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건강매거진 - 정신건강 프로젝트] 거식증과 폭식증, 섭식 장애에 대한 모든 것!

입력 2012-01-02 17:12
흔히 거식증과 폭식증으로 잘 알려져 있는 섭식장애.
단순히 많이 먹고, 아예 입에도 대지 않는
식사량의 문제를 떠나서,
심각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는
위험한 증상인데요.
오늘 <정신건강 프로젝트>에서,
이 섭식장애에 모든 것,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요즘 흔히 “외모가 경쟁력이다”라는 말, 자주 하는데요.
특히 여성의 경우, 마른 체형을 선호하는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에
원하던, 원하지 않던 다이어트를 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게 됩니다.
하지만 다이어트가 필요하지 않은 정상 체중임에도 불구하고,
살을 빼야 한다고 강박적으로 느끼게 되는 경우도 많다는데요.

보건복지부가 초, 중, 고등학교 여학생
2천 8백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전체의 65%, 셋 중에 두 명이
다이어트를 해 봤다고 대답했다고 하는데요.
체중이 정상인데도 스스로 뚱뚱하다고 생각하는
여학생도 절반 가까이 됐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여성들 중 어느 정도가 이 섭식장애로 고통 받고 있는 것일까요?






A) 이정현 정신과 전문의
요즘 젊은 여성들의 약 4% 정도까지 보고 있으니까
길에 가는 젊은 여성 중 20명 중 1명 정도가 섭식장애의
증상을 가지고 있다고 봐야 함. 숨겨져 있어서 그렇지,
생각보다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죠.

생각보다 많은 여성들이 섭식장애로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섭식장애를 자세히 분석해보기 전에,
먼저 섭식장애의 정확한 정의부터 짚어볼까요?

A) 이정현 정신과 전문의
식이장애는 크게 거식증과 폭식증,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거식증은 환자분께서 자신의 체중을 키에 해당하는 정상체중의
85% 미만을 유지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찌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고,
체중이 자존감에 큰 영향을 미칠 때,
또 3개월 정도 생리를 하지 않을 때 거식증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폭식증은 3개월 정도 주 2회 이상, 폭식 에피소드가 있고
체중으로 인해 자존감의 영향을 많이 받고
보상행동인 굶기, 구토, 심한 운동가 동반될 경우 진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거식증 따로 폭식증 따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통틀어서 섭식장애라고 합니다.

여자라면 누구나 날씬하면서 아름다운 몸매를 꿈꾸기 마련이죠.
하지만 이런 욕심이 결국 자기 자신을 다그치게 되고,
결국에는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만드는 것인데요.
그렇다면 섭식장애는 왜 생기는 걸까요?

A)
물론, 시작은 다이어트가 많습니다.
다이어트를 하다보면 거식증이 오고 폭식증이 생기고.......
하지만 많은 여성들이 다이어트를 하는데 다 섭식장애가 오는 것은 아닙니다.
섭식장애를 잘 일으키는 심리적 원인들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 간에 문제가 있다거나,
자존감이 낮다거나, 대인관계 어려움,
완벽주의자 분들이 다이어트를 했을 경우 섭식장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죠.

작년 프랑스 출신의 모델이 거식증으로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섭식장애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주목하는 계기가 되었는데요.

하지만 일반적으로 무조건 음식을 거부하는 거식증보다
폭식증을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인데요.
얼마나 많이 먹어야 폭식증인지, 과연 그 기준은 무엇일까요?


A)
폭식의 기준은 우선, 같은 시간 내에 누가 봐도 많은 양의 음식을 먹는 것을 말하는데요,
이것이 중요한 한 가지 기준이고요.
또다른 중요한 기준은, 음식의 양에 대한 조절감 상실입니다.
그러니까, 내가 음식을 조절하지 못하고 먹었다는 느낌, 이것이 폭식인지
과식인지 결정을 내리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고요.
그래서 폭식의 정의는 이렇지만,
또 그 하위분류로는 객관적 폭식과 주관적 폭식으로 구분합니다.
객관적 폭식은, 누가 봐도 많은 양의 음식을 먹으면 객관적 폭식이라 말하고,
주관적 폭식의 경우에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그렇게 많이 먹지는 않았지만,
본인이 생각하기에 너무 많이 먹었다고 생각하고, 조절감을 상실했다고 느낀다면
그것을 주관적 폭식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폭식증의 한 가지 증상이라고 판단을 합니다.

대부분의 섭식장애 환자들은 외부로 병이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섭식장애의 치료,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 것일까요?

A)
치료는 약물치료, 인지행동치료, 정신상담치료, 가족치료, 이렇게 크게 네 가지가 굉장히 중요하고요.
약물치료는 최근에 섭식장애 연구를 통해 세로토닌 부족으로 인해
식욕조절과 감정조절이 잘 되지 않은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약물로 세로토닌을 보충해주어 폭식과 감정이 조절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약물치료 필요하게 되었고요.
인지행동치료는 환자가 가진 식사관련 문제점을 세분화해서
환자가 쉽게 고칠 수 있는 작은 것 하나부터 차근차근 고쳐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정신상담치료는 단순히 체중이나 다이어트에 대한 문제로 오는 섭식장애가 아니라고 보고,
이 병과 함께 오는 심리적, 자존감, 가족, 대인관계, 정체성에 대한 문제들을
함께 다루면서 상담을 하면서 진행합니다.
가족치료는 섭식장애를 많이 앓는 10대, 20대가 영향을 많이 받는 가족이기 때문에
가족도 교육을 받고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상담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섭식장애 환자들을 괴롭히는 것 중 또 하나는 음식 조절과 그로 인해 발생되는
정신적인 문제들을 너무 쉽게 의지의 문제로 매도하는 것입니다.
가족이나 주변사람들이 섭식장애 환자가 의지가 약해서, 결단력이 부족해서,
섭식장애를 앓는다고 생각하는 것.
바로 그것이 가장 잘못된 선입견이자, 치료의 장애물이라는 거죠.

A)
섭식장애는 절대 의지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강박적일만큼 의지가 강하고,
한 번 마음먹은 것은 이루어내는 결단력과 추진력이 강한 사람이 나타납니다.
배부름과 배고픔의 사인을 전달하는 뇌의 전달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지,
결코 의지가 약해서 음식 양을 조절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변에서 정말 도와주고 싶으시다면
의지가 약해서 못하는 거다라는 말씀을 안 해주시는 게 도와주시는 거죠.

섭식장애는 몸의 상태뿐만 아니라 마음의 상태까지 악화시키고
심각할 경우 사망에 이르기까지 하는 증상이니만큼,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판단하기 위해서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A)
아마 이 병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면, 혼자서 어려움을 겪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전문기관에서 치료를 받는다면 본인의 생각 이상으로
훨씬 더 다양하고 종합적인 도움을 받으실 수 있기 때문에
혼자서 오랜 기간 고민하고 병을 더 키우지 마시고
얼른 치료기관을 찾아서 본인에게 맞는 적절한 치료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용기를 가지시길 기대합니다.

나를 가장 눈부시고,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 그것이 오로지 외모뿐일 수는 없겠죠.
내면의 아름다움을 논하는 것이 식상하다고 할지라도,
가장 오래 머무는 향기처럼 우리를 끌어당기는 스스로의 매력을 찾아 자존감을 회복하는 것!
섭식장애 극복을 위한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또,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초기에 전문가에게 적절한 치료와 상담을 받는 것
역시 중요하다는 사실, 잊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