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사우나·장시간 PC사용·온열기 머리 쬐기·매운 음식 섭취 등 주의해야
[쿠키 건강] 외부 자극이 없는데도 금속과 바람 등 특정 소리가 들리는 증상인 ‘이명’은 날씨가 추워질수록 많이 발생한다고 한다. 추위로 인해 활동량이 줄고 집안생활을 오래 하면서 조용한 곳에 있는 시간이 늘어 증상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의학에서는 겨울철에 이명을 일으키거나 심해지는 보다 직접적인 원인을 ‘화(火)’의 작용에서 찾는다. 화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데 만물을 따뜻하게 하고 양육하는 작용을 하는 반면 만물을 태우고 사람의 경우 진액을 소모시켜 건조하게 하는 작용을 한다. 또한 타오르면서 위로 올라가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화가 많아져 상열감(上熱感: 머리나 얼굴 상체에 열이 있는 증상)이 강해지면 머리와 얼굴 등 인체의 윗부분에 주로 나쁜 증상이 나타난다.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이명’ 증상 또한 상열감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다.
변재석 마포소리청한의원 원장은 “화(火)가 내이의 혈관압력을 상승시켜 청각세포가 손상되고 동시에 청력을 담당하는 신장(콩팥)기능이 떨어져 이명이나 청력저하 현상까지 나타난다”며 “겨울철에 춥다고 온열기기를 장시간 사용하거나 뜨겁고 매운 음식을 자주 섭취하는 사소한 습관들이 자신도 모르게 이명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변 원장이 꼽은 겨울철 이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위험한 생활습관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에서)찜통 사우나 이용’, ‘장시간 PC사용’, ‘온열기 머리에 쬐기’, ‘매운 음식 섭취’ 등이다.
이 가운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상태에서의 사우나를 이용하는 습관이 가장 위험하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간양상항(肝陽上亢: 간의 양기가 위로 뜬 상태)이 된 상태가 많아지면서 신체의 기혈은 막히고 머리 부위에 상열감이 집중되는데 이때 사우나의 고온에 노출되면 불속에 기름을 붓는 상황이 된다. 특히 머리를 많이 쓰면서도 운동도 잘 하지 않은 부실한(?) 사무직 직장인들의 경우 더 위험하다.
실내에서의 장시간 PC사용도 사우나 이용 못지않은 위험요소다. 변 원장은 “장시간 나쁜 자세로 PC를 사용하면 ‘흉쇄유돌근(어깨와 목 사이의 특정근육)’을 극도의 긴장상태에 빠뜨려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기 때문에 이명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아무래도 겨울에는 실외보다 실내 활동량이 많을 수 밖에 없는데 현대인들은 대부분 인터넷이나 게임에 빠지기 쉽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여름보다 왠지 추운 겨울에 어울릴 것 같은 떡볶이, 닭발, 육개장 등 매운 음식도 습관적으로 많이 섭취하면 역시 이명을 일으키는 위험요소가 된다. 매운 음식은 보통 성질이 뜨거운데 지나치게 매울 경우 먹자마자 금방 머리가 뜨거워지는 상열감이 발생할 수 있다.
이밖에도 강한 복사열로 공기를 데우는 방식의 전열기를 상체에 많이 쬐는 것도 역시 상열감을 높여 이명의 원인이 된다. 더구나 춥다고 환기를 잘 시키지 않고 밀폐된 공간에서 지속적으로 열을 쬐게 되면 실내 공기를 더욱 건조하게 만들어 몸의 혈관을 확장시키고 뇌혈류를 증가시켜 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겨울철 이명’ 미리 예방하려면…
입력 2011-12-29 0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