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2011년 한해도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다. 2011년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으로 대변되는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각 기업은 고객의 신뢰를 얻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단지 제품 매출 늘리기에만 급급해 양심을 속이고 소비자를 공포로 몰아넣은 기업들이 여전히 존재했던 것 또한 사실이다.
쿠키뉴스는 올 한해 전 국민을 경악하게 만든 워스트 아이템을 정리해보면서 과연 고발 이후 현재 상황은 어떻게 되었는지 심층적으로 살펴봤다.
◇유아용 물티슈, 피부질환 유발물질 다량 함유
민감한 아기 피부를 위해 주부들이 많이 사용하는 물티슈. 그러나 물티슈 10개 제품 조사결과 6개에서 피부질환을 유발하는 항균제, 방부제 등 화학물질이 화장품 배합 기준인 0.01%를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한 제조업체 관계자는 “주변 지인들에게는 물티슈를 사용하지 말라고 한다”고 말해 소비자를 분노케 했다. 인터넷 육아게시판에는 "아이들의 예민한 피부 위생관리를 위해 물티슈를 썼는데 배신감이 든다"며 "관련 업체가 책임지고 문제를 해결하라"는 등 부모들의 의견이 빗발쳤다. 이에 따라 관련 제조 및 유통업체에선 자체 검사를 의뢰하거나 회의를 하는 등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사실, 제품 성분에 특별한 변화는 없는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이미 제작해 놓은 물티슈 재고량이 많기 때문에 현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적극적인 제품 개발 행위가 사실상 힘들다고 밝히기도 했다. 심지어 소비자들은 국내 제품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며 외면하고, 수입 제품을 알아보거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공동구매를 진행하는 등 새로운 제품을 찾아 나서고 있어 유해성분이 들어간 것으로 밝혀진 국산 물티슈에 대한 싸늘한 마음이 돌아서기엔 역부족인 듯 하다.
◇유사 ‘발열내의’ 등장, 제품 설명 꼼꼼히 따져야
보온을 넘어 열을 발생시켜주는 발열 내의가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유사 발열내의까지 등장했다. 공정위는 케이블 TV 홈쇼핑 등을 통해 판매된 ''입기만 하면 체감온도가 3.3도 상승한다''는 광고가 허위ㆍ과장이라며, 판매업체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발열내의의 경우 원단 소재는 물론 개인의 활동성이나 땀 배출량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제품구입 시 신중한 고려가 필요한데도 발열내의 과장 광고에 현혹되는 소비자들이 많았던 것. 현재 관련 광고는 시정 또는 중지 된 상태이나 발열내의에 관한 국가표준시험방법이 아직 존재하지 않으므로 향후 사업자들의 과장광고가 다시 한번 고개를 들 수도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추운 겨울 귀를 솔깃하게 만든 발열내의 광고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소비자들은 제품 구입 시 태그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되도록 믿을 만한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할 것이 요구된다.
◇건강 생각해서 먹었던 죽, 재탕에 삼탕까지 하는 꿀꿀이 죽
그렇다면 우리 건강 상태에 바로 직결되는 먹거리는 어떨까. 남긴 반찬으로 죽을 만들고, 먹다 남은 죽을 재탕하거나 심지어 재탕한 죽을 다시 사용하는 삼탕까지 하는 모습이 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밝혀졌다. 재료의 형태가 남아있지 않은 죽의 특성상 이렇게 재창, 삼탕이 가능했지만 방송을 통해 해당 업체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그 반향이 커서 앞으로는 이런 비양심 업체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죽은 소비자들이 평소 건강을 생각해서 아플 때 몸보신 하려고 많이 먹는 음식인 만큼 그 충격이 더했다. 방송에 노출된 업체들은 스스로 주방을 소비자들에게 공개하고 반찬재탕을 줄이기 시작하는 등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설렁탕 육수, 뽀얀 국물 위해 돼지 뼈에 닭발까지
또 다른 보양식인 설렁탕에서도 불미스러운 소식이 전해졌다. 일부 설렁탕 업체에서 뽀얀 색깔을 내기 위해 돼지 뼈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원가절감 차원에서 닭발까지 육수에 넣는 다는 것. 전문가들은 “소로 알고 먹었던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라며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제 법안에 따라 설렁탕 육수에 돼지 뼈가 섞일 경우 이는 명백한 범법행위에 해당된다”고 전했다. 한편 이를 접한 소비자들은 “외출할 경우에 도대체 뭘 먹어야 할 지 모르겠다” “제발 먹을 것 가지고 장난 치지 않았으면…” 등 탄식 어린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설렁탕은 꾸준히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는 음식메뉴이므로 무엇보다 판매자의 양심이 필요하지만, 현재 설렁탕 업계의 상황은 이런 문제점을 개인 사업체의 문제로만 돌리고 있어 해결의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ckb@kmib.co.kr
피부질환 물티슈, 돼지뼈 설렁탕 사건 후 지금은?
입력 2011-12-23 0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