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치료에 성공한 부부, 작지만 뜻 깊은 기부 눈길

입력 2011-12-08 10:22
[쿠키 건강] 난임 치료를 통해 출산에 성공해 한 아이의 부모가 된 부부가 난임부부 치료를 위한 연구비를 기부해 잔잔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8일 건양대병원에 따르면 2년전 건양대병원 생식면역클리닉을 방문해 치료를 받고 출산해 성공한 경기도 광명시의 김모씨 부부가 난임치료 연구비에 써달라며 200만원을 전달했다.

건양대병원 측은 김씨가 며칠 전 전화를 걸어 “적은 돈이지만 임신이 안돼 고생하는 난임부부의 치료를 위한 연구비를 기부하고 싶다”며 기부 의사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결혼 후 수 년 동안 반복적으로 유산을 경함한 김씨 부부는 건양대병원 생식면역클리닉을 방문해, 반복유산 원인검사를 통해 혈전성향증(혈액순환이 나빠 혈관내에 혈전이 생기는 질환) 및 면역이상이 원인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후 건양대병원에서 면역글로블린 치료와 헤파린 치료를 받은 결과, 유산의 고비를 넘기고 임신을 잘 유지해 지난해 2월 그토록 염원했던 아기를 출산했다.

김씨 부부는 아기의 돌잔치를 위해 조금씩 돈을 모았으며, 아기의 돌잔치는 가족과 간소하게 치뤘다. 당시 모은 돈 200만원의 사용처를 고민하다가 김씨 부부는 간절히 아이를 원하는 이들에게 자신들이 느꼈던 기쁨과 행복을 나눠주면 좋겠다는 뜻에서, 건양대병원 생식면역클리닉 의료진들의 연구비로 선뜻 내놓게 됐다.

김씨는 “직접 겪어보니 아이를 갖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알게 됐다”며 “난임치료 연구비로 사용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라는 걸 알지만 작은 힘이나마 보탤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의 치료를 담당했던 이성기 건양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유산 원인검사와 치료로 아기를 갖고 건강하게 출산까지 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무척 기뻤는데 뜻 깊은 기부를 받아 의사로서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앞으로 많은 난임부부들에게 좋은 소식 전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씨 부부의 기부금은 불임과 유산환자 치료연구에 사용될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