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관절·성형수술등 자녀들 문의 증가 추세… “부모님께 ‘인생 2막’ 선물하고 싶어요”
[쿠키 건강] #주부 유모씨는 최근 인공관절 전문병원을 찾아 시아버지 무릎관절 수술 상담을 받았다. 젊은 시절 농사일로 자식들 뒷바라지만 하시느라 무릎이 많이 상했지만 참기만 하시는 시아버지.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 정도로 아픈 뒷모습을 보면서 수술을 해드리는 것이 ‘최고의 효도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발표한 ‘2011년 세계보건통계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출생아를 기준으로 한국인의 평균 기대 수명은 평균 80세로 조사 대상 193개국 중 영국, 독일, 핀란드 등과 함께 20위를 차지했다. 또한 지난달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170만 가구) 집계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는 542만5000명으로 2005년보다 105만9000명 증가했다.
이렇듯 70대도 새로운 10년을 준비해야 하는 시대가 됐다. 이전에는 70대의 수술에 대한 요구가 높지 않았지만 평균 수명 연장에 따라 70대에도 건강한 노년을 위해 수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이런 부모님을 위한 효도 선물 트렌드도 바뀌고 있다. 삶을 조금 더 편하고 만족하며 살 수 있게 해드리는 게 가장 큰 효도 선물이 되고 있다. ‘수술’은 직접적인 생활의 변화를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인기 있는 효도 선물로 각광받고 있다.
◇건강한 야외활동의 기쁨, 효도선물 새 트렌드 ‘관절수술’= 최근 효도선물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분야 중 하나는 ‘인공관절’ 부분이다. 무릎 등의 관절이 좋지 않으면 거동이 불편하기 때문에 운동이나 친목모임 등의 외부활동을 제대로 즐길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송상호 웰튼병원 원장은 “상담을 해보면 부모님의 건강한 노년을 위해 자녀들이 상담을 신청하는 경우가 많은데 질환이 발견된 이후에도 수술을 꺼리던 이전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며 “특히 대부분 농사일이 바쁘지 않은 겨울철에 부모님께 수술을 해 드리려는 자녀들의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웰튼병원에 따르면 다른 달에 비해 10월 상담건수가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평년 다른 달에 비해 12월 수술건수도 15% 정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아들의 권유로 인공관절 수술을 받은 민모(74·여·충남 당진) 할머니는 “김장하고, 메주 쑤고, 고추장 담그고 농촌에서 바쁜 철을 피하다 보니 지난해 겨울에서야 수술을 받게 됐다”며 “다시 찾은 건강으로 남편과 고향에서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보내는 것이 가장 큰 소원”이라고 말했다. 또 “무릎이 아플 때는 갈 생각도 못했는데 열심히 재활치료를 받아서 나아지면 시내에 있는 행복대학교에 다니면서 또래들과 얘기하고 즐겁게 인생을 보내고 싶다”고 전했다.
◇젊어 보이는 것이 경쟁력, 성형수술로 젊음과 삶의 활력까지= 더 이상 성형은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 딸의 손을 이끌려 성형외과를 찾는 50~60대 여성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다고 한다.
주름이나 처진 살을 펴주거나 얼굴의 검버섯을 제거하는 수술 등은 일명 ‘효도성형’이라고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실제 요즘 피부과에서는 동안 열풍을 타고 검버섯 제거 수술이 효도 선물로 각광을 받고 있다. 비교적 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성들이 연세 지긋한 부모님을 모시고 병원을 찾아 저승꽃이라 불리는 검버섯 제거 수술을 해드리는 것이다. 검버섯이란 노인성 사마귀를 말하는데 의학적인 용어로는 ‘지루성 각화증(노인성 우췌)’이라고 한다. 피부 표피층에 각질세포의 증식과 동시에 멜라닌 색소가 증가돼 흑갈색에서 흑색으로 보이는 피부 양성종양이다. 치료 결과에 대한 만족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얼굴주름을 펴주는 시술인 안면거상술이나 페이스리프팅도 인기다. 안면거상술은 특수한 실을 이용해 피부 깊숙한 층에 넣고 피부를 당겨주는 원리로 주름을 제거한다. 30대부터 70대까지도 받을 수 있는 수술로 그 효과와 지속기간이 길어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수술이다. 페이스리프팅은 얼굴에 늘어난 피부를 제거하고 다시 봉합해 주름을 개선하는 방법이다. 입가주름, 팔자주름, 목주름, 심술보, 턱 처짐, 볼 처짐 등을 개선할 수 있다
◇모발이식, 되찾은 당당함과 자신감= 최근에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형 탈모도 늘어나면서 ‘모발이식’도 최고의 젊음을 위한 선물로 거듭나고 있다. 탈모로 인한 자신감의 상실은 사회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탈모는 유전적인 요인과 비유전적인 환경요인으로 생기는 질환으로 인식되면서 적극적으로 치료, 관리해주는 환자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의 ‘탈모질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진료환자는 2005년 약 14만5000명에서 2009년 약 18만1000명으로 최근 5년 동안 24.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50~70대에도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기 때문에 머리숱이 적어 실제 나이보다 나이가 들어 보이는 부모님의 경우 최근 자녀들이 효도선물로 모발이식 수술을 권하는 경우도 많아지는 추세다. 모발이식수술을 받으면 보통 10년 정도가 젊어 보이기도 하지만 수술을 통해 젊었던 시절의 자신감과 활동성이 다시 살아나는 느낌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임플란트, 씹는 즐거움에 일상이 행복해진다= 노년기에 접어들면 노화로 인한 구강 안면근육에 위축이 오고 씹는 힘이 떨어지는 등의 변화가 진행이 된다. 이때 잇몸의 상태가 나빠지게 되면 영양섭취 부족으로 이어져 전신질환으로 연결될 수 있고 충치나 잇몸질환이 급격하게 악화돼 자연치아의 결손이 생기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에 부모님들의 상실된 치아를 대신해 임플란트로 치아를 회복하는 방법이 각광받고 있다.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국내 임플란트 시장은 연평균 15% 이상 증가하며 2015년도에는 3000억원의 시장 규모가 예상되고 있다.
이전에 많이 시술되던 틀니는 씹는 힘이 잇몸에 전달돼 통증을 유발하거나 움직임에 따라 잇몸이 쉽게 상하고, 씹는 힘이 약하다는 불편함을 호소하는 단점이 있다. 또한 잇몸 상태가 좋지 못한 부모님의 경우 다수의 치아가 없는 환자가 많기 때문에 브릿지도 부적합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씹는 즐거움과 맛을 느끼는 부분에서 자연치아와 90% 이상 비슷한 임플란트 시술을 선호하게 된다.
임플란트는 잇몸 뼈에 티타늄으로 된 인공뿌리를 심고 그 위에 크라운이라는 인공치아를 얹는 수술방법으로 자연치아와 거의 비슷한 씹는 힘을 낼 수 있고, 틀니처럼 이물감이 없고 시술 시 옆의 치아를 전혀 손상시키지 않는 장점이 있다. 치료기간은 티타늄이 잇몸 뼈에 유착되고 크라운을 씌우는 데까지 짧으면 3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비용적인 측면에서 부담이 된다면 임플란트와 틀니를 병행해 시술할 수 있는 임플란트 틀니도 고려해 볼만하다. 씹는 기능은 틀니에 비해 탁월하고 잇몸 손상 염려를 줄일 수 있으며 비용을 조절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박주호 기자 epi0212@kmib.co.kr
효도선물 트렌트 변화… 건강선물 ‘수술’ 1순위
입력 2011-12-05 16:32