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백병원, 10개월 여아 손가락 절단 사고 내놓고 부모 자해공갈단 대하듯 해 논란
[쿠키 건강] 국내 모 대학병원에서 간호사 실수로 10개월 된 아이의 손가락 끝 마디가 절단된 의료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해당 병원 측은 사고 발생 후 보호자들에게 ‘심하게 다친 게 아니다’며 원하는 게 뭐냐는 식의 태도를 보여 피해자들을 두 번 울렸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임신·육아 카페인 ‘맘스홀릭 베이비’ 게시판에 ‘중전마마’라는 아이디로 글을 올린 피해 부모에 따르면 해당 의료사고는 지난달 6일 일산백병원에서 벌어졌다.
‘일산백병원 의료사고’라는 글에 따르면 피해 부모는 지난달 6일 10개월 된 딸아이가 머리핀을 삼켜 일산백병원 응급실 소아병동을 찾았다. 당시 병원 측은 내시경이 필요하다며 수면마취와 내시경수술을 실시했다. 그 사이 머리핀은 소장으로 내려갔고 피해 부모들은 아이가 마취에서 깨기를 기다렸다.
문제의 의료사고는 이때 발생했다. 당시 마취가 다 깬 후 아이의 수액바늘을 제거하던 중 간호사가 가위로 아이의 왼손검지 손가락 지문부위(사진 참조·출처 맘스홀릭 베이비 인터넷 카페)를 절단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일산백병원 의료진은 “손가락 말단 신경 손상이 발생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검사가 불가능하다. 아이가 자기 의사표현이 가능한 6세 정도는 돼야 검사가 가능하다”고 부모들에게 설명했다. 이후 병원은 수면제 투여와 재마취 후 5바늘을 꿰매는 수술 등의 조치를 취했다.
피해 부모들은 당시 아이의 손가락을 절단한 간호사의 이름을 물었지만, 다른 간호사는 병원규정상 알려줄 수 없고 병원 측과 대화하라는 말만 했다.
문제는 이후 일산백병원의 태도다. 피해 부모들이 작성한 글에 의하면 수술 후 부모들은 고객상담실 실장과 얘기하라고 안내를 받았다. 하지만 고객상담실 실장은 “이런 일이 벌어져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이미 벌어진 일 어쩌겠느냐. 치료비는 무료로 해드리겠다. 원하는 게 뭐냐?”라는 이야기만 했다. 또 병원 내부 검토 후 의견을 전해 줄 테니 기다리라는 말만 했다.
피해 부모들은 명백히 병원 실수로 발생한 의료사고임에도 사과를 하기는커녕 마치 자해공갈단을 대하듯 돈을 요구하는 사람들처럼 몰아부쳤다고 울분을 토했다. 특히 피해 부모에 의하면 당시 아이 손가락을 절단했던 간호사는 종적을 감췄고, 증인이 될 만한 주변 환자와 보호자들도 종적을 감췄다고 밝혔다.
이후 피해 부모는 병원비를 전부 계산한 후 아이를 퇴원시켰으며 봉합 수술 후 이달 8일 일산백병원에 전화를 걸어 항생제 때문인지 아홉 차례나 설사를 했다고 문의했다. 하지만 글에 따르면 봉합 수술을 담당했던 의사는 “설사하는 게 그렇게 걱정된다면 항생제를 끊으면 된다”라는 답만 했다.
현재 글에 따르면 일산백병원 측은 손가락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치료해준다는 확인서만 써준 상태다.
피해 부모들은 “엄연한 의료사고로 상처를 만들어 놓고 심하게 다친 게 아니라고 한다”면서 “장애 판정을 받거나 손가락이 절단이 돼야 많이 다친 것이냐?”며 일산백병원의 태도가 너무 무성의하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쿠키건강이 13일 일산백병원 측에 확인한 결과 병원 측은 관련 사실을 모두 인정했다. 또 현재 피해 부모들에게 진심어린 사과와 추후 보상 등에 대한 확인서를 써준 상태라고 밝혔다.
일산백병원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이의 손가락을 꿰매 게 된 것 자체가 병원의 과실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현재 마음이 상하신 부모들에게 죄송하고 병원 측 과실이라는 점을 모두 받아들인다.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최선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초기 의료사고 발생 후 대응과 관련해서도 “초기 대응에서 아이와 부모님들이 마음이 상하게 한 점은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초기 대응에 실수가 있었다”면서 “현재 병원장님 명의로 문제 발생 시 치료를 해주겠다는 확인서를 써줬다. 앞으로도 해당 부모들의 마음이 상처 받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사진, 글 출처: 네이버 임신육아 카페, 맘스홀릭베이비=http://cafe.naver.com/imsanbu.cafe?iframe_url=/ArticleRead.nhn%3Farticleid=17521725&
‘황당한 병원’ 실수로 아이 손가락 절단해놓고…
입력 2012-01-13 17: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