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매년 새해를 맞이하며 대다수 사람들은 살빼기와 운동 등 건강을 챙기려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2012년 흑룡의 해를 맞아 한림대학교의료원 의료진을 도움말을 통해 독자들에게 다양한 건강정보와 올바른 생활습관 지키기 방법을 제시한다.
#서울에서 거주하는 주부 K씨(50·여)는 지난해 말 목에 무엇이 걸린 것 같은 느낌이 자주 들었다. K씨는 새해가 되자마자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 여러 곳의 이비인후과를 다니고 각종 검사를 받았지만 매번 정상이라는 진단이 나왔다. 하지만 이물감이 계속되자 ‘혹시 암 같은 나쁜 병이 아닐까?’ 하는 걱정에 계속 불안하고 초조해졌다.
게다가 의사가 자신을 속이고 보호자에게만 증상을 설명한 것 같은 의심이 들어 보호자와 싸우는 등 병원에서도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동안 정신과 진료 권유를 수차례 받았으나 거부하다가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방문했다.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는 진단에 약물투여와 정신치료로 안정을 찾았다.
◇치료가 필요한 건강염려증은?
새해 소망으로 ‘건강’을 꼽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새해맞이 건강검진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문제는 건강검진을 받으려고 하다보니 갑자기 어떤 증상에 과도하게 집착하게 되는 ‘건강염려증’이 시작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덕인 한림대학교성심병원 정신과 교수는 “건강염려증이란 대부분 어떤 신체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 이에 집착하면서 시작된다”며 “일반적으로 모든 사람에게는 설명되지 않는 사소한 신체 증상이 있을 수 있으나(예를 들어 소화불량, 두통, 가슴 통증, 피부발진 등등) 건강염려증 환자들은 이를 사소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확대 해석하며 불안해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식은땀이나 기침, 체한 증상 등을 보고 악성종양, 심장병 등 심각한 질병에 걸린 것으로 생각하게 되고, 이로 인해 불안해하거나 공포심을 갖는다. 또 검사 결과를 제시해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해지면 신체망상 수준으로 발전되고, 과반수에서 우울증도 동반된다. 이런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될 때 건강염려증으로 진단한다.
전덕인 교수는 “자신의 의학적 지식에 비춰 검사결과 아무런 이상이 없어도 오진이라고 여기거나 심각한 질병을 의사가 숨기고 있다는 망상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며 “본인 스스로 건강염려증이라는 것에 대해 인정하지 못하므로, 의사·환자 사이의 신뢰 관계를 잘 구축해 치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건강염려증이 있는 사람들은 주로 주위에서 질병을 가지고 있는 가족이나 친지, 의학 서적, 매체 등을 통해 의학지식을 얻으며 자신의 신체적 증세나 건강관련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어떤 이들은 적절한 치료나 보호를 받고 있지 못하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이 걸렸다고 믿는 질병이 자주 바뀌기도 한다. 보통 이 증세로 인해 사회생활 또는 경제활동을 하는 데 지장이 생기기도 한다.
이 질병 환자들은 정신적인 요인에 의한 질병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치료하기가 쉽지 않고, 일반적으로 정신요법 또는 약물요법 등을 시행한다. 문제는 이렇게 건강염려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정신과 치료에 쉽게 동의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다른 과를 전전하며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경향이 생긴다.
◇연령별 필요한 건강체크 포인트
▲20~40세=매년 키, 몸무게, 혈압, 콜레스테롤, 간기능, 대변, 흉부(X선사진) 등에 대한 기본검사를 받아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1~2년마다 제공하는 건강검진은 종합검진처럼 진료항목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성인병 관리 항목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매우 중요한 건강관리용 검사이므로 빠뜨리지 말고 착실히 받는다.
▲40~64세=20~40세에 받는 기본검사 이외에 암에 대한 정기검사가 필요하다. 암 발병 초기에는 아무런 자각증상 없어 발견이 쉽지 않지만 초기에 발견하면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하지만 누구나 조기발견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모든 검사를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암 검사는 비용과 효율측면에서 검사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가능하고 발병율이 높은 암에 대한 정기검진만 받으면 된다.
성인 남성에게 발생율 1위인 위암은 위장조영촬영이나 위내시경 검사로 진단한다. 위암 검사는 남녀를 불문하고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는데 특별히 증상이 없더라도 40세 이후에는 1~2년 간격으로 받아야 한다. 간암검사는 증상이 없으면 반드시 정기검진을 받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C형 간염, B형 간염, 혹은 보균자, 만성간염이나 간경화 등이 있을 경우에는 간암의 조기진단을 위해 6개월에 한번씩 간 초음파검사를 포함한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여성은 매년 자궁암 검사를 받아야 하며 유방암 검사는 40세 이후부터 1~2년마다 유방X선 촬영을 받는 것이 좋다.
▲64세 이후=기본검사 이외에 필요한 경우 암에 대한 검사 및 협심증, 갑상선기능검사 등을 추가로 받는 것이 좋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2012년 새해 건강생활백서-①]새해 지나친 ‘건강염려증’은 금물
입력 2012-01-01 08: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