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목 건강 해치는 주범 ‘스마트폰’

입력 2011-12-27 07:00
[쿠키 건강] 중학생 C군은 얼마 전 생일선물로 받은 스마트폰을 갖고 노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틈만 나면 인터넷 검색과 게임을 하는 C군. 그런데 며칠 전부터 C군은 왼쪽 어깨에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밤에 잠을 설칠 정도로 통증이 심해져 정형외과를 찾았고 근막동통 증후군 진단을 받아 운동치료를 시작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하나쯤 갖고 있는 아이템이다. 그러나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과도하게 사용하다 보면 몸이 비정상적으로 동작하면서 관절, 근육 등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

특히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사용하는 연령이 낮아지면서 목과 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10대 환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정동병원의 조사에 따르면 2006~2010년까지 어깨나 목통증으로 내원한 10대 환자가 약 2배 늘었다.

김창우 정동병원 대표원장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가 대중화면서 직장인들 위주로 발병했던 근막동통 증후군과 거북목 증후군과 같은 목 질환이 최근 들어서는 10대 초반의 어린 아이들에게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한다.

◇푹 숙인 고개, 목 질환 유발 원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장시간 사용하면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앞으로 내밀어 숙이고 있는 자세를 취하기 쉽다. 이는 근막동통 증후군과 일자목 증후군을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

흔히 ‘담’이라고 부르는 근막동통 증후군은 장시간 근육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생기는 어깨와 목의 통증이다. 주로 잘못된 자세와 스트레스로 인해 어깨나 뒷목 주변 근육이 쉬지 못하고 오랜 시간 긴장하면서 근육에 영양분과 산소가 부족해 발생한다. 처음에는 목 뒤와 어깨가 결리는 정도지만 시간이 갈수록 바늘로 찌르거나 타는 통증이 느껴진다.

일자목 증후군은 목뼈의 형태가 일(一)자로 변형되는 증상으로 머리 무게를 양쪽 어깨로 분산시킬 수 없어 목뼈에 무리를 준다. 차려 자세에서 어깨까지 가상의 선을 수직으로 그렸을 때 선이 어깨에 닿지 않고 앞쪽으로 5㎝ 이상 벌어지면 ‘거북 목’이라고 하는데 일자 목 자세는 거북 목 증후군이 되는 지름길이다. 심해지면 목 디스크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증후군 방치하면 목 디스크로 발전= 근막동통 증후군이나 일자목 증후군과 같은 질환은 칠판 글씨를 많이 쓰는 교사, 컴퓨터 자판을 많이 치는 사무직 종사자, 장시간 운전을 하는 운전수 등의 특정 직업군에 많이 나타났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김 원장은 “고개를 푹 숙인 동작은 지속적으로 어깨와 목 부위에 힘을 가하고 불량한 자세로 몸이 긴장하거나 정신적으로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에서 장시간 같은 동작을 반복하게 되므로 다양한 목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증상이 경미한 수준이라면 약물 치료나 운동치료, 또는 휴식을 통해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주사요법이나 수술 등이 불가피하다. 장시간 사용으로 어깨 근육이 뭉쳤을 땐 온찜질과 마사지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목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김 원장은 “목과 어깨의 통증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목 디스크, 건초염 등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사용할 때는 책상이나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는 것이 좋고 1시간에 10분 정도는 반드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