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국내 연구진이 실제 내시경보다 10만배나 작은 나노와이어 기술을 기반으로 세포 손상 없이 고해상도로 세포 내부를 관찰할 수 있는 세포내시경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총장 서남표)은 10일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지호 교수 연구팀이 미세한 빛을 주고받을 수 있는 광학 나노와이어를 이용해 세포내에서 나오는 미세한 광학신호를 세계 최초로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사람의 위나 대장 등의 장기를 직접 관찰하는 내시경처럼 세포 손상 없이 고해상도로 세포 내부를 관찰할 수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할 경우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미세한 생물학적 현상을 연구해 질병을 보다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호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광학 나노와이어는 지름이 100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로 세포에 삽입해도 손상되지 않을 만큼 작게 만들었다. 재료는 빛이 잘 통과하는 주석산화물로 구성된 반도체가 사용됐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광학 나노와이어를 빛의 송수신에 많이 사용되는 광섬유 끝에 연결해 광섬유로부터 나오는 빛이 나노와이어를 통해 세포 내 특정부위에 전달되고, 또 세포에서 나오는 광학신호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나노와이어에 세포가 손상되지 않는 것에 착안해 나노와이어의 끝에 빛에 반응하는 물질을 입히고 이를 세포에 삽입했다. 그런 다음 빛을 전달하면 그 물질이 빛에 반응해 세포내로 침투하는 것을 확인했다.
따라서 이 기술은 약물을 세포 내 특정부위에 효과적으로 전달해 치료목적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박지호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생체 외에서 배양된 세포에만 적용했지만 곧 이 기술을 생체 내에 위치한 특정세포에 미세하게 광학적으로 자극해 조정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생체 내 특정부위의 세포 안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현상을 연구해 질병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나노기술 분야 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12월 18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한편, KAIST 박지호 교수와 KAIST 생명화학공학과 양승만 교수, 허철준 박사, 고려대 생체의공학과 최연호 교수, UC버클리대 화학과 페이동 양(Peidong Yang) 교수와 류슈에 얀(Ruoxue Yan) 박사, 바이오공학과 루크 리(Luke Lee) 교수 등이 다학제간 협력 연구자로 참여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손상없이 세포 관찰하는 ‘세포내시경’ 개발
입력 2012-01-10 1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