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맹증부터 안구건조증까지, 겨울스포츠 눈건강 주의보!

입력 2011-12-29 07:19
고글 착용, 자외선 차단 렌즈 등 미리 준비하는 게 안전

[쿠키 건강] 강추위가 찾아오면서 전국 스키장에는 스키와 보드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겨울 스포츠는 신체 면역력이 떨어지는 추운 날씨에 스피드를 즐기거나 과도한 신체 활동을 요구해 크고 작은 부상에 노출될 위험이 높다. 관절이나 근육 등의 부상 외에도 간과할 수 있는 신체부위가 바로 ‘눈’이다. 눈은 신체에서 가장 민감한 부위인 동시에 한번 다치면 회복이 빠르지 않아 주의해야 한다.

◇최대의 적 자외선, 실명될 수도 있어= 스키장에서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눈 질환의 원인은 자외선이다. 겨울에는 볕이 약해 자외선이 강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겨울철 스키장의 자외선은 도심 자외선의 두 배 정도 높다. 하얀 눈에 의한 햇빛 반사율은 80% 이상으로 여름의 일시적인 자외선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눈밭에서 오랜 시간 야외활동을 즐기다가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눈 질환은 ‘설맹증’이다. 눈에 반사되는 자외선으로 각막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고글이나 선글라스 없이 장시간 겨울 스포츠를 즐기다가 쉽게 발병할 수 있다. 눈동자가 자외선에 노출되면 화상으로 염증이 발생하고 각막이 손상된다.

각막의 상처 난 부위에 세균이 침투하거나 염증이 생기면 각막 궤양과 같은 질환이 생겨 심각한 경우 실명의 위험에 이를 수 있다. 특히 라식과 라섹 같은 시력교정수술을 받았다면 심한 자외선 노출로 인해 검은 동자에 혼탁이 생겨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스키장에 가기 전 안과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자외선차단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지속적인 찬바람 노출, 안구건조증의 원인= 겨울 스포츠 마니아들은 추울수록 스릴과 재미가 증가한다고 한다. 하지만 추운 날씨에 찬바람을 쐬면서 스키나 보드를 즐기다 보면 안구건조증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흔히 나타날 수 있는 눈 질환인 만큼 그냥 지나쳐버릴 수 있지만 자칫 만성 안구건조증이나 각막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안구건조증은 눈 표면이 마르면서 충혈과 따가움, 자극감을 동반하고 눈을 비비거나 만지면 각막 손상 또는 세균 감염 등을 일으킬 수 있다. 평소 안구건조증이 없더라도 찬바람을 계속 쐬다 보면 눈 표면이 마르거나 과도하게 눈물이 나와 안구건조증이 발생할 수 있다. 평소 안구건조증이 있는 사람은 증상이 악화돼 각막염이나 각막궤양이 생길 수도 있다.

또 다른 위험 요인은 눈의 외상이다. 스키장은 사람들이 붐비는 데다 스피드를 즐기는 격렬한 운동을 하는 곳인 만큼 타인과 몸이 충돌하거나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넘어질 수 있다. 스키를 즐길 때 필요한 뾰족한 폴 등 위험 요소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스키를 즐기던 중 눈 속에 있는 작은 모래나 이물질이 눈에 들어갔을 경우 깨끗한 물로 가볍게 눈을 헹구고 방부제가 포함되지 않은 안약을 넣어 이물질을 빼준다. 눈에 큰 상처가 났을 경우에는 즉시 병원을 방문하는 게 안전하다. 눈에 이상이 생겼을 때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하면 영구 실명에까지 이를 만큼 위험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진국 비앤빛 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은 “겨울 스포츠는 면역력이 떨어진 겨울에 즐기는 만큼 다칠 우려가 높고 다쳐도 회복이 느려 사전에 예방하는 게 최선”이라며 “스키나 보드를 즐기려면 고글을 반드시 착용하고 눈 건강이 염려된다면 전문의와 상담을 거쳐 자외선차단렌즈 등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눈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