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방광에 세균이 감염돼 염증이 발생하는 방광염. 남성에 비해 요도의 길이가 짧아 세균 침투가 비교적 쉬운 여성들에게 흔한 질환이다. 일반적으로는 3~5일 정도 항생제를 복용하면 쉽게 낫지만 간혹 이러한 방광염이 자꾸 재발하거나 약을 먹어도 잘 낫지 않고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를 만성방광염이라고 한다.
만성방광염은 1년에 3회 이상 방광염에 걸리거나 방광염이 잘 낫지 않는 경우 진단되는데 기본적으로는 방광이 약해졌기 때문에 자꾸 방광염에 걸리게 되고 이에 따라 자주 항생제를 복용하다 보면 약에 내성이 생겨 치료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처럼 난치성, 재발성 만성방광염의 경우에는 항생제 보다는 근본적으로 방광을 튼튼히 하는 한방치료가 효과적이다.
한의학에서는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 질환에 쉽게 노출되듯이 방광염도 방광 자체가 튼튼하지 못하면 쉽게 세균에 노출돼 만성 방광염으로까지 발전하는 것으로 본다. 정소영 인애한의원 원장(강남점)은 “방광이 약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염증 회복이 잘 되지 않아 쉽게 치료될 방광염도 만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치료가 지연돼 만성이 되면 방광 점막 깊이 궤양이 생기고 반복된 상처로 방광 근육층이 비후되거나 섬유화가 진행돼 방광이 딱딱해진다. 따라서 만성방광염의 치료는 방광을 튼튼하게 하고 면역력을 증진하는 한편 딱딱해진 방광의 긴장을 풀어내는 치료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급성 방광염은 초기에 치료하면 쉽게 치료가 되는 질환이지만 난치성, 재발성 만성방광염으로 진행되면 치료가 더 오래 걸리는 만큼 처음 방광염에 걸렸을 때 치료를 제대로 하고 이후에도 만성방광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평소 생활 습관을 잘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방광염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방광염의 원인인 세균감염을 차단하는 것이다. 방광염 발생 원인균 중 하나인 대장균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배변 후 휴지 사용 시 항상 앞에서 뒤 방향으로 닦아야 한다. 성관계 역시 방광염 재발의 원인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성관계 전후 생식기 주위를 청결히 해야 한다. 그러나 질 세정제나 여성 청결제를 이용한 잦은 세척은 오히려 정상적인 질내 세균을 죽이고 장내 세균이 증가하는 원인이 되는 만큼 과도한 세정제 사용은 피해야 한다.
평소 소변을 너무 참는 습관도 좋지 않다. 방광 자체에 무리를 줄 뿐 아니라 농축된 소변이 계속 방광에 남아 있으면서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식이요법에 있어서는 만성방광염과 일반적인 급성방광염의 관리방법에 차이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정 원장은 “흔히 방광염에 걸렸을 때는 물을 되도록 많이 마시고 이뇨작용을 하는 음식을 먹을 것을 권하는데 이는 소변을 많이 보는 것이 급성방광염의 염증과 원인균을 내보내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성방광염은 방광이 약해져서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방광을 자극하거나 무리하게 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물을 너무 많이 마셔서도 적게 마셔서도 안 되며 하루 1~1.2ℓ정도의 적정 음수량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방광염에 좋다는 음식 중 시트르산이 들어있는 음식이나 이뇨작용이 강한 음식은 방광을 자극하는 만큼 만성방광염에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자꾸만 재발하는 만성방광염, 항생제로는 ‘역부족’
입력 2011-12-21 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