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정부지원금으로 진행되는 소비자단체의 연구용역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엉터리로 진행돼 ‘세금만 축내고 있다’는 거다. 이유는 간단하다. 본연의 임무보다는 실적내기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용역을 꾸준히 따내야 하는 소비자단체로서는 어찌됐던 이슈가 될 만한 사안을 부각시켜 실적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비난의 화살은 공정위에도 향해 있다. 연구용역에 옥석을 가려내야 하지만 그 또한 부실하기 짝이 없다. 소비자 혼선을 초래할 수 있는 소비자단체의 연구용역을 그대로 반영해 관련 업계의 불만까지 업고 있다.
10일 공정위는 소비자생활연구원(이하 소생연)에 연구용역을 준 프리미엄 분유의 평가결과를 급하게 발표했다. 내용의 핵심은 프리미엄 분유라 해서 일반 분유와 큰 차이가 없는데 가격만 높다는 것. 관련업계는 즉각 소생연의 이같은 평가결과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러면서 왜 굳이 이전 발표 내용(녹색소비자연대 2008. 6)을 ‘재탕’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소생연의 연구가 정확한 조사라면 관련업계가 공정위에 일언반구라도 할 수 있겠는가.
내용은 좀 다르지만 소비자단체의 이상한 발표는 또 있다. 지난달 환경운동연합 등 17개 시민ㆍ교육ㆍ노동단체로 구성된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만들기 국민행동’은 급식용 통조림에서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며 대대적으로 언론을 통해 알린 적이 있다. 이에 대해 보건당국은 통조림 제조 시 환경호르몬 용출기준에 따랐다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통조림 안 껍질이냐 통조림 속 음식물이냐는 애매한 논란만 무성했을 뿐 아무 소득 없이 사안은 서둘러 종결됐다. 소비자단체의 발표에 논란만 있고 신뢰는 없다는 비난도 이런 이유에서다.
프리미엄 분유가 비싼 건 사실이다. 영유아를 둔 부모 입장에선 ‘우리 아이 먹을 분유인데…’라는 생각에 비싸지만 어쩔 수 없이 품질 좋은 분유를 먹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유업계의 프리미엄 분유값을 견제하는 소비자단체의 조사행위는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이왕 세금을 들여 하는 조사라면 실적 쌓기 보다는 프리미엄 분유값이 너무 비싸 부모 등꼴이 휠 지경이니, 확실한 가격 인하 카드를 들고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확실한 카드가 아니라면 적어도 발표해서 논란이 될 만한 사안은 최소화해야 한다. 소생연처럼 어정쩡한 발표가 자칫 소비자의 기대심리만 키울 뿐 소득은 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득 없는 발표로 논란만 키워 소비자 혼동을 초래하는 소비자단체의 조사를 누가 신뢰하겠는가. 소비자단체의 자질 개선이 필요한 때다. ckb@kmib.co.kr
[기자의 눈/ 조규봉] 소비자단체의 ‘입’…신뢰는 없고 논란만 있다
입력 2012-01-10 0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