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주부 나정선 씨(56)는 이른 나이인 40대 초반에 노안이 찾아왔다. 젊을 때는 시력이 좋았지만 노안이 오자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도 흐릿해 보인다. 돋보기를 잊고 나온 날에는 마트에서 마음대로 장보기도 어렵고 지인들을 못 알아봐 오해를 산다. 남들보다 이른 노안으로 불편함이 많아 병원을 찾은 나 씨는 원시에다 노안까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원시는 수정체의 굴절력을 이용해 멀리 있는 것과 가까이 있는 것을 본다. 젊을 때는 수정체의 조절 능력이 뛰어나 원거리, 근거리 모두 잘 볼 수 있어 시력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40대가 되면 수정체 조절력이 20대의 절반 정도로 떨어져 남들보다 노안이 빨리 나타난다.
원시인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노안 증상이 더 빨리, 심하게 온다. 조절 기능이 저하되면 근거리 시력뿐만 아니라 원거리 시력마저 점점 떨어지기 때문에 근거리, 원거리 모두 잘 안 보이는 이중고를 겪는다. 또한 비교적 이른 나이에 노안이 오기 때문에 돋보기 사용을 꺼려하는 경우도 많다. 돋보기를 쓰지 않고 남아있는 조절력을 최대한 사용하다 보면 눈이 금방 피로해지며 침침하고 초점이 잘 안 맞는 등의 불편을 호소한다.
과거 원시가 노안을 교정하는 방법은 돋보기 밖에 없었다. 하지만 원시 노안은 먼 곳과 가까운 곳 둘 다 안 보이기 때문에 노안이 시작되면 원거리와 근거리용, 두 종류의 돋보기를 번갈아 써야 했다.
현재까지 검증된 노안수술로는 조절력이 떨어진 수정체 대신 노안교정용 특수렌즈로 교체하는 ‘특수렌즈 노안수술’이 있다. 이 수술은 노안이 발생한 수정체 대신 노안교정용 특수렌즈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백내장수술과 유사하지만 삽입하는 특수렌즈가 망막에 도달하는 빛의 양을 자동으로 조절해 원거리와 근거리 모두 잘 보이도록 설계돼 시력개선 효과와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특히 이 수술은 백내장과 노안을 한꺼번에 해결하는데 효과적이며 환자의 시력을 정밀하게 측정해 환자에 맞는 특수렌즈 도수를 따로 제작하기 때문에 반영구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시신경에 문제가 있거나 각막혼탁, 당뇨병으로 망막이 손상됐을 경우 수술에 제약이 있기 때문에 수술 받기 전 전문의의 정확한 검진이 필요하다.
박영순 아이러브안과 국제노안연구소장은 “원시는 젊을 때 좋은 시력을 갖고 있어서 노안이 오면 남들보다 더 많이 불편해하고 돋보기도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심해지면 두통, 어지럼증 등 안정피로 현상까지 동반할 수 있다”며 “비교적 이른 나이에 노안이 왔다면 전문병원을 찾아 눈 상태를 파악하고 적절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
시력 좋은 원시 환자, 노안 오면 더 괴롭다
입력 2011-12-21 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