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연일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손발저림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고령자들의 경우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손발저림 때문에 고통을 받기도 한다. 특히 고령자들은 추워서 그런가, 동상에 걸렸나, 혈액순환이 안되나 하면서 증상이 심하지 않다고 가볍게 넘기는 경우가 다수다.
하지만 다음해 또 같은 증상을 경험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손발저림 정도 가지고 뭘’, 이렇게 대수롭게 생각하기에는 생활의 불편함도 크고, 디스크나 뇌졸중 등의 전조증상일 수 있어 가볍게 볼 일만은 아니다. 따라서 손발이 저리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원인을 알면 지긋지긋한 손발저림에서 해방될 수도 있다.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신경과 권기한 교수의 도움말을 통해 겨울철 손발 저림의 원인과 증사, 해결책에 대해 알아본다.
◇‘손발저림’ 증상에 따라 원인 알수 있다
권기한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는 “손발이 저리면 특히 40~50대 이상 어르신들의 경우 무조건 뇌졸중이나 디스크병을 의심해 검사를 받아보는데 여기서 원인을 찾지 못하면 계속 진통제 등으로 연명하면서 고통받는 경우가 많다”며 “손발저림은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자신의 저림 증상에 해당하는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고 적절한 치료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어느날 갑자기?=뇌졸중 의심
뇌졸중에 의해 손발저림이 올 때는 그 손발저림의 시작이 갑작스럽게 시작하는 특징이 있다. 어제까지는 괜찮았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 보니 손발이 저리다 혹은 아침 식사할 때까지는 괜찮았는데 식사 후 갑자기 손발이 저리기 시작했다는 등 손발저림의 시작 시점을 정확히 알 수 있다.
또 뇌졸중에 의한 손발저림이 있을 때에는 손발저림과 같은 감각 증상 외에 힘이 빠지는 운동장애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뇌졸중 환자 중에는 수근관 증후군과 비슷하게 손가락에 저린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자세히 물어 보면 뇌졸중 환자의 경우는 손가락 뿐 아니라 입술 주위에도 저린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수근관 증후군과는 구별이 된다.
따라서 입술과 동시에 손가락에 저린 증상이 나타나면 이는 수근관 증후군 보다는 뇌졸중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 기침할 때 저림 증상 심해져=디스크병 원인
권기한 교수는 디스크병에 의해서도 손 혹은 발의 저림이 오는데, 목에 생긴 디스크병은 흔히 엄지와 검지 혹은 중지에 저린 증상을 초래한다며, 또 다리의 옆쪽과 뒤쪽이 저리면 허리척추에 이상이 있는 경우라고 설명했다.
디스크병 때문에 저린 증상의 특징은 기침을 하거나 용변을 볼 때처럼 힘을 쓰거나 하면 심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기침 등을 할 때 저린 증상이나 통증이 심해지면 저림이나 통증의 원인으로 디스크 병을 먼저 생각해 보는 것이 좋다.
▲ 발은 괜찮은데 손만 저리다=수근관증후군 원인
컴퓨터 자판을 많이 치거나 뜨개질, 설거지, 호미질 등 손목을 많이 쓰는 사람이 발은 괜찮고 손가락만(세끼손가락은 제외) 저리다고 할 때는 수근관증후군일 가능성이 많다. 이는 손목 부분에 신경(정중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있는데 그곳의 신경이 눌려 오는 병이다.
당뇨, 갑상선기능 저하증, 이물질 침착, 관절염 등이 있을 때에는 손목을 많이 쓰지 않아도 올 수 있다. 일단 수근관증후군이 생기면 엄지손가락을 비롯해 인접 두 손가락이 저리거나 통증을 느끼며 이러한 증상은 밤중에 심해져 환자는 잠에서 깨어 손을 털거나 주무르게 된다. 심해지면 손에 있는 손바닥 근육이 마르게 되고 엄지손가락에 힘이 빠지게 된다.
▲ 발만 저리다, 발부터 서서히 저리다=당뇨나 술, 발목 염좌 원인
발등은 괜찮고 발바닥만 저린 증상이 나타난다면 발목을 삐거나 했을 때 발목부분을 지나가는 신경이 눌렸을 가능성이 높다. 또 당뇨병이 있거나 술을 마셨을 때에도 손발의 저림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이 때는 대부분 저린 증상이 양쪽 발가락에서부터 시작하고 점차 발목 그리고 무릎을 향해 저린 감각이 점차 상승을 하는 양상을 나타낸다. 특히 이렇게 상승되는 저린 감각이 무릎까지 올라올 때 쯤 손가락도 함께 저리기 시작하는 특징을 보여 다른 손발저림을 보이는 원인과 구별할 수 있다.
▲ 기타 여러 원인별 다른 증상의 손발저림
팔꿈치를 다쳤던 적이 있던 환자가 세끼손가락과 네 번째 손가락에 저린 증상을 느낄 때가 있는데 이는 팔꿈치 변형에 의해 척골신경이 늘어나서 초래되는 증상이다. 갑자기 살이 찌거나 임신 및 복수(간경화 등에 의해 배에 물이 차는 것) 등이 있는 환자들은 가랑이 아래를 지나가는 신경이 눌려 대퇴 옆쪽 부분에서 저린 감각을 느낄 수도 있다.
다리를 꼬고 앉거나 책상다리를 오래 하고 있으면 역시 다리가 저릴 수 있는데 이는 무릎부분에서 신경(비골신경)이 눌려 초래되는 현상이다. 이 때에는 디스크 병 때문에 생기는 다섯번째 요추신경근에 이상이 있을 때와 증상이 비슷해 구분이 필요하다.
◇손발저림의 치료
문진과 각종 검사를 통해 손발저림의 원인이 밝혀지면 각각의 원인에 따른 치료 방향이 설정이 된다. 뇌졸중이 원인이 되면 뇌졸중의 위험인자(고혈압, 당뇨, 흡연, 고지질혈증 등)를 치료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디스크병이 원인이 되면 경부나 요부의 인장 등의 물리치료와 수술 등이 고려된다.
권기한 교수는 “수근관증후근은 손목을 쉬게 하거나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를 넓혀주는 수술로 치료한다”며 “서혜인대 아래서 신경이 눌릴 때는 체중을 줄이거나 쪼그려 앉아서 하는 작업을 피하는 것이 좋고 무릎 부분에서 신경이 눌릴 때는 책상 다리로 오래 앉아 있는 것을 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발목을 지나가는 신경이 눌릴 때에는 수근관 증후군과 마찬가지로 발목 부분을 수술하여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를 넓혀 주는 수술을 하게 된다. 또 당뇨나 술 등이 원인이 되서 초래되는 손발저림(다발성 말초신경염이라고 한다)에서는 인슐린이나 경구혈당강하제를 사용해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며 금주와 비타민제 투여를 병행한다. 그 밖에 증상 치료를 위해 진통제, 항경련제, 항우울제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강추위 ‘손발저림’에는 다 이유가 있다
입력 2011-12-16 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