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커피 하나가 7700원… 골프장 최고 6배 ‘폭리’

[쿠키 건강] 이온음료 6000원, 삶은 달걀 3000원, 캔커피 7700원, 캔맥주 7000원….

국내 골프장의 식음료 판매가격이 시중 마트에 비해 최고 6배 이상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한국골프소비자모임(이하 골소모)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전국 152개 골프장(18홀 이상 기준)의 주요 4개 식음료 가격을 조사해 이같은 내용의 ‘그늘집 식음료지수’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시중마트에서 1200원 안팎에 팔고 있는 이온음료는 골프장에선 최고 6000원에, 1150원에 팔고 있는 캔맥주는 최고 7000원(국내산 기준), 1700원 안팎에 파는 브랜드 캔커피가 최고 7700원에 팔고 있었다. 또 개당 500원(생달걀은 개당 187원) 안팎에 팔리는 삶은 달걀 한 개에 3000원을 받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골프장 중 식음료 값이 가장 비싼 골프장은 ‘이스트밸리’와 ‘크리스탈밸리’로 4개 품목 평균가격이 4875원이었으며, 이어 4750원을 기록한 ‘자유’ ‘센테리움’ ‘파인밸리’ ‘제이드팰리스’가 차지했다. 반면 가장 저렴한 골프장은 ‘파인리즈’로 같은 4개 품목의 평균가격이 2250원으로 비싼 골프장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이어 2625원을 기록한 ‘군산CC’가 2위를 차지했다.

이는 골퍼들이 같은 종류의 삶은 달걀 한 개와 이온음료, 캔커피, 캔맥주를 마셨을 경우 ‘파인리즈’는 총 가격이 9000원인데 반해 ‘이스트밸리’와 ‘크리스탈밸리’는 1만9500원이라는 것으로, 특히 시중마트의 가격과 비교해 볼 때 이온음료는 5배, 캔맥주는 6배로 그동안 골퍼들은 엄청난 폭리 속에 가장 비싼 음료를 마셔온 셈이라고 골소모 측은 설명했다.

골소모 관계자는 “골프장 그늘집의 경우 식음료 가격표조차 비치하지 않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골퍼들은 자신들이 먹는 음료가 얼마짜리인지도 모른 채 바가지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각 제품별 전국골프장 평균가격은 이온음료 4033원, 삶은 달걀 1406원, 캔커피 4782원, 캔맥주 4904원으로 시중가격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가장 비쌀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충청남북도가 3999원으로 가장 높았고 경기도가 3984원으로 2위를 기록했으며 경상남북도 3553원, 강원도 3800원, 제주도 3555원 순이었다. 전라남북도는 3333원으로 가장 저렴한 것으로 조사돼 1위 충청남북도와 무려 711원의 차이가 났다.

박강민 골소모 대표는 “세계 최고 수준의 비싼 그린피를 내고 입장하는 것도 억울한데 식음료마저 바가지를 씌우고 있는 것은 고객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며 “골프장들이 기회만 생기면 골퍼들을 돈벌이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발상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늘집은 사실상 골프장들이 많은 손님을 받기 위해 만들어놓은 곳으로 골퍼들을 상대로 장사만 할 생각을 하지 말고 간단한 자판기 등으로 대체해 실비로 식음료를 서비스해야 한다”며 “앞으로 골퍼들을 상대로 그늘집 식음료가격 명세서받기를 생활화하고 지속적으로 골프장들의 폭리 실상을 파악해 공개하고 가격을 내리도록 촉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골프소비자모임은 골프장 그늘집 식음료가격이 정상화 될 때까지 앞으로 매 분기별로 ‘그늘집 식음료지수’를 조사해 발표할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