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만 있는 부모님? 빙판길 사고 의심하세요!

입력 2012-01-04 18:28
조치 없이 집에서 누워 있는 경우 많아… 진단 필수

[쿠키 건강] 영하권을 맴도는 겨울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눈도 심심찮게 내린다. 추운 날 만들어진 빙판길은 미끄러운 바닥이 된다. 이런 날 조심해야 할 것이 미끄러져 넘어지는 낙상 사고다. 겨울철 낙상사고는 다른 계절에 비해 3~4배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젊은 사람들은 경미한 부상으로 끝날 수 있지만 노인은 심한 골절상이 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대부분 뼈가 부러지지 않는 한 병원 치료를 잘 받지 않지만 낙상사고는 방치하면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경미한 부상이라도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 노인 골다공증 환자, 낙상 위험 더 높아= 겨울철 낙상사고로 많이 다치는 골절 부위는 척추, 엉덩이 뼈, 손목 등이다. 넘어지는 순간 반사적으로 손이 땅을 짚게 돼 손목 부상이 가장 많다. 그 뒤를 잇는 것이 바로 척추와 엉덩이뼈다.

낙상환자는 노인들, 특히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한다. 이유는 골다공증으로 인해 뼈의 구조가 남성보다 약하기 때문이다. 중년 이후 여성들의 골다공증 유병률을 높은 편이지만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평소에는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다가 가벼운 외상에 뼈가 골절된 후 병원에서 골다공증을 알게 되는 경우도 많다.

◇골절로 거동 불편, 누워있으면 폐렴 유발= 낙상사고는 뒤로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척추와 엉덩이뼈(고관절)를 조심해야 한다. 특히 골다공증 환자에게 많이 발생하는 척추압박골절 사고를 당할 가능성이 크다.

척추압박골절은 뼈가 부러지거나 금이 가는 일반적인 골절과는 달리 척추 뼈가 눌려 납작해진 형태로 변형된다. X-ray나 MRI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한 후 증상에 따라 약물치료, 물리치료 및 주사치료 등의 비수술치료로도 호전이 가능하다. 증상이 심하다면 골 시멘트를 이용해 내려앉은 척추뼈를 다시 복원시켜주는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엉덩이 뼈, 고관절 골절도 치명적이다. 엉덩이뼈가 골절되면 거동 자체가 힘들어져 누워있게 되는데 자칫하면 욕창이나 폐렴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황상원 분당척병원 원장은 “엉덩이로 넘어지면서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다리나 팔처럼 통증이 심하지 않고 부기가 적어 처음에는 이상증상을 잘 느끼지 못한다”며 “ 고관절은 저절로 붙는 법이 없어 대부분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고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고통 없더라도 정확한 진단이 중요= 뼈가 완전히 부러지면 통증이 심하고 일상생활이 힘들기 때문에 바로 병원을 찾게 되지만 그 즉시 통증이 심하게 느껴지지 않는 경우에는 집에서 파스나 찜질 등을 통해 자가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다.

금이 가거나 부러진 뼈가 서로 맞물리면 큰 고통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참고 넘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골절된 뼈가 더 어긋나면 날카로운 골절편이 주위 조직을 찔러 부상을 악화시킨다. 치료가 늦어질수록 뼈가 붙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신속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어느 부위든 증상이 경미하다면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주사치료 등 간단한 시술과 휴식을 통해 호전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를 방치하면 상태가 악화돼 수술적치료가 불가피하다.

정호석 서울척병원 원장은 “낙상을 당하고도 치료를 안 하거나 심지어 가족, 자식들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 통증을 참는 노인들이 많은 편”이라며 “가정에서는 노부모의 행동변화를 항상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