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스포츠 즐기다 손상된 치아, 그냥 둬도 될까?

입력 2011-12-09 16:58

[쿠키 건강] 본격적인 겨울철을 맞아 국내 스키장이 모두 개장했다. 스키·스노우보드 마니아들은 겨울스포츠를 즐기기에 여념이 없을 시기. 근래에는 인터넷 동호회가 활발해지면서 옷이나 장비를 공동구매 하는 등 저렴하게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아쉬운 것이 있다. 바로 부상에 대비한 응급 대처법을 쉽게 간과하는 것이다. 특히 겨울스포츠는 넘어지면서 팔, 다리의 부상은 물론 치아가 빠지거나 깨지는 경우도 상당수다. 이에 스포츠 치의학자들은 험한 운동 전에 마우스가드를 착용해 치아손상을 예방과 함께 적절한 대처법 숙지를 강조한다. 치아가 손상되면 순간적으로 당황해 재생 가능한 치아를 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처법만 알면 자연치아 재생 가능해= 치아는 스스로 재생되지 않는 유일한 신체부위로 손상을 입었을 경우에는 1시간 이내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치아뿌리의 치근막 세포가 정상적으로 살아있다면 인공치아 대신 자신의 치아를 살려 치료할 수 있기 때문. 따라서 치아가 손상됐을 때는 치근막 세포를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다.

치근막 세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수분을 유지해줘야 한다. 건조한 곳에서는 20~30분 내에 죽지만 물기가 있으면 1~2시간 정도 살아있기 때문이다. 치근막 세포가 마르는 것을 예방하는 가장 적절한 방법은 체액과 농도가 비슷한 생리식염수나 차가운 흰 우유에 보관하는 것이다. 단 수돗물은 세포를 손상시키기 때문에 상황이 여의치 않을 땐 입 안에 물어 습기를 유지해주는 것이 좋다. 최용석 네모치과병원 대표원장은 “흔히 파손된 치아에 묻은 흙이나 이물질을 닦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치근막 세포가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금물이다”며 “이럴 경우에는 뿌리부분을 만지지 말고 가볍게 털거나 불어주는 것이 좋다. 또 응급조치와 더불어 30분 이내에 치료를 받으면 90% 이상 치아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사고 당시에는 깨지거나 빠지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 치아가 흔들리거나 시리는 등의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이것은 치근(치아뿌리)이 부러지거나 치아를 감싸고 있는 조직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이상증상이 없더라도 앞니 등에 큰 충격을 받았을 때는 반드시 치아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손상된 치아 치료법 다양해, 정확한 검사 필수= 스키장은 물론 평소 넘어지는 사고로 가장 흔하게 손상되는 치아는 바로 앞니다. 네모치과병원이 2009년 1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치아파손으로 내원한 환자 126명을 조사한 결과, 전체 치아파손 중 약 68%(86명)가 앞니가 부러지거나 빠진 경우였다. 그 다음으로 치아가 흔들리는 경우가 약 16%(21명)로 많았다. 기타로는 잇몸이 찢어지는 등의 경우가 약 7%(9명)다. 최 대표원장은 “앞니는 사람의 이미지를 좌우할뿐더러 발음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때문에 손상부위의 치료와 심미치료가 함께 이뤄지는 것이 좋고 최근에는 심미성을 살린 다양한 수복재료가 많아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친 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부러진 앞니에 적용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심미 보철재료는 ‘레진’과 ‘라미네이트’다. 치아의 끝이 약간 부러졌을 때는 레진으로 덧씌우거나 라미네이트를 이용할 수 있다. 특히 라미네이트는 치아 손상 외에도 앞니의 크기나 모양 등에 문제가 있을 때도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어 치아성형이라고도 한다.

치아가 많이 깨졌을 때는 발치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발치가 필요한 경우에는 신경치료와 더불어 치아기둥을 세우고 치아색과 비슷한 올세락믹 등의 크라운 수복을 할 수 있다. 치아가 잇몸에서 완전히 빠져 치료가 불가능할 때는 브릿지 혹은 임플란트로 인공치아를 식립할 수 있다.

그러나 수복치료 전 치아 내의 치아 신경 부위가 노출됐는지, 신경치료나 보철치료가 필요하지 않은지 정확히 검사해야 한다. 특히 임플란트는 보존과, 치주과의 수술 전문의들이 환자의 잇몸뼈의 깊이와 높이, 양, 치아의 위치 등을 파악해 수술이 진행된 후 보철과 전문의들의 정확한 제작이 반드시 필요하다. 보철물은 0.01㎜의 오차에도 이물감을 느낄 수 있고 음식 찌꺼기 등이 쉽게 끼어 세균침투로 인해 임플란트의 수명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근래 치과에서는 X-ray 외에도 3D CT를 도입, 치아손상의 정도를 더욱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음은 물론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치아 뒷면이나 잇몸뼈 등을 면밀히 살필 수 있다. 여기에 보철과와 보존과, 치주과 전문의의 유기적인 협진을 통한 치료는 기본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