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지난해 보건의료분야는 보험재정 절감과 약가인하, 리베이트, 정치권의 복지정책 논쟁 소용돌이 속에 다양한 의견충돌과 불통(不通)이 이어졌다. 2012년 임진년은 4월 국회의원 총선거와 12월 18대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이다. 많은 정치적 변화와 한미FTA, 급변하는 세계경제환경 속에 국내 보건의료분야도 다양한 변화가 예견된다. 보건복지부 등 보건의료분야 공공기관과 각 분야별 단체장들의 신년사를 통해 2012년 ‘보건의료분야 키워드’를 찾아본다.
◇예방 중심의 정책, 국민과의 소통
보건의료와 복지분야 정책을 집행하는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 등은 가장 먼저 국민과의 소통(疏通)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임채민 복지부 장관은 신년사를 통해 “국민들의 요구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이 복지정책의 가장 기본적인 과제일 것”이라면서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이해를 구하면서 정책의 우선순위와 일의 완급에 대해 국민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국민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올해 복지부는 주요 정책방향을 ‘예방중심의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 구축, 사회안전망의 강화와 촘촘한 복지서비스 공급망 가동, 보육서비스의 확대와 노후대비를 위한 정책지원’ 등을 역점 과제로 추진해 성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임장관은 “국민들의 보다 실천적인 참여와 정책공급자들의 투철한 책임의식을 바탕으로 보건의료와 사회복지정책, 저출산·고령화에 대비한 정책들을 과감하면서도 일관성 있게 밀고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012년 정책 목표로 ‘365, 더 건강하게 더 안전하게’를 선포했다. 신임 이희성 식약청장은 신년사를 통해 “식약청 직원 모두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막중한 사명을 해결하기 위해 헌신적인 노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민과 적극 소통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구체적인 실천 전략으로 ‘위해도에 따른(Risk-based) 사전예방 강화’, ‘취약요인에 선제적 대응을 통한 국민안심도 확보’, ‘첨단바이오 등 보건산업 경쟁력 제고’, ‘소통과 협력을 통한 국민 신뢰 구축, 미래 식·의약 환경변화 대응’을 제시했다.
강윤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도 신년사를 통해 “지난해 심평원은 소통에 집중했다”면서 “올해에는 소통에 기반해 변화를 꾀하고 고객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가 공감하는 데 주력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 원장은 이를 위해 심평원은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 확보’라를 공적 사명을 수행하고 고객 신뢰를 받는 초일류 공기관으로 정착하는데 모든 조직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심평원은 ▲심사업무의 공정성·일관성 향상 ▲의료서비스 질관리 강화 집중 ▲약제관리의 고도화, 효율화 추진 ▲경영관리체계 선진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 ▲창의와 도전의 조직문화 정착 등 5가지의 핵심 추진 과제를 선정했다.
◇의료계 위기 극복위해 최선 다할 터
대한의사협회를 포함한 각 의료단체들은 2012년 희망과 위기 극복을 화두로 꼽았다.
의사협회 경만호 회장은 신년사에서 “의료계의 희망 찾기는 계속되어야 한다”며 “현실의 벽이 높다해도 희망은 버릴 수 없기 때문에, 의료계가 희망을 갖지 못한다면 국민건강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경 회장은 조만간 판결이 나올 예정인 국민건강보험법 헌법소원 결과가 의료계의 2012년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 또 다른 희망찾기로 ‘의약분업 개선’도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경만호 회장은 허울뿐인 의약분업의 부당함을 국민들에게 적극 알리고, 비효율적인 제도개선을 위해 적극 나서야한다고 강조했다.
대한병원협회는 2012년 중점 사업 방향을 ‘국민들의 불편해소와 병원경영 어려움 해소’로 결정했다.
성상철 회장은 “2011년은 병원계 모두 하나가 돼 큰 힘을 발휘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된다”며 “국민들의 불편 해소를 위해 시작된 의약분업 제도개선 전국민 서명운동에 보여준 전국 병원가족들의 일치된 마음과 적극적인 참여로 260만여명의 국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냈다”고 평가했다.
