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매년 찬바람만 불면 두 아이를 둔 주부 강예슬(33․가명)씨는 손목과 무릎이 시큰거리고 저려 가벼운 물건을 드는 것조차 어려운 겨울이 두렵기만 하다. 강씨는 처음 몇 년은 꾹 참고 견뎠지만 해가 갈수록 증상이 심해져 남편과 함께 산후풍 전문한의원을 찾아 치료를 받게 됐다.
강씨처럼 아이를 낳은 후 손발이 저리고 시큰거리면 몸조리를 충분히 하지 않아 생긴 산후풍(産後風)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산후풍은 출산 후 기혈(氣血)이 약해진 상태에서 외부의 찬기운, 기타 나쁜 기운이 산모의 몸 안으로 침입해 발생한다. 이에 출산 후, 몸에 나쁜 바람이 깃들었다는 뜻에서 산후풍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산후풍은 보통 ▲비 생리적인 혈액이나 출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노폐물인 ‘어혈(瘀血)’ ▲찬 기운, 냉기 침입에 의한 ‘풍(風)’ ▲출산 시 출혈과다나 혈액이 부족한 ‘혈허(血虛)’ ▲어혈로 인한 혈액순환장애인 ‘혈체(血滯)’ ▲혈허에 외부에서 찬 바람(風)이 침입한 ‘혈풍(血風)’ 등 다양한 원인 때문에 발생한다.
산후풍에 걸리면 전신 관절이 쑤시고, 잠이 많아지며 허리 골판이 아프거나 머리카락이 빠지기도 한다. 손발이 저리고 찬 바람이 나며 땀이 멈추질 않는 경우도 많다.
출산 후 부기가 잘 안빠지고 가슴이 아프며 아랫배가 불편하고 오줌소태가 생기거나 불순물이 끊이질 않고 변비가 심해지며 전신 근육이 무력하고 두근거리고 쉽게 피로하고 무기력해 지고 숨이 차며, 기억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산후조리를 망친 산모를 보면 여름철에 아이를 낳은 여성이 많다. 한창 더운 날씨에 출산을 하다 보니 에어컨을 종종 켜고 지내서 나중에 산후풍을 얻게 된 것이다. 임산부는 몸을 따뜻이 해야 된다는 걸 모르진 않지만 워낙 더운 날씨다 보니 찬물 샤워나 에어컨 바람을 쐬어 고생을 하게 되는 것.
요즘처럼 날씨가 쌀쌀해지면 근육통처럼 온 몸이 쑤시며 관절에 유난히 통증이 느껴져서 내원하는 산후통 환자가 많다. 일반적으로 산후풍은 출산 후 찬바람을 자주 쐬거나 찬 음식을 먹는 등 찬 기운으로 인한 것으로만 생각하기 쉬운데 산후풍의 가장 큰 원인은 출산으로 인해 몸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체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아이만 신경 쓰느라 정작 본인의 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 손목이나 무릎이 시큰거리고 추우면서 온몸이 시리거나 저리는 등 산후풍 증상이 나타날 수 있는데, 여기에 찬바람이라도 쐬게 되면 산후풍이 더욱 악화되는 것이다.
산후풍은 주로 출산 후 8주 이내에 나타나는데 처음에는 증상이 가볍게 느껴지더라도 바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오랫동안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아이를 돌보느라 푹 쉴 수도 없기 때문에 기혈 부족이 심해지고 스스로 몸을 회복하는 것이 어려워져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데 이러한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 한의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평생 산후풍에 시달리지 않는다.
한방에서는 산후풍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삼일한의원은 환자 상태에 맞춘 탕약으로 어혈을 없애고 독소를 제거하고 기혈을 바로잡아준다는 솔잎땀 요법을 추천했다.
솔잎땀 요법이란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솔잎치료방법을 현대적으로 발전시킨 것으로 지리산 700미터 고지대에 자생하는 청정솔잎을 깔고 9번 구운 죽염과 약효가 뛰어난 강화도 해풍인진쑥을 그 위에 뿌린 후 자체 개발한 솔잎땀훈증가마를 이용해 훈증치료를 실시하는 것.
보통 한 시간 동안 치료를 하게 되는데 환자의 상태와 체질에 따라 몸의 순환을 좋게 해주고 동시에 체내의 독소를 배출하는 해독탕을 마시거나 몸에 배독 약초액을 바른 후 훈증치료를 받게 된다.
동의보감에도 “솔잎이 머리를 나게 하고 오장을 안정시키며 허기가 지지 않게 하여 수명을 연장시킨다. 몸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지혈작용, 저린 증상, 신경쇠약, 탈모에도 좋다”고 솔잎의 효능에 대해 인정하고 있다.
한편 류상욱 삼일한의원 원장은 “산후풍에 걸린 산모는 어혈을 풀어주는 영지버섯, 해조류, 김치, 메밀, 현미, 생선회 등을 섭취하면 좋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겨울철 손발 관절 저리는 산후풍 치료법은?
입력 2011-12-06 0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