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병’ 참는게 능사가 아니다

입력 2011-12-16 06:30
억울한 감정 쌓이면 바로 푸는 것이 중요

[쿠키 건강] 최근 취업에 성공한 L씨(29)는 당찬 포부와 함께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몇 개월 뒤 직장을 관둬야할지 계속 다녀야할지에 대한 고민이 한창이다. 이유는 바로 직장 상사와의 마찰 때문.

L씨의 성격상 그 자리에서 갈등을 해소하기 보다는 혼자서 속으로 끙끙 앓으며 삭히는 스타일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최근 L씨는 스트레스로 병까지 얻어 건강까지 악화됐다.

최근 화병이 스트레스 많은 현대인들을 괴롭히는 주요 질환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진료 통계에 따르면 화병은 40대 이상의 여성에서 발병율이 높은데, 이를 방치하면 우울증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무조건 참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남들과의 의견 대립을 피하든 피하지 않든, 일단 그 당시 상황에서 스트레스를 느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분노와 같은 부정적 감정을 더 많이 느끼고 메스꺼움이나 통증과 같은 신체적 고통도 따른다.

특히 타인과의 갈등을 해소하기 보다는 의도적으로 회피해버린 사람은 다음날 더 많은 신체적 통증을 호소한다고 한다.

혜민병원 신경과 이일형 과장(신경과 전문의)은 “화병은 주로 장기간동안 자기 감정표현을 못 하고 삭히면서 지내다가 나이가 들고 심신이 약해지면서 자신의 감정을 더 이상 컨트롤 할 수 없게 된다”며 “혈액순환을 정상으로 되돌릴 힘이 약해지고 호르몬 불균형이 심화되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일형 과장은 “화병에 대한 원인을 알고 자신에게 징조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자가진단을 통해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화병에 대한 원인과 자가진단 리스트

▲화병의 주요원인
1. 가족과의 갈등, 시댁 식구들과의 갈등
2, 직장내 과도한 업무 및 상사 부하직원과의 갈등
3. 타인과의 금전관계 및 경제적 갈등
4. 주위사람의 갑작스러운 사망
5.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6. 남들과 비교하여 생기는 상대적 열등감
7. 지나친 사명감과 의무감

▲화병의 자가진단 리스트

1. 머리가 아프다.
2. 소화가 잘 안된다.
3. 목 안에 뭔가각 꽉 차 있거나 걸려 있는 것 같다.
4. 숨찬 기운이 올라오거나 숨이 차다.
5. 화가 나면 얼굴에 열이 오르거나, 온 몸에 열이 나면서 발끝까지 뜨겁기도 하다.
6.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벌렁거린다.
7. 예민하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난다.
8. 밤에 잠을 잘 못 자고, 자주 깨거나 자고 나도 개운하지 않아서 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