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 칼럼: 변 잘 못 보는 아이 어떻게 ③]
글·이진혁 울산 성남 함소아한의원 대표원장
[쿠키 건강칼럼] 아이에게 변비가 생기면 어른들의 고민은 커집니다. 특히 잘 안 먹는 아이에게 생기는 변비를, 어른들의 시각으로 보면 진료실로 찾아오신 한 어머니의 말씀처럼 ‘감기보다 어려운 게 변비’가 될 수도 있습니다. 잘 안 먹는 아이의 변비를 개선시킨다고 여러 방법을 함부로 쓰시다가 아이가 더 힘들어 질 수도 있다는 뜻입니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보시면서 변비를 고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잘 안 먹어서 변비가 생기는 아이= 변이 배출되는 것은 일정량의 음식이 몸 속에 들어와 변이 뭉쳐서 장운동을 통해 밖으로 나가게 되는 것이라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아이가 음식을 잘 안 먹게 되면 변 자체가 안 만들어지게 되고 그에 따라 변비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얼마 전에 진료실로 찾아왔던 한 아이는 염소똥처럼 단단한 변을 보고 힘들어한다며 부모님께서 민간에서 좋다는 삼백초물도 먹이고 섬유질 많이 들어간 음식도 먹여보고 하셨다는 데요. 하지만 결국 변비가 잘 낫지 않아 관장까지 했었다고 합니다. 또 어떤 아이는 밥을 잘 먹지 않아서 변비에 걸리자 우유가 좋다는 주변 어른들의 말에 우유를 줄기차게 먹였지만 변비가 더 심해졌던 경우도 있었죠.
◇비위 약하면 잘 안 먹고 변비 생겨= 두 아이 모두 비위가 약해져 밥을 잘 안 먹게 되면서 변비를 앓는 경우였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장에 가스도 잘 차기 때문에 입 냄새나 방귀 냄새, 변 냄새도 독한 경우가 많은 데요. 장이 약하기 때문에 삼백초물이나 우유같이 찬 음식이 들어가면 더 악화되기도 하고 마시는 물의 양이 많아지면 상대적으로 씹어 먹는 음식이 적어져 변이 덩어리 질 것이 더 없어 변비가 더 악화되기도 합니다. 그래서 두 아이 모두 일단 장을 튼튼하게 하는 탕약을 먹이면서 침치료와 뜸치료를 병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랬더니 아이는 어느새 먹는 음식량도 늘고 가스도 덜 차게 돼 입 냄새나 방귀 냄새도 좋아지면서 변비가 개선이 됐습니다.
◇약한 비위 기능 보해주는 한방 치료 좋아= 한방에서는 비위가 약한 아이들의 변비를 비위에서 영양물이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는 경우, 비위에 열이 많은 경우, 변을 내보낼 힘이 약한 경우 변비가 생긴다고 봅니다. 이런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시각으로 흔히 얘기하는 찬 우유나 요구르트를 많이 먹인다거나 씹고 삼키는 것도 힘든 아이에게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무조건 많이 먹이시려고 하면 변비가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기와 진액을 보충해주는 치료를 통해 아이의 비위 기능을 높이면서 식생활을 꾸준히 살펴봐 주시는 것이 변비 해결의 포인트입니다. 어른들의 시각으로 보면 감기보다 어려운 게 변비가 된다는 점 명심하시고 변비만은 아이들의 시선으로 봐주시면 어떨까요?
◇변비 해결에 도움이 되는 방법들= 변비에 가장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 섬유질인데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를 자주 먹이면서 영양이 고른 식단을 짜주시는 것이 기본입니다. 단 찬 성질의 유제품을 오래 먹이다보면 경우에 따라 비위가 약해져 더 음식물을 안 먹으면서 변비가 심해지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무조건 먹기 싫어하는 아이들에게 스트레스가 쌓일 만큼 권하시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섬유질과 함께 장에 좋은 균주를 사용하는 유산균제를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유산균제를 섭취하면 장내 환경이 개선되고 장 운동이 활발해져 변비증상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유산균이 염증성 질환이나 아토피와 같은 알레르기성 질환과 같은 면역성 질환에도 도움을 줍니다.
잘 안 먹는 아이, 변비도 심해요
입력 2011-12-08 07: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