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적극 치료로 ‘노후 준비’ 이상 無

입력 2011-12-08 11:31

기대수명보다 짧은 건강수명, ‘건강 챙겨야 노후도 행복’ 인식 확산

[쿠키 건강] 지난해 태어난 아이의 예상 수명은 80.8세였고 성별로는 여자(84.1세)가 남자(77.2세)보다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79.5세)보다 높다. 또한 앞으로 더 살 수 있는 햇수를 살펴보면 45세 남자는 34년, 여자는 40.2년이고, 65세 남자는 17.2년, 여자는 21.6년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 6월, 전국 30~69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한 결과 평균수명 연장을 ‘축복’이라고 보는 사람은 28.7%에 그쳤다. 특히 60대는 21.3%만 ‘축복’이라고 답했다. 반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43.3%에 달했으며, 특히 60대는 59.4%가 ‘불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기대 수명이 늘어도 마냥 즐겁지 않다는 것은 왜일까? 38.3%가 ‘노년기가 너무 길어서’라고 답했다.

◇건강수명, 노후 ‘삶의 질’ 결정= 국민건강증진정책심의위원회는 2007년 71세인 건강수명을 2020년에는 75세까지 늘리겠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제3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을 발표했다. 건강수명이란 평균수명 가운데 질병이나 장애 없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기간을 의미한다. 2002년 66세였던 건강수명은 2010년에는 72세까지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차이가 있다는 것은 여성의 경우 약 12년 가까이 각종 질병과 싸워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55세 이상 여성의 80% 이상이 관절염으로 고생하는데 관절염은 심할 경우 거동조차 힘들만큼 일상생활에 치명적인 질환이다.

◇관절 상담 환자 36%, ‘행복한 노년 위해’ 치료 결정= 대개 관절염은 치명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60~70대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적극적인 치료보다는 약을 먹는 등의 소극적 치료를 통해 아픔을 참으려는 경향이 많았다. 그러나 기대수명이 길어지고 ‘행복’이 노후의 중요한 키워드가 되면서 환자들의 태도도 변하고 있다.

웰튼병원이 지난 10월 외래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한 ‘관절 인식 조사’에 따르면 관절 진료를 결심하게 된 계기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36%(71명)가 ‘행복한 노년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또한 ‘주변 지인들의 좋은 수술경과를 보고’라는 응답도 31%로 그 뒤를 이었다.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아픔을 줄이고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송상호 웰튼병원 인공관절센터 원장은 “이전엔 대부분 자녀들이 부모님을 설득해 치료를 받게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병원 정보를 환자가 스스로 파악하고 스스로 병원을 찾는 어르신들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절염 방치하면 우울증 원인, 인공관절수술로 ‘인생 2막 열다’= 퇴행성관절염은 대개 초기, 중기, 말기로 나눠 치료법을 달리한다. 관절에 문제가 생기면 생활의 질은 급격히 떨어진다. 그 중에서도 말기 환자들은 통증 때문에 잘 자지 못하고 제대로 걷기, 서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의 간단한 동작도 힘들기 때문에 대부분 집안에서만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다양한 모임에 참석한다거나 가벼운 운동, 귀여운 손자들과 놀아주는 것도 어렵다. 이런 생활은 자연스럽게 ‘우울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이런 말기의 경우 보통 인공관절수술을 통해 새로운 삶을 찾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환자들의 수술 후기를 들어보면 수술 이후 ‘노인대학’을 다니며 학업에 매진하는가 하면 해외여행을 가거나 손자들과 놀아줄 수 있어 기쁘다는 경우도 있다. 이런 생활들은 환자의 ‘자신감 상승’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최소절개를 통한 인공관절수술로 빠른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해졌다. ‘최소절개술’은 기존 15~20㎝ 절개하던 절개 부위를 8~10㎝로 최소화해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인공관절수술로 현재 국내 전문병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최신 수술법이다. 출혈량이 적고, 회복 시간이 짧으며, 합병증이나 부작용도 적다는 장점이 있다.

인공관절수술은 반영구적으로 수명은 보통 15~20년이다. 송 원장은 “인공관절수술이 반영구적이기는 하지만 평균 80세까지 산다고 보면 65세 이상의 환자들은 재수술 없이 사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다만 올바른 운동법과 관리를 병행하지 않으면 인공관절이 빨리 닳아 사용 수명이 짧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송 원장은 “인공관절수술은 O자형 다리를 일자로 교정해주는 미용적 효과도 있어 환자들의 자신감 회복에도 상당히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면서 “관절염은 특히 오래 방치하게 되면 우울증 등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이 있는 경우 내원하며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