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조기위암·진행성위암 성격 달라, 악화요인 다를 가능성 있다
[쿠키 건강] 같은 초기 또는 중기, 말기의 위암이라도 성격에 따라 악화요인이 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 의료진에 의해 규명됐다. 이는 조기위암과 진행성위암의 성격이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간소화기센터 이봉화 교수는 6일 ‘조기위암과 진행성위암에서 장기생존 가능성 예측인자의 차이(Different Prognostic Factors in Gatric Cancer)’ 제목의 논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논문은 SCI 저널인 ‘간소화기학(Hepato-Gastroenterology)’ 2011년 58호에 게재됐다.
특히 이봉화 교수에 따르면 조기위암의 경우 나이가, 진행성위암은 암의 침범 깊이가 악화요인으로 분석돼 두 암의 성격이 서로 다른 것으로 평가됐다.
위암은 조기에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0% 이상으로 완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착한 암으로 불린다. 하지만 아무리 착한 암이라고 해도 치료시기를 놓치면 진행성위암으로 변해 5년 생존율이 70% 이하로 낮아진다. 일반적으로 암의 생존율을 결정짓는 것이 ‘병기’라고 생각해 위암의 경우 1기면 안심하고 3기면 무조건 긴장하기 마련이다.
이봉화 한림대성심병원 간소화기센터 교수(외과)는 “일반적으로 암 병기에 따라 장기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지만 암에 따라서는 병기 외에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을 갖고 있다”며 “조기위암이라고 해도 경우에 따라 장기생존율이 80% 미만으로 떨어지기도 하고, 재발 및 전이 가능성이 생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논문에 따르면 이봉화 교수는 1999년부터 2005년까지 한림대성심병원에서 위암 수술을 받은 환자 576명의 조직검사 결과 및 환자특성, 사망여부, 사망원인을 조사했다. 이 중 점막하까지만 암이 침범한 조기위암 환자가 260명, 그 이상으로 침범된 진행성위암 환자가 318명이었다.
조사 결과 조기위암에서는 ‘연령’과 ‘림프절전이’가 5년 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는 인자로 확인됐다. 조기위암의 경우 60세 이상 5년 생존율은 79.4%로 60세 미만의 5년 생존율인 91.8%에 비해 낮아, 60세가 넘으면 5년 생존율이 12.4%포인트나 떨어졌다.
또 림프절전이(1~6개)가 있는 경우 생존율은 75.9%로 림프절전이가 없는 경우인 86.9%에 비해 생존율이 낮았고, 림프절전이가 7~14개인 경우의 5년 생존율은 33.3%로 크게 떨어져 림프절전이가 많을수록 생존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이봉화 교수는 “조기암은 불량 예후만 없으면 양호한 예후를 보이지만 조기암이라 하더라도 60세 이상의 고연령이거나 림프절전이가 있는 경우에는 재발이나 전이 가능성을 염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행성위암 생존율은 나이와 무관, 암의 침범 깊이와 관련
반면, 이미 점막하 이상 암이 침범된 진행성위암의 경우에는 장기생존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는 인자들이 조기위암과는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조기위암과 달리 진행성위암의 5년 생존율이 60세 이상은 52.6%, 60세 미만은 59.1%로, 연령은 예후를 예측하는데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진행성위암에서는 ‘암의 침범 깊이’에 따라 예후가 달라졌다. 근육층까지 침범한 경우의 5년 생존률이 87.3%로 장막층까지만 침범한 경우 43.7% 보다 높았다. 림프절전이가 있는 경우는 조기위암과 마찬가지로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5년 생존율이 낮았다.
이봉화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조기위암과 진행성위암에서 장기생존율을 예측할 수 있는 요소가 다르다는 것을 규명한 것으로, 두 암의 성격이 다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면서 “위암을 조기에 발견해 수술한 경우와 진행된 상태에서 수술한 경우 예후에 관련된 인자를 다르게 고려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
위암 조기 발견했다고 안심 못한다
입력 2011-12-06 1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