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를 떠올리는 분들 많으실 텐데요.
특이하게도 이 라디오를 통해
정신 장애인들의 재활을 돕고 있는
보건소가 있다고 합니다.
오늘 “우리 동네 보건소”에서는
정신 장애인들과 함께 만드는 인터넷라디오를 개국한
송파구보건소를 찾아갑니다!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우리 삶에 잔잔한 위로가 되어주는 라디오.
라디오는 우리 생활 속에서 때론 활력소로,
또 때론 달달한 매력으로 다가오는데요.
이런 라디오가 마음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으로도 쓰일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이곳은 송파구 거여동에 위치한 거여동보건지소인데요.
라디오 이야기하다 말고, 왠 보건소냐, 의아한 분들도 있겠죠?
이 곳 2층에서 아주 특별한 라디오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Q) 송파 한아름방송은 어떤 방송인가요?
A) 황정미 한아름방송담당(송파구보건소)
한아름방송은 송파구보건소에서 서울시예산으로 운영되는 방송인데요.
정신장애분들이 직접 제작하고, 정신장애인들에 의한, 정신장애인들을 위한 방송입니다.
Q) 송파구 정신보건센터에서 정신 장애인들과 함께
인터넷라디오를 개국하게 된 계기랄까요?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기존의 주간제프로그램이라고 하면, 미술치료나 음악치료, 강의 위주의 프로그램인데요.
그런 것에서 탈피하고자 자기의 목소리를 내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프로그램을
생각하게 돼서 방송국이라는 것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송파구가 정신 장애인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인터넷라디오, 한아름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이 제작되는 전 과정에 정신분열, 조울병, 알코올중독, 강박증을
앓고 있는 분들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매일 매일 새롭고 다양한 코너로 특색을 주고 있다고 합니다.
Q) 매일 매일 다른 코너로 방송된다고 들었는데, 요일 코너를 좀 설명해주세요.
A) 이진희 사회복지사(송파구보건소)
지금 이 코너는 “2시의 데이트”라는 목요일 코너이고요.
“2시의 데이트”라는 이름처럼 재미있는 코너고요, 주제 하나를 정해서
신나는 음악과 함께 그 주제에 관련된 서로의 경험담이나 이런 이야기를 많이
풀어나가고 있어요. 굳이 병에 관련된 것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을 주제로
재미있게 구성한 코너에요.
지난 11월 23일 개국한 <송파한아름방송국>
송파구민과 정신 장애인,
그리고 송파구보건소 정신건강센터 관계자들이 협력해서 작지만 소중한 방송을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특히 주축이 되는 정신 장애인들은
대본을 손수 짤뿐더러 방송장비까지 척척 다룹니다.
자, 그럼 한아름방송의 라디오 스타를 한 번, 만나볼까요?
“2시의 데이트” 고정게스트, 이재우씨는 정신분열병으로 치료를 받았던 경험이 있는데요.
매주 목요일, 라디오 방송을 통해서 세상 속으로 한 걸음 더 들어오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Q) 방송을 한 후, 개인적으로 가장 달라진 것이 있다면 뭘까요??
A) 이재우(55)
방송을 시작하면서 용기를 많이 얻었습니다. 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잠을 못 잘 정도였는데
요즘에는 약을 조금 줄였습니다. 방송 하고나서 부터는 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는 것이
큰 변화고요. 또 변한 게 있다면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여기서 많이 풀고 가니까 좋습니다.
한아름방송국 운영단을 모집해서 진행에 관한 교육이 먼저 진행되는데요.
매주 이렇게 한 번씩 모여서 다른 프로그램 청취소감과 개선점 등을 논의합니다.
타인과 소통에 있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미디어교육과 방송진행은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하네요.
Q) 인터넷라디오를 준비하면서 정신 장애인들을 가까이에서 지켜보셨을 텐데요.
어떤 면들이 가장 많이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A) 우선, 이 프로그램에 왜 참여했냐고 여쭤봤을 때, 보통 한 회원 분이
자신은 병에 걸리고 나서, 즐거움과 기쁨이라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정신분열병의 증상 중 하나인데, 그 감정을 다시 찾고 싶어서
참여하셨다는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것처럼 회원 분들이 평상 시에
즐거움이나 기쁨, 웃음이라는 감정들에 많이 무뎌지거든요.
그런데 회원 분들이 이런 프로그램들에 참여하시면서 감정을 표현하시게
되는 것들이 많이 달라지셨어요. 많이 변화하는 모습이 생기는 것 같아요.
정신 장애인들은 그 동안 사회적인 편견과 잘못된 선입견 때문에
우리 사회 속에서 “외로운 섬”과 같은 존재였던 것이 사실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세상 속으로 한 걸음 더 걸어 나와서
함께 이야기 하고, 함께 웃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한아름방송과 같은 라디오 같은 프로그램이 더욱 필요한 것은 아닐까 싶네요.
Q) 인터넷라디오를 게스트 또는 DJ를 하시면서 가장 많이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생활의 리듬을 많이 찾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운동도 하고, 건강에 유념하고.
우리는 또 정신장애인이라서 사회에서 왕따를 당하잖아요.
그래서 여기와서 그런 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A) 재미있고 무엇보다 다른 사람의 시선 덕분에 우리는 스타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거든요.
그래서 다른 사람의 시선이 좋아지는 게 장점인 것 같습니다.
소소한 일상을 전하며,그 안에서 행복과 살아있음을 알게 해주는 라디오.
이 라디오를 통해 정신 장애인들이 재활의 발판을 삼고 있는 송파구보건소를 함께 다녀왔습니다.
“별은 혼자서 빛날 수 없고, 모두 어딘가에서 빛을 받아야만 반짝일 수 있다“는
영화 속 명대사가 있는데요.
우리도 정신 장애인들이 다시 한 번 반짝이며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마음의 빗장을 열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