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연일 이어지는 연말 회식자리의 과음과 과도한 스트레스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시기이다. 또한 찬바람과 영하권의 쌀쌀해진 날씨도 더욱 건강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이유다. 일상생활 속 사소한 것이지만 알듯 말 듯한 겨울철 건강. 알쏭달쏭 겨울건강을 지키기 위한 잘못 알기 쉬운 건강법과 관련해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무엇이 맞고, 무엇이 틀린 것인지 애매한 것을 정해보자.
◇추워서 먹는다고요?
겨울되면 유난히 식욕이 늘어나 기본적으로 2~3킬로그램(kg) 정도는 살이 찌는 신선미(29·여·가명)씨. 추워지면서 빵, 초콜릿 등 고당류, 고탄수화물 음식을 또 입에 달고 사는 선미 씨를 타박하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먹으면 춥지 않다’고 말하자. 다들 거짓말이라고 웃는다.
과연 거짓말일까? 아니다. 사람은 추위에 노출되면 대사율을 증가시켜 체온을 증가시키는데, 이러한 대사에 사용되는 에너지원이 음식이다. 인체는 음식물을 섭취하면 일시적으로 대사율을 더욱 증가시켜 신체 내 열 발생이 증가되고 체온이 증가하게 되는데, 이를 특수 역원 작용(specific dynamic action)이라고 부른다.
특히 단백질 음식을 섭취하면 이러한 작용이 뚜렷한데 단백질을 섭취한지 1시간 정도가 지나면 대사율이 증가해 몇 시간씩 지속된다. 또 음식물을 섭취하면 혈 중 포도당 농도가 증가하는데, 인체는 포도당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인슐린이 분비된다. 인슐린은 포도당 대사를 증진시켜 전신의 대사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식사 후에는 체온이 약간 올라 덥다고 느끼게 되며 추위를 덜 타게 된다. 이러한 특수 역원 작용이 발생하는 이유는 의학적으로 완전히 밝혀져 있지 않다.
◇안면홍조, 피부만의 문제다?
겨울만 되면 항상 양쪽 볼이 빨갛게 튼 듯 달아오르는 사람이 있다. 이를 ‘안면홍조증’이라고 하는데, 안면홍조증이 있는 사람들은 피부만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안면홍조증은 피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박경희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안면홍조증은 피부혈관이 확장돼 혈류가 증가되고 이에 따라 피부에 홍반과 온열감이 유발돼 나타난다”며 “이 때 보이는 혈관확장은 히스타민과 같은 혈관확장을 유발하는 물질이 증가하거나 피부를 조절하는 자율신경 이상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원인은 여러 가지다. 첫 번째가 고혈압 치료에 사용되는 칼슘길항제나 협심증에 사용되는 니트로글리세린 등 약물 부작용이다. 이 경우에는 원인 약물의 투여를 중지하면 홍조가 없어진다.
알코올 섭취에 의해서도 안면홍조가 생기는데, 이는 알코올 분해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의 혈중 농도가 올라가 나타난다. 이외에도 맵거나 매우 신 음식을 먹을 때, 내분비질환이 있거나 췌장, 신장, 부신 등의 종양이 있는 경우 안면홍조가 나타난다.
주사비(딸기코)와 같은 피부질환의 증상으로 안면홍조가 발생할 수 있다. 주사비의 원인은 호르몬 이상, 정신적 스트레스, 모세혈관 장애 등이다. 폐경기 여성에게서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안면홍조가 발생하기도 한다.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하며, 피부과적 치료로는 레이저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발 각질, 수단과 방법 가리지 말고 없애라?
