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한방병원 조사결과… 스키는 무릎, 손가락 관절부상, 스노보드는 척추부상 특히 조심해야
[쿠키 건강] 하얀 설원 위에서 찬바람을 가르며 즐기는 스키나 스노보드는 오직 겨울에만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겨울스포츠다. 스키와 스노보드는 그 인기만큼이나 부상의 위험이 높다. 차가운 날씨와 미끄러운 빙판길로 인한 디스크, 염좌, 골절을 비롯해 많은 인파로 인한 슬로프 사고나 충돌사고까지 곳곳에 부상의 위험이 있다. 특히 허리, 무릎, 손목 등의 척추 및 관절은 겨울스포츠로 다치기 쉬운 단골부상 부위로 예방은 물론 응급처치나 빠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생한방병원이 최근 3년간 스포츠부상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8월(여름)에는 112명이, 12~2월(겨울)에는 여름의 2.5배가 넘는 288명의 환자가 스포츠부상으로 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 자생한방병원 스포츠클리닉 원장은 “겨울스포츠의 인기가 높은 만큼 스포츠 부상, 특히 스키나 스노보드 등의 겨울스포츠 부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은 편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찬 기운에 근육과 혈관이 수축되고 관절주위가 굳어지며 사소한 움직임에도 손상을 입기 쉬운데다가 혈액순환이 떨어져 부상 회복도 더딘 편이기 때문에 겨울스포츠를 즐길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겨울철 대표 스포츠인 스키와 스노보드도 그 특징에 따라 부상 부위는 다르게 나타난다. 각각의 스포츠에 따른 부상 위험부위와 치료 및 예방법을 김용 자생한방병원 스포츠클리닉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스키- 무릎, 손가락 등 관절부위 부상 위험= 스키의 매력은 탁 트인 설원에서 즐기는 스피드와 스릴. 때문에 대범하면서도 모험을 즐기는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스포츠다. 스키를 타면 유산소 운동과 마찬가지로 심폐기능이 좋아지고 신체 전반의 근육이 발달하게 된다. 기본적으로 체력이 강한 태음인에게 잘 어울리며 하체를 강화하기 위한 소양인에게도 적합한 운동이다.
△스키 중 부상 위험은 이것!= 날씨가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하게 되고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고 근육도 위축되는데 근육의 긴장도가 높아져 있는 상태에서 스키를 즐기게 되면 부상의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스키어들이 가장 많은 부상을 당하는 부위는 무릎. 김 원장은 “넘어질 때 하체가 스키 플레이트에 고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상체만 돌아가게 되면서 무릎이 뒤틀릴 수 있다. 또 갑작스럽게 방향을 바꾸거나 정지하게 될 경우에도 무릎 뒤틀림으로 손상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질환이 반월상 연골 손상인데 퇴행성 질환인 경우도 있지만 젊은 층에서는 외상에 의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처음에는 무릎이 붓고 통증이 있지만 일상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에 방치한 채 스키를 계속 즐기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다 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는 만큼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또한 부상이 심하면 무릎의 전방십자인대가 파열될 수도 있다. 인대가 파열되면 ‘퍽’ 소리와 함께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있다. 무릎이 떨어져 나가는 것 같고 심지어 걷기조차 힘들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통증이 가라앉기 때문에 자칫 부상을 방치하게 될 수도 있다. 또한 엄지손가락 부상도 많은데 앞쪽으로 넘어지면서 폴대를 쥐고 있는 엄지손가락이 뒤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스키 중 부상 치료와 예방은 이렇게!= 무릎 뒤틀림으로 반월판연골이 심하게 손상돼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약물요법, 약침요법, 봉침요법 등의 비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벌에서 추출해 인체에 무해하도록 정제한 독을 아픈 관절 부위에 놓는 봉침요법은 면역력을 증강시켜 모든 염증을 인체 스스로 이겨내도록 유도해준다. 봉독의 주성분인 멜리틴과 아파민은 강력한 소염작용이 있다고 알려져 있어 염증 치료에 효과적이며 일반 침요법으로 조절하기 어려운 심한 통증이나 염증을 완화시키는 데도 효과적이다.
겨울 스포츠는 무엇보다 운동 전 스트레칭과 워밍업이 중요하다. 겨울에는 우리 몸의 근육도 경직돼 있어 이것을 풀어주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스포츠를 즐기기 전에는 15~20분 정도를 할애해 전신 스트레칭은 물론 어깨, 손목, 허리, 무릎, 발목 돌리기 등으로 각 관절 부위와 근육의 긴장을 풀어준다.
