만 충동적으로 결심하는 경우 실패확률도 높다.
심재종 다사랑중앙한방병원 원장은 “단주 실패자가 재음주 시 음주량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금주를 실천하고자 한다면 본인의 굳은 결심 외에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프로그램을 세워야 성공 확률이 높다”고 조언했다.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시간 쪼개기’를 해보자. 3일을 버텼다면, 3주, 3달 이런 식으로 한다. 즉 장기적인 계획 보다는 당장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그것도 힘들다면 하루 24시간을 1~2시간 단위로 쪼개서 참아보는 것을 시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주종 불가’다. 단주 종류를 도수가 높은 것에 한하고 맥주는 예외라고 계획을 세웠다가는 백프로 실패다. 주종 불가, 주량 불가다. 무조건 안 먹어야만 끊을 수 있다.
◇설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숙취해소법
음주 후 콩나물 해장국이나 북어 해장국, 혹은 명절에 주로 먹는 소고기 무국 등 맑은 국과 밥이 위에 부담을 줄이며 해장을 하기에 좋은 음식이다. 매운 짬뽕, 라면, 감자탕은 좋지 않고 맵고 짜기 때문에 위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하자.
술을 마시고 난 뒤 노래를 부르거나 몸을 움직이면, 호흡대사가 빨라져 술 성분이 빨리 몸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이것도 도움이 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도움말=심재종 원장(다사랑중앙한방병원)
이른 설날 연휴, 명절 음주에 대한 불편한 진실은?
입력 2012-01-15 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