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대학병원 쏠림현상 완화를 위해 실시한 약국본인부담률 차등제도가 우리나라 사망원인 5위인 당뇨병마저 가벼운 질환으로 분류해 국민들의 약값 부담률을 높이자 심각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애주 의원(한나라당) 주최로 국회의원회관에서 ‘약국본인부담률 차등 적용제도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서는 관련 시행에 대한 문제점이 집중 논의됐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대한당뇨병학회 박태선 보험법제이사(전북의대 내분비·대사내과)는 “약국본인부담률 차등제의 문제점으로는 정책목표와 수단이 불일치 하는 것이 있다”며 “대다수의 당뇨병 환자가 이미 동네병원을 다니고 있어 대형병원 쏠림현상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박태선 이사는 “당뇨병과 같은 질환이 만성화되면 환자는 죽게 된다”며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는 당뇨병 환자의 약값 인상률이 66%나 증가되는 상황인데도 정부는 당뇨병에 대한 충분한 이해 없이 경제적 부담만 안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천식이나 두드러기, 아토피 등에 대한 알러지 질환 역시 경증질환으로 분류될 경우 오는 문제점도 제기됐다.
이날 간담회에서 조상헌 서울의대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천식으로 인한 사망의 대부분은 45세 이상의 성인에서 나타난다”며 “가벼운 질환 분류에 있어 일률적 기준을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점을 피력했다.
반면 권용진 서울의대 의료정책실 교수는 “이번 복지부의 정책은 자원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좀 더 효율적으로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완화하자는 것”이라며 “병원 인센티브제를 실시하는 방향이 대안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권 교수는 “이는 결국 개인병원에 대한 환자들의 신뢰문제로 볼 수 있으므로 의료계 내부에서도 모니터링 하고 검토해 봐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측에서는 이번 제도가 건보재정 절감을 위한 수단이 아님을 피력했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상급병원 쏠림 현상을 줄이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실시한 것이 본인부담 차등제다”며 “이번 제도는 건보재정을 절감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실시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의료계와 협의해 진료 절차를 살피기 위해 진료 또는 청구 실명제도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며 “앞으로 정책 구현을 할 시에 의사 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프로세스 거치겠다”고 말했다.
한편, 약국본인부담률 차등제도는 당뇨병이나 천식 등 52개 질환을 가벼운 질환으로 분류해 개인 병원에서 치료 시 약가의 30%, 상급병원 또는 대학병원에서 진료할 경우는 많게는 50%까지 부담토록 하는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한국 사망원인 5위 당뇨병, 가벼운 질환 아니다”
입력 2011-12-14 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