어떻게 넘어지냐에 따라 부상을 당할 수도, 부상으로부터 안전할 수도 있다. 김 원장은 “넘어질 때에는 폴을 버리고 두 팔을 앞으로 뻗어 다리를 모은 채 옆으로 넘어지는 것이 안전하다”며 “스키 플레이트와 부츠를 고정하는 바인딩 점검도 필수다. 자기 체중에 비해 바인딩이 너무 강하게 조여 있으면 넘어질 때 플레이트에서 부츠가 분리되지 않아 무릎 관절의 뒤틀림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초보 스키어라면 바인딩을 약간 느슨하게 조절하도록 한다”고 당부했다.
◇스노보드- 허리반동, 회전으로 인한 허리부상 위험= 스키와 마찬가지로 스노보드도 대표적인 겨울스포츠다. 스노보드는 타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슬아슬하면서 스릴이 느껴진다. 묘기에 가까운 기술은 다소 위험천만해 보이긴 하지만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그 인기가 높다. 스노보드는 스키와 달리 폴대 없이 자신의 팔과 체중을 이용해 무게 중심을 옮기면서 방향 전환을 하는 것으로 신체의 균형감을 발달시키는 데 좋은 스포츠다.
△스노보드 중 부상 위험은 이것!= 보드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 만만치 않아 자칫 자세가 잘못되거나 무게 중심이 바뀔 경우 균형감을 잃기 쉽다. 때문에 욕심을 부려 연습을 하게 되면 한 방향으로 커다랗게 움직이는 팔 동작으로 굳이 추락을 경험하지 않아도 보딩하는 것 자체가 허리에 부담을 주기도 한다. 균형을 잡거나 보드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서는 허리의 반동 및 회전력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척추질환의 위험이 특히 높은 것이다. 이때 자칫 충돌로 인해 넘어지게 되면 단순한 근육통과 염좌, 심할 경우 디스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공중에 점프했다가 착지하는 순간에는 무릎이나 허리에 오는 충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스노보드는 스키처럼 체중을 받쳐주는 폴을 사용하지 않아 뒤로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어 꼬리뼈에 부상을 당하기 쉽다. 또 회전하며 넘어지는 스키와 달리 앞 뒤 수직으로 넘어지는 경우도 잦아 머리에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있어 헬멧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스노보드 중 부상 치료와 예방은 이렇게!= 스노보드 중 허리에 무리가 가면서 통증이 발생했을 때는 방치하지 말고 일단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초기 급성적인 통증기간 동안에는 3~4일간의 침상안정과 함께 약물치료와 약침치료를 받는 것이 좋고, 회복기에는 보행운동이나 각종 운동을 병행하며 척추 주변의 근육을 길러 전신의 균형을 잡아주는 추나요법이 효과적이다. 김 원장은 “스노보드를 타면서 넘어진다거나 잘못된 착지로 인해 척추의 타박, 요추부 염좌 혹은 척추 불안정 등의 척추질환이 발생하기 쉽다”며 “지속적인 통증이 있거나 적당한 시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추후 만성 요통 및 디스크 질환 등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증상이 있을 때는 봉침 치료, 추나약물의 복용을 통해 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딩을 하기 전에는 헬멧, 고글, 손목보호대, 무릎보호대 등의 보호장비를 착용하고, 반드시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잘 넘어지는 기술도 필요하다. 스노보딩의 경우에는 넘어지지 않으려고 억지로 버티기보다는 서서히 주저앉는 자세를 취하면서 넘어지는 것이 방법이다. 땅을 손으로 짚지 말고 다리를 들어 몸통 전체를 이용해 미끄러지듯 넘어지는 것이다. 앞으로 넘어질 때는 배와 가슴을 땅에 대고 뒤로 넘어질 때는 엉덩이가 아니라 등부터 자연스럽게 바닥에 닿도록 해야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기술 습득이 어느 정도 이뤄지기 전까지는 고난도의 코스나 슬로프에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대처하는가다. 보딩 후 부상으로 관절에 통증이 느껴진다면 방치하지 말고 반드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스포츠부상, 겨울이 여름보다 2.5배 이상 많아”
입력 2011-12-20 1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