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잦은 노래방 회식, 성대결절 예방 10계명은?

입력 2011-12-08 09:26
[쿠키 건강] 회사원 L씨(34·남)는 매년 12월이면 각종 연말 모임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느라 항상 피곤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연말, 한숨이 절로 나온다. 지난해 이맘때도 L씨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진 술자리와 노래방 뒷풀이로 병원을 찾은 기억이 있다.

평소 잘 부르지 않던 고음의 노래를 신나게 부르다가 목소리가 쉬더니 목에 통증이 느껴졌다. 며칠 쉬면 괜찮을 거라는 생각에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몇주 뒤에도 상태가 낳아지지 않아 병원을 찾았다. 이비인후과에서의 진단 결과는 ‘성대결절’이었다. 한동안 잘 나오지 않는 목소리로 고생해본 경험이 있는 L씨는 올해 만큼은 건강과 목소리 챙기기에 적극 나서기로 마음먹었다.

◇지나친 과음후 고음으로 소르지르다가 성대결절 발생할 수 있어

이와 관련 지난해 목소리 검진센터인 예송아트세움을 방문했던 목소리 질환 환자 705명을 분석한 결과, 성대결절이 60명(8.5%), 성대폴립 57명(8.1%), 성대낭종 46명(6.5%)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목소리는 폐의 호흡이 목의 양쪽에 있는 손톱 크기의 성대를 진동시키며 만들어진다. 성대는 평소에 150번에서 250번의 고속 진동을 통해 목소리를 만드는데,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거나 고성으로 말할 때는 약 10배 이상인 2000회 이상 진동한다.

성대가 잘 진동하기 위해서는 성대 점막이 항상 촉촉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고, 성대 윤활유도 잘 분비돼야 한다. 하지만 술을 마시게 되면 알코올을 분해하면서 몸 속 수윤활유 분비가 줄어 성대도 건조해진다. 이런 상태에서 무리하게 노래를 부르거나 성대를 혹사시키면 성대에 염증이 생기거나 점막이 굳은살처럼 두꺼워진다. 이를 성대결절이라고 한다.

성대결절과 비슷한 증상으로 성대폴립(Polyp, 인체 내에 생기는 물 혹)이 있다. 성대폴립은 갑작스럽게 고함이나 고성을 질러 성대 점막의 작은 모세 혈관이 터져 물 혹이 생기는 것이다. 성대폴립은 고함을 단 한 번 지르더라도 생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성대결절 치료법은?

김형태 예송이빈후과 원장은 “성대결절 초기에는 음성치료를 통해 잘못된 발성 습관을 교정하고 성대를 부드럽게 해 주는 약물을 통해 충분히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음성 치료가 효과가 없으면 성대에 생긴 굳은살을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김형태 원장은 “후두 현미경을 이용해 성대에 생긴 굳은살을 제거하는 미세후두수술(microlaryngeal surgery)로 성대결절을 치료할 수 있다”며 “다만 수술 후 회복기간이 2~4개월 필요하기 때문에 목소리를 많이 쓰는 사람들은 사전에 성대결절이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세후두수술 후 약 7일간은 말을 해선 안 되며, 노래와 같이 성대를 많이 쓰는 활동은 2~4개월 이후에나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성대결절이 생겼던 모 인기 가수는 수술 후 회복 기간으로 인해, 당시 인기를 끌고 있던 음반활동을 중단한 경우도 있다.

성대 폴립은 자연적으로 치유되지 않아 반드시 수술을 통해 치료해야 한다. 성대폴립을 방치하면 성대에 생긴 물 혹이 점점 커져 쉰 목소리 증상이 심해지는 것은 물론, 호흡곤란을 초래하기도 한다.

김형태 원장은 성대폴립 치료에는 PDL(Pulse Dye Laser, 후두전자내시경 펄스다이레이저)을 이용한 시술이 효과적이라면서, PDL 성대수술은 가늘고 구부러지는 후두전자내시경을 코를 통해 넣은 뒤 전자 내시경 채널에 가느다란 광섬유형 케이블을 넣어 레이저를 쏘면서 수술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PDL성대수술은 부분마취를 이용해 시술이 20분 내외로 간단하고 출혈도 없을 뿐 아니라 회복기간도 빠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성대결절 걸리지 않는 노래방 십계명

1. 노래방 가기 전 근처 편의점에서 물을 한 병 사간다.
2. 가벼운 허밍이나 가성으로 성대 준비 운동을 시킨다.
3. 술을 마신 후라면 무리하게 목을 쓰거나 고성을 지르는 노래는 삼간다.
4. 자신의 차례가 아닐 때에는 큰 소리로 웃고 떠들지 말고 미리 사간 물을 수시로 마시며
성대를 쉬게 한다.
5. 탄산음료나 커피, 녹차 등 카페인 음료는 성대를 마르게 하기 때문에 되도록 피한다.
6. 날계란, 박하사탕 등은 성대 점막의 윤활유 분비를 방해할 수 있어 먹지 않는 게 좋다.
7. 기름진 음식은 위산을 역류시켜 후두와 성대를 붓게 만들기 때문에 과일이나 신선한 채소를 먹는 게 요령이다.
8. 노래를 부른 후에는 목 주변을 마사지해준다.
9. 노래방을 나와서는 대추차나 생강차를 마시고, 목을 무리하게 사용한 경우 배즙을 마시는 게 도움이 된다.
10. 조심을 했는데도 쉰 목소리와 목 주변 통증이 2~3주 이상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가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다.

※도움말=김형태 원장(예송이비인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