차갑고 건조한 겨울 내내 답답한 구두 속에서 혹사당한 발은 자칫 관리를 소홀히 할 경우 메마르고 푸석해지면서 각질이 쌓이게 된다. 심하면 발뒤꿈치가 마른 논바닥처럼 쩍쩍 갈라지기도 하고, 피가 나며 통증도 유발한다. 발꿈치와 발바닥의 두꺼운 굳은살은 보기에도 흉할 뿐 아니라 발 냄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따라서 정기적으로 제거하고 관리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조건 각질을 없애는데 만 초점을 맞춰, 수단과 방법 안가리고 없애려고 해서는 안된다. 각질층은 심한 자극을 주면 줄수록 한 겹씩 더 두꺼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따뜻한 물에 발을 담가 잘 불린 다음 발뒤꿈치에 로션이나 크림을 듬뿍 바르고 랩이나 거즈 등으로 감싼 후 잠자리에 들면 발뒤꿈치가 한결 부드러워진다.
박경희 교수는 “목욕탕에서 바닥에 발꿈치를 문지르거나 돌이나 심지어 칼로 각질을 긁어내는 사람이 있는데, 돌이나 칼 등을 이용하면 굳은살뿐 아니라 문제가 없는 부위까지 제거하는 결과를 가져와 피부에 무리를 줄 수 있다”며 “특히 세균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삼가야 한다”고 충고했다.
발바닥의 각질은 부드러운 타월이나 브러시를 이용해 살짝 벗겨내야 한다. 심한 경우 각질제거기를 이용할 수 있다. 피부균열이 심하면서 통증이 있을 때에는 갈라진 틈새로 2차적 세균 감염이 될 수도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차가운 것은 차가운 것으로 푼다?
스키나 스케이트 등 겨울 외부 스포츠를 즐기다보면 손발이 꽁꽁 얼고 빨갛게 부어오르면서 감각이 없어지는 동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때 상당수의 사람들은 ‘차가운 것은 차가운 것으로 푼다’는 민간요법을 적용하기도 하는데, 이는 근거가 없는 말이다.
동상부위를 차가운 물에 담그면 잠시 통증을 억제하기는 하지만 오히려 동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 손으로 비비거나 마사지하는 방법도 별 효과 없이 피부의 손상만 가져올 수 있으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일단 동상에 걸렸다면 혈관을 이완시켜 혈액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고 세포 사이의 결빙을 풀어줘야 한다.
따라서 이런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면 어느 것이나 치료로서 가능한데 가장 좋은 방법은 동상 부위를 즉시 40도 정도의 물에 20~30분간 담가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다. 추위를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 사람이 있는데 음주는 열을 많이 손실시키므로 금하는 것이 좋다.
◇겨울 피부에는 사우나가 약(藥)?
차가운 겨울날씨에 거칠어진 피부를 위해 찜질방이나 사우나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비지땀을 흠뻑 흘리고 피부의 때를 때 타월로 한차례 열심히 벗겨내고 나면, 피부가 깨끗하고 뽀송뽀송하니 부드러워진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착각일 뿐이다.
잦은 온찜질이나 사우나는 오히려 피부에 해가 된다. 온찜질이나 사우나를 하고 난 직후의 피부는 일시적으로 깨끗하고 부드러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피부는 다시 거칠어지고 건조해진다.
온찜질이나 사우나를 반복하게 되면 피부는 거친 정도가 더욱 악화돼 각질이 일어나면서 가렵거나 따갑기까지 한 민감성 피부가 되기도 한다. 피부는 적당량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어야만 건조해지거나 거칠어지지 않는다. 박경희 교수는 “건조한 날씨에 과도한 온찜질이나 사우나를 하게 되면 피부의 각질층이 부서지고 피부표면의 지질과 자연 보습인자가 소실된다”며 “그러면 수분손실이 발생하고 피부가 건조해지고 거칠어진다”고 설명했다.
목욕으로 인해 피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비누와 때타월의 사용을 줄여야 한다. 비누를 사용할 때는 저자극성의 순한 비누를 사용하며 사용 후에는 피부에 비누찌꺼기가 남아 있지 않도록 부드럽게 물로 충분히 씻어내고, 목욕 후에는 반드시 피부가 촉촉하게 젖어있는 상태에서 보습제를 발라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애매한 ‘겨울철 건강관리’ 이제 딱 정한겁니다~!
입력 2011-12-21 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