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에 진실 알리면, 가족 갈등과 우울증 발생 낮아진다

입력 2011-12-22 16:48
[쿠키 건강] 암환자에게 진실을 알리면 암환자와 가족들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이 완화되고 우울증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특히 말기암이라는 사실을 환자에게 알릴지 여부에 대해 가족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침서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끈다.

국립암센터(원장 이진수)는 기관고유사업 일환으로 윤영호 박사 연구팀이 국립암센터와 서울대학교병원 등 14개 병원 444명의 말기암환자 가족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이 지침서는 ‘환자는 진실을 원합니다’ 제목의 책자와 ‘진실을 나누면 희망이 보입니다’ 제목의 동영상(20분)으로 구성됐다.

이 자료는 암환자와 가족들의 의사결정지원 교육을 위한 것으로, 대조군인 통증관리교육 동영상과 책자에 비해 가족의 갈등, 불확실성, 가치의 명확성과 우울 정도 등이 초기 1개월 동안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러한 효과는 6개월 동안 지속됐다.

특히 연구팀에 따르면 환자가 말기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가족에서 더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말기라는 사실을 알리는 의사결정에는 대조군과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다른 의사결정지원 프로그램들도 의사결정 자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윤영호 박사는 ‘가능한 모든 치료에도 불구하고 점차 악화돼 수개월내로 사망할 것이라는 사실을 환자에게 알릴 것인가?’라는 물음은 환자가 삶을 마무리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지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윤영호 박사는 “이러한 의사결정지원 교육자료는 의료진이 환자와 가족에게 말기라는 사실을 알릴 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환자에게 말기라는 사실을 알릴 때 잘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가족들의 의사결정을 돕고 갈등을 줄이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햇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 연구진에 의해 말기암환자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조사돼 2004년과 2010년, 2011년에 걸쳐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실린 3편의 연구결과(단면연구 및 코호트연구)를 근거로 진행됐다. 또 이번 연구 결과는 종양학분야에서 세계최고 학술지로 인정받는 임상종양학회지(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2011년 12월 20일자로 게재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