성 회장은 “올 한해에는 어려운 병원경영 정상화를 위해 비합리적인 건강보험수가 결정체계를 개선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아직 끝나지 않은 영상장비 수가소송에서도 최종 승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곤 대한한의사협회 회장도 “지난 2011년 국민들의 과분한 사랑과 따뜻한 격려에 힘입어 한의약을 활용해 국민건강증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2012년 새해에도 대한한의사협회 2만 한의사 일동은 소외되고 어두운 사회 곳곳을 돌보는 의료봉사는 물론, 한의약과 관련된 각종 불합리한 법과 제도를 개선하고, 한의약 육성·발전을 위한 정부의 연구와 투자가 보다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아직도 암암리에 기승을 부리고 있는 불법 무자격 한방시술을 완전히 뿌리 뽑아 국민건강증진에 보다 더 적극적으로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특히 한의사협회는 오는 2월 19일에 개최되는 ‘2012전국한의사대회’를 시작으로 한의계의 힘을 모으고, 한의약의 정체성 확립과 접근성 및 대중성을 제고함으로써 2012년을 ‘제2의 한의약 부흥과 도약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약가인하로 110년 제약산업 역사상 가장 큰 시련의 시기에 처했다고 평가한 한국제약협회는 2012년에는 약가인하 정책을 법적 대응으로 막아내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국제약협회 이경호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무차별적이고 가혹한 정부의 일괄 약가인하 정책을 법적 대응으로 막아 낼 것”이라며 “모든 회원사들이 적극 참여하여 힘과 지혜를 모아서 기필코 승리하고, 협회 또한 소기의 성과가 반드시 도출되도록 물심양면의 지원과 협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경호 회장은 “리베이트 등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답습한다면 투명한 유통질서를 확립할 수 없고 제약산업은 국가 성장동력은 물론 글로벌 산업으로 발전할 수도 없을 것”이라며 “선진 제약국가로 가기 위한 의지를 가지고 GMP 시설 업그레이드, 신약개발 투자 확대, 공정거래 질서 확립에 제약인 모두 힘을 합쳐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계도 2012년 변화를 통한 혁신과 도약, 경쟁력 확보를 다짐했다.
서울대학교병원 정희원 원장은 “새해는 첨단치료개발센터와 첨단외래센터, 메디컬HRD센터 등 세계적인 의료기관으로 가기 위한 시설인프라공사가 일제히 착공에 들어가는 원년”이라며 “서울대병원이 암을 비롯한 중증질환 치료에 있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지기 위한 절실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정 원장은 2012년 역점 과제로 병원의 국제화 추진, 연구중심병원 도약하기 위한 역량 집중, 의료리더를 양성하는 교직원 역량개발 강화, 차세대 디지털 병원경영 시스템 구축, 국가정책협력병원으로서 의료정책제도개선 적극 대처 등을 제시했다.
국립암센터 이진수 원장은 신년사에서 국립암센터(NCC)의 미션과 우리의 비전 2020을 이루기 위해 ‘1T 1S 4Ps’ 캠페인을 제안했다. 이진수 원장은 이 캠페인은 신뢰(Trust)의 T, 섬김(Stewardship)의 S와, 원칙(Principle), 열정(Passion), 긍정(Positive mindset), 실용(Pragmatism)의 4P를 결합해, ‘평화를 위하여’라는 뜻이 함축된 ‘It is for Peace’캠페인을 통해 ‘NCC 웨이’를 만들어 가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수 원장은 “이는 자신의 위치가 어디건 맡은 곳에서부터 이러한 자세로 ‘NCC 웨이’ 문화를 만들어 나가자는 것”이라면서 구체적인 실천 과제로 ▲글로벌 항암신약개발의 중심축 역할 수행 ▲다가올 10년을 위해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는 시설 개선 마스터 플랜 추진 ▲국제암전문대학원 설립 ▲각종 연구 협력 강화 ▲청렴도·투명성 강화 등을 꼽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신년사로 보는 2012년 보건의료계 키워드는?
입력 2012-01-03 14: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