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술자리 과음, 목소리·치아 망가져요”

입력 2011-12-07 08:14
술·기름진 안주는 성대 건강의 적(敵)… 알코올은 잇몸병과 구취 주범

[쿠키 건강] 연말 송년회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송년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술자리 과음은 성대를 건조하게 만들어 목소리를 쉬게 하고 잇몸병이나 충치의 위험도 높인다. 술을 마시면 알코올 대사 작용으로 몸 안의 수분이 적어져 구강과 성대 점막이 건조해진다. 음주 후 갈증이 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주형로 하나이비인후과병원 박사는 “항상 촉촉하게 유지돼야 할 성대 점막이 음주로 인해 건조해지면 조금만 마찰이 가해져도 성대에 무리가 갈 수 있다”며 “음주 후 무리하게 노래를 부르거나 고함을 치면 성대결절이나 성대폴립이 발생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음주·흡연·기름진음식, 위산 역류시켜 인후두 자극= 술 마신 다음 날 속이 쓰린 이유는 위산이 역류하기 때문이다. 위산이나 음식물이 거꾸로 올라오면 인후두를 자극해 염증을 일으킨다. 이를 인후두역류증이라고 한다. 술자리 음주와 흡연, 기름진 음식은 위산을 역류시켜 후두와 성대를 붓게 만든다. 또 과음으로 인해 구토를 하면 위산이 후두까지 역류하면서 후두 점막을 자극해 염증이 생기기 쉬운 상태가 된다. 이럴 경우 목이 쉬고 기침을 많이 하는 등 성대에 악영향을 준다.

송년회 때 몇 가지 수칙만 지켜도 목소리 건강을 지킬 수 있다. 심한 음주는 삼가고 음주 후 무리하게 고음을 지르는 것도 피해야 한다. 성대 근육에 힘을 주거나 긴장을 하면 성대가 자유롭게 소리를 낼 수 없다. 이미 목이 쉰 상태라면 노래 부르는 것을 중단해야 성대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알코올이 구강 소독? 충치·잇몸병·구취 주범= 치아는 음주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일부에서는 술의 알코올 성분이 구강을 소독해 주기 때문에 치과치료 후 술을 마셔도 된다고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알코올은 잇몸병을 잘 생기게 하고 충치의 원인이 되며 입냄새를 유발한다. 변욱 목동중앙치과병원 원장은 “과음한 다음날 잇몸이 퉁퉁 붓거나 피가 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음주로 인해 염증이 유발된 것”이라며 “알코올은 혈압을 올려 잇몸 출혈을 부추기고 염증을 잘 생기게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술과 함께 먹는 안주는 충치의 주범이다. 안주로 즐겨 먹는 육류나 건어물은 치아 사이에 잘 끼고 양치질을 해도 잘 빠지지 않는다. 음식물이 입 안에 남아있으면 충치균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충치를 만든다.

알코올은 입 안을 바짝 마르게 해 입냄새도 유발한다. 침이 마르면 유해물질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설태가 많아져 입냄새가 심해진다. 안주로 채소류보다 육류를 먹었을 때 입냄새가 더 난다.

송년회 때 구강건강을 해치지 않으려면 몇 가지 주의사항이 필요하다. 첫째, 과음은 절대 피한다. 둘째, 술자리 직후에는 물로 입안을 헹구고 귀가 후에는 반드시 양치질을 하고 잠자리에 든다. 셋째, 안주는 동물성이나 딱딱한 음식보다 오이나 당근 등 섬유질이 많은 채소를 먹는다. 넷째, 술자리에서 대화를 많이 하면 침의 분비가 활발해져 입냄새가 덜나고 술도 빨리 깬다. 다섯째, 물을 자주 마셔주면 입 안이 촉촉해지고 충치균의 활동이 억제된다. 여섯째, 금연한다. 음주 중 흡연은 구강 건강을 해치는 최악의 행동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성지 기자 ohappy@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